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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지난 1일에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했다. 2004년에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유죄'라고 판단한 바 있지만, 대법원은 과거의 판단을 변경해,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의 실현이며 정당한 행위이기 때문에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문제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가 충돌하는 데서 기인한다. 헌법상 기본권과 헌법의무가 충돌할 경우에 어느 가치를 우선할 것인가는 법학자들 사이에 오래된 고민이었다. 먼저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기본권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의
2018.11.19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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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남한과 북한이 각각 정부 수립을 한 이후 70년 동안 요즘처럼 남북관계가 좋았던 적은 없었다. 잠시 화해의 무드가 조성되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좋은 관계가 유지된 적은 없었다. 남과 북이 이처럼 좋은 관계를 이어가다보니 온 국민이 모처럼 안도하는 분위기를 보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동해상에 수시로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되고 미국과 북한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져 온 국민이 불안에 떨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평화무드 그 자체이다. 남과 북이 어색한 관계를 청산하고 본격적인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은 평창 동계
2018.11.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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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를 의미하는 거버넌스(governance)는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사회 전체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개념이다. 정책 결정시 정부는 물론 민간기업, 시민단체 등이 제대로 된 협의과정을 거치고, 그 결과에 따라 집행해나갈 때 협치의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요즘 이 나라의 협치는 잘 되고 있을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정치권의 협치는 우리가 보는 대로다. 협치가 말의 수사에 그칠 뿐 행동으로 옮기는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협치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오늘 열리는 여·야·정 상설협의체 첫 회의다
2018.11.0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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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우울증, 조현병, 나이. 최근 강력사건 관련 기사들에 자주 같이 함께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만든 광화문 1번가의 청원들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청원들은 대부분 잔혹한 살인이나 폭행, 피해자의 자살 등과 관련된 사건들이다. 그런데 이 사건들에서도 피의자 혹은 가해자는 상당수 정신병 치료나 우울증으로 인한 심신미약(형법 10조)이나 나이(형법 9조)로 인한 형량의 감경을 언급하거나 주장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를 보더라도 강력사건들의 경우 피의자들이 범죄 당시 음주상태 등이 아닌 정상으로 분류되는 비율은 2
2018.10.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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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종시에는 중앙행정기관 4단계 이전계획이 완료됨에 따라, 40개의 중앙행정기관(소속기관 포함), 15개의 국책연구기관 등이 이전했고, 약 1만 9000여 명의 행정공무원이 행정부의 실질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나머지 부처도 조만간 세종시로 이전할 계획이어서, 행정도시로서의 세종시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지금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행정기능의 대부분을 수행하고 있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행정의 핵심기능인 법을 제정, 개정하는 권한을 가진 국회는 서울에 있어서, 이로
2018.10.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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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섭취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남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전환되어 인체의 여러 부분, 특히 피하조직과 장간막 에 축적되는 체중의 이상증가 현상이다. 또한 비만은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비만의 판정 기준은 체지방률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남자는 체지방률이 25% 이상, 여자는 체지방률이 30% 이상을 비만으로 판정한다.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근육 및 제지방양은 감소하고 지방은 증가한다. 체지방을 감소 시키고 싶은 많은 사람들은 널리 선전 및 유행하고 있는 체중조절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매일 새롭고 혁신적인 다이어
2018.10.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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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얘기부터 해야겠다. 미국의 권위 있는 잡지인 '타임'지는 2018년 노벨상 수상 후보 1순위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꼽았었다.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몰고 온 양 정상의 노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남북 정상의 노벨상 수상을 은근히 기대했으나 꿈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남북평화의 희망은 살아있으니 다행이다. 모든 상이 그렇듯 노벨상도 상 자체보다는 상과 관련된 사안의 본질이 어떠한지가 중요하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는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최근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을
2018.10.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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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추석이었다. 집집마다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간 거의 빠짐없이 얘기된 주제가 바로 '집'에 대한 얘기였다. 올해 초에는 지인들이나 친척들이 모이면 가장 화두가 된 것이 비트코인과 부동산의 두 가지 주제였다면, 이번 추석 때에는 비트코인은 거의 얘기가 없었고 부동산 특히 '집'이 주로 회자되었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시대 변화에 맞추어 '사촌이 강남 아파트 혹은 서울 아파트를 사면 배가 아프다'로 바꾸어야 될 지도 모른다. 정부는 돈과 말로 일을 한다. 즉 보조금을 주거나 세금이나 벌금 등을 부과하여 국민
2018.10.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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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가을에 가장 많이 떠올리는 단어로는 '천고마비'와 '독서의 계절'이다. 이는 청명한 가을 날씨가 머리와 눈을 맑게 하여 몸은 물론 마음의 양식까지 살찌우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운동은 어떤 특정 계절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꾸준하고 체계적으로 하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운동생리학을 전공한 필자로서 가을이라는 계절을 접근해보면 요즘이 그동안 운동을 접었거나 주기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큰마음 먹고 시작하기에 딱 맞는 시기라고 말하고 싶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주기적인 운동이 자신에게
