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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이제 K방역은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일상회복의 시기가 도래해 더 이상 방역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정부의 방역정책이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자는 최근 방역정책 바탕에 깔린 뉘앙스이기도 하다. 전부터 정부는 이달 코로나가 정점에 이를 것을 언급해왔다. 그 이후엔 확진자 수를 비롯한 전반적인 코로나 상황이 안정될 거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정부의 입장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가 60만 이상 나오며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것도 '어차피 겪어야 할 과정'과 '곧
2022.03.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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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과 평민들은 자식을 잘 교육시키려고 한다. 훈장의 감독 아래 글 읽기와 글쓰기를 배운다. 그들은 밤낮없이 앉아서 글을 읽는다. 그렇게 어린 소년들이 현인들의 저서를 읽고 깨닫고 이해한다는 것은 아주 놀라운 일이다."1653년 태풍에 떠밀려 제주도 해안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이 13년간의 조선 생활 후 펴낸 '하멜 표류기'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17세기 조선시대의 교육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문장은 21세기가 된 현재에 기록됐다고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다.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2022.03.1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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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밑그림을 그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인선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인사는 윤 당선인의 단일화 파트너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예상대로 인수위원장을 거머쥔 안 대표가 후보 시절 내놓았던 공약이 어디까지 반영될 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그 누구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과학기술로 제2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며 1호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런 그가 강조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우주청(가칭) 대전 설립'이다. 안 대표는 후보 시절
2022.03.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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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개인정보를 은폐한 SNS 가계정으로 사생활을 매일 염탐당하는 피해를 겪는 사례를 자주 목격한다. 피해자들 얘기를 듣다보면 불쾌감을 표현했음에도 불편한 시선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하루하루 공포감을 느끼며 정신은 피폐해졌고, 그의 안온했던 일상도 산산조각났다. 우여곡절 끝에 범인을 찾아냈지만 법의 힘을 빌릴 수 없었다. 게시물 관음 행위는 현행법상 스토킹 피해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1999년 첫 발의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 처벌법)이 22년 만인 지난해 10월 도입·시
2022.03.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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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성공한 이들을 볼 때, 근로소득이 내 이상과 다소 다를 때 등등 많은 이들이 내뱉는 말이 있다. "로또나 사야겠다." 불로소득의 대표주자격인 로또는 당첨 확률이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소액을 들여 한 주 동안의 행복을 산다는 점을 높이 산다. 현실을 떠나 당첨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일주일 동안 기대감을 품고 살아간다는 면에서 로또는 부정보다 긍정의 의미로 다가오곤 한다.다만 이러한 로또도 경제·사회적인 맥락에서 만났을 땐 그 의미가 심히 달라진다. 로또 청약, 로또 선거 등
2022.03.1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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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드디어 끝이 났다. 자신이 원했던 후보가 당선된 분들에게는 축하를, 원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된 분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사실 그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지쳤던 것 같다. 정치는 쓸데없이 대립을 촉발하는 일에 앞장서고, 국민들을 서로 미워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정치권에서 자주 쓰이는 '갈라치기'라는 용어가 없어져야 한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 미워하고 불신하는 것은 일반 국민에게 큰 의미가 없다. 특히 대선 막바지에는 국민의 대립을 격화시키는 각 후보의 선거운동이 극에 달
2022.03.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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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느긋함과 여유로움이다. 대표적인 방언이 '돌 굴러가유'인 것만 봐도 그렇다. 이러한 충청도식 정서는 답답함과 우유부단함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대전시 행정에서 이 같은 단점이 드러났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트램'이 아닐까 싶다.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가장 중점적인 의문은 트램방식의 적합성이나 필요성 등 원론적인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진행 과정이 너무 느리다는 데 있다. 최근에는 급전 방식에 대한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혼란을
2022.03.0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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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에 소주 한 잔도 부담을 짓누르고 있다. 가파르게 오르는 외식물가와 함께 서민 술로 불리는 소주 가격까지 인상됐기 때문이다. 주류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계속되며 소맥 1만 원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대전 시내를 다니다보면 식당에서는 소주 한병 가격이 5000원대를 넘나들고, 대형마트에서도 한 병당 1200-1800원선에서 100원 인상됐다.최근 치솟는 물가로 서민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식만 안 오를 뿐, 기름값·외식비·농축수산물·공공요금 등 오르지 않은 게 없다고 토로한다. 앞으로 모든 영역에 인플레이션 압박이
2022.03.0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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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중단으로 전국이 시끄럽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이후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방역패스는 퇴장하는 순간에도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식당,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11종과 감염취약시설, 50인 이상의 모임·집회·행사에 적용 중이던 방역패스를 중단했다. '고위험군·자율방역' 위주의 방역정책과 잇따른 방역패스 효력중지 소송 등으로 발생한 정책 혼선이 주된 이유다. 급작스럽지만, 방역패스 중단은 시민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일으켰다. 일일이 QR코드를 찍어달라 부탁했던 업주들도, 백신을 기피했던 미접종자들
