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기저기서 소음이 들려온다. 꼭 그때가 되면 들리는 소리는 벌초하는 소리와 작은 시골마을 명절맞이 대청소할 때 나는 소리다.윙윙 예초기 소리와 슥싹슥싹 갈고리로 베어진 잡초를 긁어내는 소리다.또 소리가 들려온다. 윙윙 슥싹슥싹 시골동네라 그런가 했는데 도시 아파트 주변에서도 화단 정리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정겹고 형상기억합금처럼 그때가 되면 꼭 들리는 소리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재잘재잘 들리는 유년의 소리처럼 정겹다. 누구도 소음이라고 시비 거는 사람도 없다. 오히려 행복하게 들려오는 소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은 소리로 마음
2022.09.23 07:05
-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행된 각국 정부의 양적 완화정책으로 시중에는 돈이 흘러 넘치게 되었고, 러·우 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자원보유국에서는 밀과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을 대거 인상하면서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고 있다.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올라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으로 그 원인에 따라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통화 인플레이션 세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최근에 우리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통화와 비용인상에 기인한
2022.09.22 07:05
-
한때 아메리카 대륙에서 채굴된 은의 1/3이 중국에 모인 적이 있다. 16세기 말부터 약 2백 년 동안이다. 잉카와 아즈텍을 정복한 스페인은 이 기간 현지 원주민들을 가혹하게 동원해 매년 수만 톤의 은을 캐냈고 그들의 식민지 필리핀을 통해 중국으로 흘려보냈다. 당시 스스로 풍족하다고 믿었던 명과 청이 유일하게 아쉬워한 것이 화폐를 만들 은이었기 때문이다.오늘날 중국에는 '하얀 황금'으로 불리는 광물이 쌓이고 있다. 리튬이다. 리튬은 전기동력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하얀 석유'라고도 한다. 중국은 세계 3위 리튬 생산국임
2022.09.22 07:05
-
대나무는 매서운 추위에도 그 푸름을 잃지 않기 때문에 절개의 상징으로 여긴다. 그래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고한 성격을 '대쪽 같은 성품'이라한다.공직자는 사리사욕에 얽매이지 말자. 아무리 덩치가 크고 권력의 중심에선 사람도 웅장한 산속에 들어가면 너무 작아 찾기 힘 든다. 이렇게 인간은 보잘 것 없는 작은 존재다.우리가 삼독(貪瞋癡)만 놔버리면 민주주의, 남북통일, 세계평화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사리사욕만 버리면 황금덩어리나 미인을 봐도 취할 마음이 없어 걸릴게 없다. 돈만 보면 얼음판에 넘어진 황소 눈이 되고, 욕심이 도둑인
2022.09.22 07:00
-
포항 주차장 침수사고가 인재냐 자연재해냐 논란이 많다.차량을 빼라는 방송을 듣고 차를 빼다가 7명이나 사망했다. 사랑해요. 키워줘서 고마워요. 그 절박한 상황에서 14살 중학생 소년이 엄마와 헤어지며 남긴 기막힌 사연이다.자연재해지만 분명 인재도 있다. 예방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 이런 상황을 자연재해로 치부하고 말 건가. 하천의 범람으로 불어나 물이 주차장으로 밀려왔고, 이런 상황을 밖에 나가 확인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앉아 그 새벽 시간에 차를 빼라고 두 번이나 방송을 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필자는 문제를
2022.09.21 07:05
-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에서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왜 말을 못혀"라는 명대사는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전남에서 오는 12월 23일까지 지역예술인 22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한다고 문화재단이 밝힌 바 있다. 조사 대상자는 전남에 거주하는 전업예술인이며, 컴퓨터를 활용한 전화조사 시스템과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설문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사가 진행된다.전북문화관광재단 역시 예술인 생활실태조사를 시행하기 위한 공청회를 지난 7월에 개최했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실태조
2022.09.21 07:05
-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노인 우울증, 인지기능 저하 등으로 혼자서 또는 자녀와 함께 병원을 찾는 노인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감염병 자체로 인한 영향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및 환자, 접촉자의 격리로 인해 불안, 우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노인층에게는 더욱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인 한국인의 인지 노화와 치매에 관한 전향적 연구(KLOSCAD)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전체 노년기 우울증의 발병 위험은 팬데믹 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고했다.