2018.09.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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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련 얘기들로 온 나라가 술렁이고 있다. 부동산은 돈이다. 돈에 대한 얘기에 귀를 쫑긋 세우는 건 인지상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가 며칠 전 경제지에 기고한 글이 눈에 들어왔다. 이 전문가가 소개한 '향후 5년간 예상되는 부동산시장 10가지 트렌드' 중 하나는 수도권과 지방간 집값 양극화 현상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지방의 집값이 올랐지만 2015년 이후 수도권 상승장이 시작됐고, 상당 기간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거머쥐려면 지방보다는 수도권 주택에 눈독을 들여야 한다는
2018.09.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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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국제화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전 세계의 다른 국가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서비스나 재화를 사고파는 계약 행위도 이제는 상대방이 한국의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외국의 개인이나 기업, 혹은 다국적 기업인 경우들이 많다. 그런데 이렇게 국제화된 소비 행위 속에서 최근 여러 번의 사례에서 한국은 국제호구라고 불리는 사례들이 연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이러한 논란을 다시금 불러일으킨 것은 BMW 화재 사례였다. 지속되는 차량의 화재 발생에도 불구하고 BMW 측은 다른 국가들에서와 달
2018.09.0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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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4일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 원을 선고하였다. 1심보다 징역은 1년, 벌금은 20억 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인정하지 않은 삼성의 영재센터 지원금 등을 뇌물로 인정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1심보다 넓게 보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내려진 판결은 단순히 박근혜 개인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훼손한 이들에 대한 역사적인 사법적 심판의 의미를 가진다. 이번 판결에서 가장 의미 있는 대목은 이재용 삼
2018.08.2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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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인간관계가 형성된 테두리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사회적 관계 속에 존재함으로서 스스로 존재의 가치를 느끼고 공유하게 된다. 사회가 아무리 변화하고 발전해도 개인은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기본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더불어 사는 사회는 개인에게 구성원으로서 기본적인 덕목을 갖추길 요구한다. 구성원 중에 기본 덕목을 갖춘 개인이 많아질 때 사회는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고 발전의
2018.08.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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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내뱉은 이 전대통령의 불법자금 수수 내역을 보면 기가 막힌 내용들이 많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에서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함께 4차례에 걸쳐 2억원을 받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돈을 전달한 뒤 김소남 전 의원의 요청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 전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대보그룹, ABC
2018.08.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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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국가보훈처 창설 57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국가보훈처는 1961년 8월 5일에 군사보훈청으로 설립됐다가 이후 1962년 장관급 부처인 원호처로 바뀌었으며, 1985년 1월 1일부터는 국가보훈처로 개칭됐다. 1998년 차관급 기관으로 격하되었다가, 2004년 장관급으로 다시 격상됐으며, 2008년 다시 차관급으로 격하됐다. 그리고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2017년 7월 다시 장관급으로 격상되었다. 유달리 많은 변화를 겪은 우리나라의 국가보훈처를 보면서 보훈이란 무엇인지, 왜 다른 해외의 국가들은 장관급
2018.08.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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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청와대는 2017년 3월 기무사가 촛불시민들을 상대로 작성한 '전시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에 딸린 '대비계획 세부자료' 문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청와대는 위 '세부자료' 문건이 단계별 대응계획, 위수령, 계엄선포, 계엄시행 등 4가지 큰 제목 아래 21개 항목, 총 67페이지로 작성돼 있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에는 비상계엄 포고문을 비롯해 언론을 검열하고 국회의원들을 현행범으로 사법처리해 '계엄해제' 정족수 미달을 유도하려는 계획과 계엄임무 수행군을 배치하는 계획까지 수립돼 있었다. 이에 대해, 기무사는 촛불사건으
2018.07.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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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의 무한경쟁 사회에서 경쟁의 순간 고통을 참고 버티지 못해 좌절하는 젊은 20-30대 친구들을 사회현장 깊숙한 곳에서 우리는 자주 목격할 수 있다.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버티는 사람이 승리 한다. 어떠한 좌절과 고통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며 버티고 버텨라. 그래야만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하고 매순간 승·패의 보상이 확실하며 결과에 대한 차별이 극명하게 갈리는 스포츠 현장의 운동선수들은 이런 통상적인 사회생활 보다 더욱 극심한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을 가지고
2018.07.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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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통치자의 역할은 국민이 '훌륭한 삶'을 추구하게 하는 것이고, 그 '훌륭한 삶'이 무엇인지 알려면 지적 능력과 윤리, 도덕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런 능력과 지식은 오직 철학자들만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력을 철학자들에게만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의 주장대로 통치자를 반드시 철학자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철학자의 강점을 통치자가 갖고 있다면 나쁘지 않다. 철학자의 무기인 지식과 지혜, 덕 등은 요즘 널리 회자되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
2018.07.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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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2007년까지 OECD 국가들 중 1위를 고수하다 2008년에야 멕시코에 1위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한국의 근로시간은 꾸준히 감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2000시간을 넘기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OECD 최장 근로시간 2위라는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비록 십년 가까이 2위라는 등수를 다른 나라로부터 추월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은 OECD 국가들 중 노동시간이 가장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국가로 일컬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근로시간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적극적인
2018.07.08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