2022.03.0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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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태풍이 국내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개학을 맞은 대전 지역 학교의 교문이 활짝 열린다. 벌써 코로나19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이번 새학기의 혼란은 이전 학기보다도 더욱더 거세 보인다. 교육 당국이 각 지역과 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당초 새학기 정상 등교 원칙을 내세운 교육부는 갑자기 큰 틀의 정상 등교 방침만을 유지하고 학사 운영 방식과 방역 책임을 학교 재량에 맡겼다. 개학 직후인 오는 11일까지는 '새학기 적응 주간'이 운영되고 이 기간 학교가 단축 수업이나 전면 원격수업 전환
2022.03.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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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공연장의 겨울잠이 3년째로 접어들었다. 유례 없는 감염병 확산으로 공연장이 굳게 잠긴 이후 좀처럼 열리지 않는 탓이다. 지난해 서대전야외음악당에서 열린 공연은 단 1건에 불과했으며, 다른 곳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연장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을 소음으로 여겨 민원을 넣던 것도 어느덧 옛 풍경이 됐다.무대가 닫히며 자취를 감춘 지역 축제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봄철 축제는 올해도 정부로부터 '개최 자제' 권고를 받으며 조용히 지나가게 생겼고, 유성온천축제와 대전칼국수축제, 우암문화제 등 굵직한 축제들도 규모를 축소하거나 하
2022.02.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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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는 어느 기업·기관에서나 예민한 문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일이 잘 풀리려면 인사부터 순통해야 한다. 최상급자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 곳이든 가장 위에 있는 '수장' 인사가 날 때면 내외부에서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감지되곤 한다. 이는 임기만료를 앞둔 '레임덕' 시기나, 임기 연장을 앞둔 시기에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시점에는 단순히 '불씨'에 불과했던 갈등이 산불처럼 번지기도 한다. 말 그대로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원장 연임을 두고 내부 갈등이 격
2022.02.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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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게 변한 3년이었다. 오직 면대 면으로만 가능할 것 같았던 일들은 어느덧 자연스럽게 비대면 시대로 녹아들었고 오래 몸 담을 줄만 알았던 일터는 빠르게 퇴사 또는 이직 준비를 해야 하는 곳으로 변했다. 거리두기는 3년여를 이어오며 익숙해졌음에도 일터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환경은 도저히 익숙해지기 힘들다. 코로나19 3년차 얘기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막연히 어느 미래쯤 오겠거니 지레짐작했던 시대는 코로나19가 서너 배는 더 빠르게 앞당겼다고들 말한다.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계의 토
2022.02.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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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와 전북도간 불합리한 해상경계에 따른 갈등이 4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두 지자체간 행정력 소모가 상당하다. 충남도는 서천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군산 어민과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공동조업수역 지정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전북도와 군산시는 1998년 대법원 해상경계 인정 판결 등을 내세워 해상도계 조정은 물론, 공동조업수역 논의조차 피하고 있다. 당시 충남 어민들은 도계위반으로 불법어업 검거 기소된 뒤 이에 불복했지만 결국 법원에선 상고를 기각했다. 특히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도계위반으로 단속에 걸린 건수는 150건에
2022.02.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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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던 대전교도소 이전사업이 드디어 물꼬를 텄다. 평행선을 달리던 관계기관이 수차례 협의 끝에 합의점을 마련하면서 이달 중으로 사업시행을 위한 절차도 본격화될 전망이다.대전교도소 이전사업은 오는 2027년까지 기존 유성구 대정동에서 유성구 방동 일원으로 이전하는 것이 골자다. 시설 노후화 등에 대한 지속적인 민원과 함께 재소자 과밀수용 등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중 지역공약사업으로 반영됐다. 사업비는 법무부가 요구한 구치소 신축 비용이 추가돼 당초 4500
2022.02.1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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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들어가기 어려운 직장이 있다. 한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던 공기업은 최근 일자리가 줄며 신도 들어가기 어려운 직장이 됐다. 고용한파 속 취업준비생의 심정이 담겨있는데, 따져 보면 신은 직장을 다니지 않지만 일을 하고 싶지만 다니고 싶은 직장이 없다고 호소하는 청년층을 생각하니 씁쓸해 진다.지난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인원은 약 2만 7000명. 2018년 3만 3900명, 2019년 4만 1300명과 견줘 각각 20.4%, 34.6% 줄었다. 2020년 3만 700명에 비해선 12.1% 감소했다.특히 지난해 공기업
2022.02.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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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완화 체제에 돌입했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지난 2년여 간 펼쳐온 방역정책에 비하면 코로나 환자 분류, 동네 병·의원 코로나 진료, 자가검사키트 도입 등 매우 느슨해졌기 때문이다.더 나아가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패스 또한 조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최근 "위중증과 사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방역상황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언제라도 (거리두기 관련) 용기있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체계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할 수 있다
2022.02.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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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교육계의 성비위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2018년 S여중·고 스쿨미투 과정에서 한 미술부장이 상습적으로 학생들의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를 했고, 학교는 이를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여론이 들끓자 대전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시작했다. 학교법인은 스쿨미투 관련 교직원 18명 중 9명에 징계, 9명에 주의·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수사기관에서 고발된 교사 중 상당수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고, 직위 해제됐던 교사 상당수가 복직하게 된 사례가 나왔다.최근에도 대전
2022.02.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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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창시자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창설한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올림픽 개최 목적을 '훌륭한 신체적·정신적 자질의 발달을 도모하고, 4년마다 스포츠 잔치에 선수가 한 자리에 모여 국제적으로 상호존중과 친선을 다짐으로써 보다 평화로운 세상을 구현한다'라고 정의했다. 이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함축하며, 범지구적 화합을 이끌어내는 덴 공정(公正)이 뒷받침된다. 그 가치가 훼손된다면 분열과 갈등에 의해 평화를 깰 수 있다는 점에서다.하지만, 22번째를 맞이한 겨울 올림픽 무대에서 공정은 갈 곳을 잃은 채
2022.02.11 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