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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지 계획은 맨 처음부터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무계획적이다는 말은 탐탁찮은 일처리를 비난하는데 가장 흔히 쓰는 말이기도 하다. 계획 없이 일하다 실패라도 하면 조직 내외에서 강력한 비난에 직면하는 수도 많다. 나름 계획해서 한 일이라도 실패하면 계획이 충실하지 못했다 평가받기 일쑤다. 그래서 우린 오늘도 열심히 계획표를 만들고 고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난 계획에 반대다. 일을 하다보면 계획대로 되지도 안 커니와 계획 때문에 오히려 유연한 일처리가 그릇되기도 한다. 계획만 세우다, 일은 해보지 못하는 어리석음도
2015.08.05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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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친구들의 고민을 잘 해결해준다.''나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가 자랑스럽다.'세 가지 문항에 대하여 '전혀 아님(1점), 약간 아님(2점), 보통(3점), 약간 그럼(4점), 매우 그럼(5점)'으로 하여 스스로 평가를 해 보면 몇 점이 나오나요? 이 문항은 교육부가 인성교육진흥법(2015년 7월 21일 시행)에 맞추어 지난 1월에 '자기존중, 성실, 배려·소통, 책임, 예의, 자기조절, 정직·용기, 지혜, 정의, 시민성'의 10개 항목, 70개 문항으로 이루어진 '인성평가 자가진단법'의 일
2015.07.2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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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가 감명 깊게 본 영화는 'Her'이다. 영화 주인공'테오도르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이다. 그는 아내와 별거 중인 상태로 공허하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테오도르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를 알게 된다.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점점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 우리는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대상이 어떤 사람일까? 개인적인 기호나 성격 생김새 등이 궁금해진다. 하지만 테오도르가 사랑에 빠지게 된 대상은 그녀 혹은 그가 아니라
2015.07.22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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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것도 익숙해지면 덜 불편해 진다. 낯설은 것도 자주 보면 친숙해 진다. 익숙해지고 친숙해 지는 것이 절대 선은 아니다. 선별하기 위한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지만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을 이 사회는 쥐어주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주 40시간 근무도, 우리나라의 대표자를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것도 100년이 지나지 않았다. 국가의 탄생도, 시장의 탄생도 300년 남짓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류 전체의 역사로 놓고 보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겐 지금의 경험이 경험의 전부일 수도 있다.요즘 20대 에게
2015.07.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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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것은 당신 책임이다.' 세계 최고의 부호인 빌 게이츠의 말이다. 그는 지난 2000년에 설립한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을 통해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 기부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 성인의 90%가 기부활동에 참여한다고 응답했는데, 그중 70%가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기부하는 자원봉사를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연간 수십억 달러를 기부하는 슈퍼리치들이 있는가 하면 매달 자신의 유무급 휴가를 이용해 자원봉사를 하거나
2015.07.08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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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가끔 부모님께 들었던 말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잡고 편하게 살거라", 그래서 어른이 된 우린 얼마나 편하게 살고 있을까? 새벽같이 일어나 직장에 가 쌓인 일을 해 댄다. 하고 싶은 일은 별로 없고 그냥 해야 할 일이 대부분이다. 만나는 사람들 중 합이 맞는 이는 드물다. 솔직히 불편하고 힘들다. 그나마 일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아침에 일어나 할 일이 없는 것은 더한 고역이다. 하루이틀이야 좋아라 하겠지만 사흘가고 나흘가고 일주일이 지나면 별일 없이 지낸다는 자괴감이 솟아난다. 어쨋거나 우린 참 힘들게 산다.가끔 아이들을
2015.07.0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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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과 그로 인한 폐허에서 다시 시작하고 동과 서로 분단되었던 역사를 지닌 독일과 동족 간의 전쟁으로 인한 폐허에서 다시 시작하고 아직 남과 북으로 분단된 역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한반도는 닮은 점이 많다. 그래서 한동안 사람들이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을 함께 이야기했던 기억이 아직 내게 남아 있다. 그러나 메르스로 인해 6월 호국보훈의 달이 잊혀져 버린 우리 대한민국은 독일과 아주 많이 달라 보인다.독일 사람들은 절망 속에 있는 사람에게 "희망이 마지막에 죽는다"라는 말로 위로한다. 어쩌면 희망에 대한 믿음이 그리고 그 희
2015.06.2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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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MERS)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초기대응에 방심한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방역 방위선이 완전히 뚫려버린 형국이다. 3차 방어선까지 뚫린 상황에서 국민 개개인이 철저한 개인위생을 통해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방역당국과 병원이 이 바이러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 쏟고 있으리라 믿지만 빠른 시기에 이 상황을 종료시키려면 메르스 감염자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바이러스가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격리되거나 접촉
2015.06.17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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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교수집단에서는 학생 교육을 취업 목적으로 할지 아니면 학문 위주의 교육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문제는 이에 대한 결정을 대학이 아닌, 교육부 정책에 좌우되고 있는 작금(昨今)의 현실을 부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학생 입장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 또 삶의 가치에 적절한 직업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을 구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자신의 바람과 상
2015.06.10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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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나 농수산식품과 관련한 세계문화유산은 없는가?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무형유산은 전 세계 84개국 232건이고, 우리나라는 모두 27건이 등재되어 있다.(2012년 기준)2012년 유네스코 회의에서는 특정 국가의 전통요리 3가지가 음식으로서는 최초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프랑스의 '가스트로노미(정통미식)', 이탈리아, 스페인, 모로코, 그리스 4개국의 '지중해식', 멕시코의 '미초아칸'이다. 수많은 전통음식과 향토요리가 있고 최근 한식의 세계화에 골몰해 온 우리에게는 충격이 되고 있다.이 중