2022.09.21 07:05
-
태풍 힌남노에 이어 난마돌이 동해안쪽으로 빠져나갔다. 유달리 올해는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재해가 잦다.지난 8월 서울을 강타한 물폭탄으로 신림동 반지하의 일가족 세 명과 상도동 반지하 주민 한명이 참변을 당했다. 숨진 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먹먹함은 어찌할 수 없어도 칠순의 노모를 모시는 40대의 딸이 장애를 가진 언니, 그리고 열 세살의 딸과 함께 당한 반지하의 참사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사용한 비닐봉지까지 씻어 다시 써가며 모은 돈으로 장만했다는 반지하의 집은 말 그대로 뼈빠진 노력의 끝이었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새
2022.09.21 07:05
-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기다림의 연속 안에서 활동하고 시간을 보낸다. 기다림에는 그 기다림에 기대어 알맞은 때를 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안다. 때를 맞춰 산다는 것 그것도 어쩌면 기다림의 일종이다.공부하며 결과를 기다리는 것, 결혼할 때 나갈 때와 멈출 때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와 다시 멈춰야 할 때 그 모든 것은 기다리며 인내하는 연속의 삶이다.어떤 일을 하고 싶어도 그 행위에 맞는 시간이 있음을 알고 기다리고 준비했다가 하는 것, 그것도 기다림의 정수다.그 기다림의 달콤한 결과를 맞이할 때 우리는 어
2022.09.20 07:05
-
새만금에 바닷물이 빠지고 대지가 드러나자 언제부턴가 식물이 들어와 터를 이루고 있다. 나문재, 해홍나물 등이 알록달록하게 자라나 멀리서 보면 마치 푹신한 양탄자 마을 같다.기억을 거슬러 2018년 초 대전정부청사에서 차로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새만금 간척지는 넓은 벌판에 소금기 있는 바람만 불 뿐,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이곳에 수목원을 조성한다니 좀 걱정스러웠던 것이 새만금과의 만남의 시작이었다.2019년 간척지에 조성한 수목원 사례조사를 위해 싱가포르의'Gardens By The Bay'를 방문했을 때 많은 사람이 수목원에서
2022.09.20 07:05
-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면 PC방에 데려가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실제로 예능프로그램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선 핀란드에서 온 세 명의 청소년이 한국 PC방을 체험해 보는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는데, 이들은 최신식 컴퓨터와 편안한 의자, 놀랄 만한 인터넷 속도에 감탄하며 게임을 즐겼고, 여기에 더해 라면까지 주문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한일 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각각 96%와 90%로 일본 역시 인터넷 인프라가 상당히 갖춰져 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그렇게 큰 차이를
2022.09.20 07:05
-
2019년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에서 첫 발현된 코로나19는 글로벌 펜데믹으로 확대되면서 우리의 일상을 크게 뒤흔들어 놓았다. 국경 간 인력·물류 이동이 급격히 제한되면서 교역규모가 급격히 감소했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이 주요 생활필수품 및 의약품 결핍과 부족을 감내해야 했다.그리고 그 피해는 특히 개발도상국과 빈곤계층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을 줬다. 주요 생활필수품과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했고, 의료 서비스 역시 제대로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백신 역시 선진국 중심으로 먼저 공급됐기 때문에,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빈곤계층은
2022.09.20 07:05
-
얼마 전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던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사건이 DNA를 이용한 과학수사의 발전으로 인해 21년 만에 범인을 잡았다. 당시 범행에 사용된 차량에서 발견된 마스크와 손수건에서 소량의 DNA를 검출하는데 성공해 이 유전자와 충북 소재 불법 게임장에 남겨진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이 확인되면서 범인들을 검거했다. 물론 이러한 쾌거는 범인을 끝까지 잡고야 말겠다는 수사기관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다.미국드라마에서나 보던 유전자 분석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활용된 건 1991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분석실이 신설되면
