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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3kg만 뺐으면 좋겠다.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식단, 디톡스도 몇 번 시도해봤고 종종 홈트 영상을 검색해 따라 해보기도 한다. 단연 관심있는 대화 소재는 다이어트다. 사실 과체중도 아니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조금 더 날씬해지고 싶다. 나만의 미적기준에 부합하는 몸매를 갖고 싶다고나 할까. 이런 나에게 다이어트 동지도 있고, 적도 있다. 목표체중 도달을 위해 함께 식단관리나 정보공유를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대체 살을 왜 빼려고 하냐며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하는 사람도 있다. 콜롬비아의 화가이자 조각가 페
2021.01.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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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국영방송인 BBC TWO에서 우리말 꼰대(kkondae)를 '자기만 옳다고 믿는 나이 먹은 이들'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꼰대를 우리 사회의 흥미로운 키워드라고 본 모양이다. 전통 사회에서 노인의 지혜나 조언은 어둠을 밝히는 등대나 인생의 내비게이션과 같았다. 요즘 사람들은 핸드폰에 많이 의존한다. 무엇이든 빠른 속도로 찾을 수 있고 스마트하게 적용할 수 있어서다.시대가 달라졌다. 삶의 배경이나 환경에 따라 인식이 다르고, 한 집안에 살아도 세대에 따라 생각이 다르다. 그 시대만의 주류 정서가 있는데 별 뜻 없이 '나 때는
2021.01.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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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기심이 많고 낯가림이 없으며 순발력이 좋은 전형적인 'O형 성격'이다. 혈액형별로 성격유형을 분류하는 '혈액형 성격설'은 20세기 초 생물학자 마그누스 히르슈페트(Magnus Hirschfeld)와 내과의사 에밀 폰 둥게른(Emile von Dungern)의 피의 형질에 따라 인간의 기질이 결정된다는 주장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백인이 많은 A형이 우수성을 띤다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이는 후에 서구사회의 인종차별주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Bias, 편견. 인류 역사에 있어서 편견이 없는 시간이 있었을까. 인간의 편견이라는
2021.01.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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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우리는 습관적으로 무엇인가를 '시작'하려 한다. 이 '시작'은 바람, 희망과 같은 소극적 의미와 의지, 결심, 목표라는 적극적 의미를 함축한다. '올해는 반드시 금연을 할 거야',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한 해를 만들 거야', '꼭 여행을 갈 거야'와 같은 것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새해 결심이다. 동료나 지인들로부터 위와 같은 연초 결심을 들으면 누구나 으레 '시작이 반이야, 잘 될 거야'라고 덕담을 한다. 빈말이든 진심이 담긴 말아 든 모두 '시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다.'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은 참 재미있는 속담
2021.01.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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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무엇에 근거할까? 인간은 경험을 감각적 또는 지각적 형태로 기억한다. 그리고 기억은 끊임없이 쌓여 그 대상을 특별하게도 만든다.어릴 때 대전엑스포로 소풍을 왔었다. 기념품점에서 꿈돌이 저금통과 한빛탑 목걸이 중 고민하다 목걸이를 사서 집에 왔고, 그 후 TV에서 꿈돌이 만화를 보며 저금통을 살 걸 후회했다. 내게 대전은 그런 곳이었다. 특별한 기억은 없던 곳. 그리고 성인이 돼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로 대전에 다시 왔다.현재 만년동에 살고 있다. 근무지이기도 하고 결혼 후 이사 왔다. 집과 직장이 가까워지니 자연스레 이동반
2021.01.0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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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삶을 뉴노멀 언택트 생활양식으로 변화시킨 중국발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채로 2021년 새해가 밝았다. 2021년을 달구는 지구적 차원의 핵심이슈는 코로나 백신개발과 확보 및 접종 우선순위 문제이다. 백신 접종의 시작을 전후로 회자되는 논의 중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백신 '접종 순위'문제이다. 왜 이 문제를 눈여겨봐야 하는지 언뜻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혹 '스모그는 평등하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거나 이런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스모그가 특정인이 아니
2021.01.0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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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믿음은 유사 이래 인류의 전통처럼 이어져 왔다. 말로 전해지던 진리는 인쇄기가 발명된 후에 책 안에 들어가 글이 되었다. 이전에도 파피루스나 양피지와 같이 문자를 기록하는 원시 형태의 책이 있긴 했다. 그러나 중세 이전의 책은 대중과 시민에게 읽히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극소수 특수 계층의 지식 독점을 위한 도구였다. 종이와 금속활자 인쇄기가 만나면서부터 책은 대중이 진리를 접하는 매체가 되었고, 책을 읽는 행위, 즉 독서는 선하고 아름다운 진리를 추구하는 행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인간은 학문을 만들