2015.06.03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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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9월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는 의미 있는 문화유산 관련 행사가 진행되었었다. 바로 대전 괴정동유적 발굴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당시 행사는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괴정동유적을 직접 방문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1967년 7월 초 괴정동에서는 밭주인이 땅을 갈고 있었다. 그런데 땅속에서 이상한 물건이 발견되었다. 한두 점이 아닌 여러 점의 청동으로 만든 물건과 토기 등이었다. 이후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8월 29-30일 이틀간 국립박물관에 의해 전문가들이 약식 발굴을 실시하
2015.05.2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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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과 함께 애니메이션 '노아의 방주: 남겨진 녀석들'을 보았다. 딸아이는 그야말로 마구 웃고 마냥 웃으며 영화를 즐겼다. 덕분에 나는 모든 엄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 바로 딸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즐긴 것이다. 물론 영화 역시 즐겁게 보았기에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아빠 데이브와 피니는 자신들에게 적합한 주거지를 찾지 못해 떠돌아다니는 동물이다. 다시 이사를 준비하는 중 홍수 소식을 듣고 노아의 방주에 잠자리를 마련하게 되지만 피니는 다른 동물족인 리아와 갑판
2015.05.20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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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8234' 라는 말이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2, 3일만 앓다가 4일째 편하게 이 세상을 떠나면 좋겠다는 주로 중장년층의 술자리에서 쓰는 우스갯소리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12.7%를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노인인구는 대체로 20% 이상으로 숫자상으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 노인들의 삶의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도 심각하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8.5%. 다시 말해 우리나라 노인의 절반이 빈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2015.05.13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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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자랑스러운 세계 10위권 무역국가이며 G20 멤버이다. 또 전후 해외원조를 받는 수혜국에서 이제는 원조공여국으로 바뀐 명실공이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이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한국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동북아 외교에 있어서만큼은 과거지향적인 시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한·일간 역사적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나라가 일제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미개한 나라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있는가? 아니면 우리의 아픔에 동조하여 일제의 역사왜곡을 들먹이
2015.05.06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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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나비축제는 기업가 정신의 전형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함평나비축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보면 1999년 당시 함평군의 자립형 지방재정을 위한 자원으로 나비를 중심으로 한 농촌의 친환경 자연을 선택하였다. 친환경 자연은 마침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생태관광(eco-tourism)의 한 형태로서 마케팅이 가능한 자원의 시장성을 파악한 것이다. 생태관광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의 생태를 즐기려는 노력으로서 최근 성장해가고 있는 관광의 한 형태이다. 1999년 2기 민선 군수로 임기를 시작한 이석형 군수
2015.04.2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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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어느 봄날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난 홍명상가의 시식코너에서 짜장면을 먹고 있었다. 얼마나 맛있었던지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어머니를 졸라 짜장면 한 그릇을 비우고 양이 차지 않아 눈치만 보고 있었다. 다행히 중앙시장에 함께 장을 보러 온 동네 아주머니가 너무 맛있게 잘 먹는다며 한 그릇을 더 시켜주셨다. 나의 꿈은 이루어졌다. 대전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대형마트가 생기기 전 어머니를 따라 중앙시장에서 장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생선골목과 먹자골목을 지날 때면 순대, 부침개, 만두, 풀빵, 떡볶이, 어묵
2015.04.22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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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도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빨간 동백꽃과 하얀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더니 어느새 벚꽃과 철쭉이 잔치를 벌인다. 서로에게 자리를 양보하듯 여기저기 한 그루 두 그루씩 피어난 꽃들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어린 딸이 아예 꽃구경을 가자고 졸라댄다. 그런 딸을 살살 달래가며 손을 꼭 잡고 아파트 화단을 따라 걷다 보니 나는 어느덧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목련 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4월의 노래'이다. 잊은 줄도 모를 만큼 잊고 있던 아득한 내 여고 시절의 추억을 불러온 이 뜬금없는 '4월의 노래'에 대한 회상은 아름
2015.04.1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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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 속 등장인물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 '두드려 펴는 자'를 뜻하는 그는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던 악명 높은 강도였다. 잠자리를 제공한다는 말에 혹한 많은 나그네가 그의 집을 찾았지만, 단 한 명도 살아나올 수 없었다. 나그네를 철침대에 눕히고는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이고, 길면 잘라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크루스테스는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게 자신이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죽임을 당했다. 많은 사람이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할 때 "안 되던데요", "해본 적이 없어요"
2015.04.08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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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충청권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그래 봤자 서울 사람들 기준에서 지방 취급을 당한다. 그리고 그 지방에 속해 있는 대학은 모두가 '지방대'이고 그 지방대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지방대생'이라는 명칭이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이건 이름에서부터 수도권에 지고 들어가는 불공정한 게임이다. 자격지심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대학 자체의 부단한 노력과는 별개로 일단 네트워크 상에서는 '지잡대'라는 듣기도 불편한 단어가 스스럼없이 남용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대기업의 본사를 비롯해 경제, 정치, 문화, 예술 등의 대부분이 서울에
2015.04.01 0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