2022.09.19 07:05
-
우리나라의 의료기관은 의원, 병원, 대학병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의원은 입원이 필요 없는 비교적 가벼운 질환의 치료를 담당하고, 병원은 입원환자를, 대학병원은 중증질환을 치료하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 의료법의 취지다. 하지만 의료이용 현실을 보면 아직 이러한 취지가 달성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동네 의원부터 대학병원에까지 같은 환자군을 진료하고 있는 비효율적인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료를 요구하는 환자를 거부할 수 없는 현 제도 하에서 대학병원에 경증환자들이 아직도 많이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대형병원으로
2022.09.19 07:05
-
얼마전 '빅쇼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는 상품이 있었다. 빚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 대출자에게도 제한없이 집 대출을 해주는 대출상품이었다. 영화는 당시 무분별하게 대출해줬던 상품의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상환도 못하게 되고, 부동산 가격 거품마저 꺼지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상품을 운영하던 금융회사가 파산하게 되는 내용을 배경으로 한다. 이것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역발상으로 돈을 번 금융천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2000년대 초 미국은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었다. 경기
2022.09.19 07:05
-
최근 우주 탐사 내용을 헤드라인으로 장식하는 기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8월엔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 발사가 메인 뉴스로 보도됐고, 그 다음으로 미국의 달 유인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1호의 발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아쉽게도 연기된 상태다. 지난 7월엔 '하늘의 궁전'이라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의 두 번째 모듈이 창정5호에 실려 성공리에 발사됐다.그런데 톈궁의 두 번째 모듈은 발사 성공 말고도 다른 이유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바로 창정 5호의 잔해물 때문이다. 많은 나라들은 위성이나
2022.09.19 07:05
-
명절이 되면 전국에 퍼져 사는 자식들은 부모님 곁으로 그리운 고향을 찾는다. 선물을 바리바리 싸 들고 자녀들 앞세워 부모님을 뵐 때가 행복했고 인생 황금기였다. 아버지께선 87세 노환으로 별세하셨고, 어머니께서는 노인병원에서 95세로 별세하셨다. 가끔은 두 분의 나이를 평균잡아 '나도 구순은 살겠지' 하는 야무진 상상도 했었다. 부모님이 안계시니 형제 모두가 고아 신세다. 세월이 흘러 팔순 전후의 시인 형제는 단톡방을 통해 부모님께 못 다한 심경을 글로 나누곤 하였다.필자의 아버지는 식사 중 숟가락 떨어뜨리고 스르륵 눈 감으셨다,
2022.09.16 07:05
-
무협지를 보면 강호에서 은퇴하는 고수의 고별사는 대개 비슷하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고 새사람이 옛사람을 대신하는 것(長江後浪推前浪 一代新人煥舊人)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노부가 나이 들어 몸담았던 강호를 떠나면서 금분세수(金盆洗手)를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이다.무림의 명숙들이 참여해 은퇴를 축하해주고 장수를 기원하는 금분세수는 명예롭고 귀중한 유산이랄 수 있겠다. 기업인들도 무림인들처럼 명예롭게 퇴장할 수는 없는지….기업인들도 은퇴나 퇴출에 대해 고민이 깊다. 우선 경기전망이 밝지 않다. 올해 성
2022.09.16 07:05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정개특위는 15일 "국회 예산·결산 심사기능 강화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입법과 행정부 감시감독 그리고 예·결산 심사는 국회의 중요한 기능과 역할이다.예·결산 심사와 관련해서는 '정부와의 정보 비대칭성,총량 및 분야별 재원 배분보다 세부사업 위주의 미시적 심사,전문성 부족 그리고 결산 심사결과의 다음연도 예산안 미반영' 등이 중요쟁점이다.정개특위가 구성된 것은 8월 18일.이날 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남인순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여야 간사를 선임했다.7월 22일 여야가 정개특위 구
2022.09.16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