2020.12.3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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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책을 읽으면 좋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에 먼저 떠오르는 것 몇 가지만 적어본다. 책 속에는 작가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책을 읽으면 새로운 세상을 만나기도 하고, 등장인물과 일체감을 느끼거나 감정이 이입되는 경우가 있다. 낯선 나를 만나기도 하고, 숨어있던 자아를 발견하기도 한다. 자아를 타인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도 있다. 독서를 통해 없던 자아가 생기기도 하고, 자아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다. 나는 자신의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최고 방법이 독서라고 생각
2020.12.2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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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세계 속에는 희미하게 흔들리는 것들이 있다. 불시에 습격당한 견고했던 상념들은 마음이 기울어지니 보풀처럼 흩어지고, 수 없이 휘청인다. 그렇게 몇 번이나 멈추고 꺾이고를 반복하면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 단호함과 냉정함을 되찾고, 얼룩진 마음과 함께 충고와 비난을 닦는다. 예술세계에서 시간과 공을 들이는 일은 외부의 평가를 동반한다. 어떤 평가들은 예술가를 압박하고, 어떤 인정들은 지지대가 된다. 무방비한 대립 속에서 성공해나가는 예술가라면 외부 세계의 간섭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끊임없는 외부와의 마찰이 반갑지만은 않다
2020.12.1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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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는 두 가지 역설이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과 싸워서 이기지 않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으니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책을 읽어서 지식을 많이 쌓아야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막 독서를 시작한 사람에게는 그럴 수도 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읽는 자기계발서가 대개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이기는 법을 가르친다. 입학시험, 자격증 시험, 공무원 시험, 취업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읽는 수험서들도 다른 사람들과 경쟁해서 이기려는 목적으로 읽
2020.12.1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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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일이 일어난 후, 방황은 예고 없이 시작된다. 나의 시선은 늘 나를 향해 있으나 방심한 순간 묘하게 어긋나고, 아늑했던 나의 세계는 어느새 차갑고 건조해진다. 그렇게 얼어붙은 대기와 내가 맞닿을 때 세포 하나하나가 반응하며 저항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한동안 고요한 침묵으로 일관하며 온화한 열기가 번져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그 틈을 타 희미해진 세계 안에서 남은 열기를 품고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근사한 세계를 다시 마주한다. 돌발적인 상황이 다가왔을 때 나의 예술적 세계관을 지켜내는 방식이다.사실상 작업
2020.12.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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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서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독서경영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전 직원이 같은 책을 읽으면서 공동체 의식이 형성되고, 의사소통이 원활해질 뿐만 아니라, 경영혁신을 이루기도 쉽고, 창의성과 협동심이 발휘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어떤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조안 마그레타의 '경영이란 무엇인가'를 읽기를 권한다. 경영 일선에서 지켜야 할 경영의 기본 원칙을 쉽게 설명한 책이다. 조직에서 지위에 따라 읽을 만한 책이 다를 수 있는데, CEO나
2020.12.0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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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빛 속에는 빛나는 것들이 있다. 고요한 거리 위로 드문드문 가로등 빛이 쏟아지고, 창을 넘어온 빛들은 물결처럼 출렁인다. 어느새 밤의 세계가 빛나는 것들로 충만하게 차오르면 현재의 희망이 축소되거나 과거의 절망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며 잠이 든다. 그리고 아침에 나는, 근거 없는 확신에 사로잡힌 채 하루의 문을 다시 연다. 뒤죽박죽 돼버린 불안전한 기분을 점검하고, 불규칙하게 놓인 일상의 운행표를 살피며 하루의 시작을 치밀하게 파고든다. 날마다 긴장되는 예술가의 흔한 아침이다.사실 예술가의 일상적인 문제들은 창작세계의 내부가
2020.12.0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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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강기(博覽强記)란 글을 널리 읽고 기억을 잘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써, 삼국지에서 원소가 박학다식한 조조를 두고 한 말이다. 박람강기란 또한, 아는 게 많다고 해서 반드시 현실 인식이 정확하다고 할 수 없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반드시 균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할 때도 인용되는 사자성어다.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엘리트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엘리트주의는 권력을 가진 소수의 사회 상층부 사람들이 다수의 일반대중을 이끌어야 한다고 믿는 사상이다. 여기서 권력이란 일반적으로 정치 권력을 의미하지만, 지식 권력
2020.12.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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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아주 천천히 머릿속 생각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손은 쉽게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문득 시작된 낮 속에서 밤새 맥락을 잃어버린 손의 감각들이 움직이다가 멈추고, 멈추다가 움직이기를 반복하면 새로운 생각들이 고이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떠오르는 생각을 드로잉을 통해 확인하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한 뒤에 결정은 머리가 아닌 손에 의지한다. 예전처럼 기술적인 그리기 능력이 곧 예술로 받아들여지던 시대는 지났지만, 여전히 예술가의 손은 죽어가는 정신적 세포들을 깨워주는 가장 훌륭한 도구이자 가장 먼저 생각을 기록하는 곳이다
2020.11.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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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분야의 책만 편식하면 자칫 고루해지기 쉽고 성격조차 편벽해지기 쉽다. 독서를 하는 목적이 나이가 들어도 고루해지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기 위한 것인데, 독서를 많이 할수록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고 고집불통이 된다면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느니만 못하다.독서의 효용성을 높이려면 반드시 균형 독서를 해야 한다. 어떻게 독서의 균형을 맞출 것인가? 어떤 사람은 인문서와 과학서를 몇 퍼센트(%)씩 읽으라고 하는데, 인문서와 과학서 종류가 하도 많아서 별 도움이 안 된다. 사람마다 전공이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독서
2020.11.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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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는 기다림으로 가득하다. 불행이 지나가고 행복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바라던 꿈이 이뤄지기를 기다리거나, 그 순간이 그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크고 작은 매듭을 짓는다. 누군가는 사라진 꿈 위에 새로운 꿈을 짓기도 하고, 메마른 꿈 위에 단비를 뿌려 농사를 짓기도 한다. 농부는 세상에서 가장 바쁜 직업이다. 달리는 차 창 밖으로 펼쳐지는 평화로운 들판과 같은 이 평범한 세계들은 어느 누군가가 오래도록 기다려온 '꿈'이자 '행복'이다. 그들은 오랜 시간 동안 각자의 속도에 맞춰 반복
2020.11.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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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뭐가 달라지는데?" 독서를 별로 안 하거나 이제 막 시작한 사람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다. 독서 고수들은 어떤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독서 그 자체를 즐긴다. 하지만 그런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독서에는 단계가 있다. 그 단계를 밟아보면 독서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확실히 알게 된다. 독서의 1단계는 '세상을 읽는 것'이다. 책 속에 머리를 처박는 것만이 독서가 아니라 사람을 읽는 것도 독서요 자연을 읽는 것도 독서다. 연암 박지원이 한 말이다. 오감을 통해 세상을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모든 행위
2020.11.1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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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루고 싶은 꿈은 '버린 꿈'이 되기도 하고, 이뤄낸 꿈은 종종 '직업'이 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삶은 없다고 위로해 보지만, 어렵게 이뤄낸 꿈은 희생과 책임이 뒤따르며, 어느새 개인적 영역을 침범하고 스스로를 가두는 공간이 된다. 해마다 전시를 거듭할수록 '좋은 작업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강한 의문점이 드는 요즘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작가라는 명분으로 수많은 전시를 해왔지만 이러한 질문들에는 정말 답이 없다.내게 있어 좋은 작업들은 오늘보다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들이
2020.11.13 0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