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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자꾸 소리지르고 발길질을 해요. 그러다가 침대에서 떨어져서 다치기도 해요"라고 이야기하면서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대부분 누군가와 싸움을 벌이거나 쫓기는 등의 불쾌한 내용의 꿈을 꾸면서 잠꼬대를 하고 꿈의 내용을 행동화한다. 그러다가 본인이 침대에서 떨어져 다치거나 함께 잠을 자는 파트너를 다치게 해서 병원을 찾아오게 된다. 요즘은 의학정보의 접근이 용이하고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 그런데 이게 치매로 갈 확률이 높다던데요…"하며 오는 환자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YES!"라고 할 수 있다.
2022.08.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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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에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천년고찰이 여럿 있다. 그 중에서 서산의 개심사는 가는 길목부터 늘 특별하다. 오솔길과 개울의 시원한 물소리를 따라 걷는 솔밭과 나지막한 마루로 이어지는 돌계단은 무엇 하나 사람의 손길이 가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멋이 새어나온다. 그냥 편안하다.통나무를 반으로 자른 외나무다리가 걸쳐진 연못을 지나 나타나는 개심사는 그 아담함이 편안함을 더해준다. 이 편안함은 대웅전과 심검당 그리고 범종각의 기둥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고 인위적으로 다듬지 않고 생긴 그대로의 나무들로 기둥을 삼아 천년을 버텨온
2022.08.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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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노래는 1949년 정인보 작사 윤용하 작곡이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은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첫 소절부터 감동적이다. 우리 땅, 우리 조국의 땅을 '만져보자'고 했다.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이들을 자식으로 둔 부모, '벗님'은 해방을 함께 맞이한 동시대의 사람들을 뜻한다.8월은 8·15 광복절이 있기 때문에 광복절 달이라고 한다. 77주년 광복절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
2022.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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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TV 예능 프로그램을 꼽는다면 스트릿우먼파이터(스우파)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엠넷(Mnet)에서 런칭한 이 프로그램이 2021년 8월 첫 방송될 당시만 하더라도, 이른바 스우파가 2021년을 대표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댄싱9이나 힛 더 스테이지(Hit The Stage)의 경우에는 잘 알려진 K-Pop 아이돌들이 출연했고, 썸바디의 경우에는 댄스에 로맨스를 가미했음에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직 댄싱 크루만
2022.08.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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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일어나 아침을 먹고 직장에 나갈 준비를 하고 할 일을 찾아 허둥거리다가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리는 스스로 반성하기도 한다. '종일 한 것이 없군…' 한탄하다가 허무감과 자괴감으로 잠 들지만 보통은 다시 잊고 일상에 매몰된 그럭저럭한 시간을 또 보낸다.우리는 이 세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굴러가는 듯 여기지만 매우 규칙적이고 과학적이며 원인과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고 있다. 때때로 인생의 부조리함에 부딪치기도 하지만 그 부조리함보단 자연의 절대적 운용법칙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또한 부인할 수 없다.절대
2022.08.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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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거울, 칼, 그리고 곡옥을 가리키는 '3종 신기' 라는 말이 있다. 1960년대 일본이 고도 성장을 이루면서 대부분의 가정에 보급된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새로운 '3종 신기'로 불렀는데, 이제는 팩스, 도장, 그리고 종이가 '21세기 판 3종 신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국 사회가 전반적인 디지털 문화로 빠르게 전환된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도 웬만한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이 세 가지가 '현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레거시 문화를 버리지 못한 탓이다.첫째, '팩스'다. 팩스는 우리나라도 일부 사
2022.08.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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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청년기본법이 시행되고, 청년층의 일자리 고민 해소를 위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6대 국정목표라는 큰 틀에서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라는 구호 아래 청년에 대한 주거 일자리 교육 등 맞춤형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산림청도 산림 분야 특성화고등학교를 지정하고 현장 기능 인력을 양성해 미래임업의 젊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한국산림과학고, 청주농고를 산림 분야 특성화고로 지정해 교육과 현장 간의 연계 강화를 위한 산학겸임교사를 채용했다. 또 취·창업 지원을 위한 전문자격증 취득·목공·임업기계장비 등 맞춤형
2022.08.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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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취임 100일을 넘어섰다. 성적표는 좋지 않다. 지지율은 30%를 밑돌고, 정치적 내분은 점입가경에, 내놓는 정책은 혼선이 일쑤다. 이러다 보니 반대자들은 조롱을. 지지자들은 걱정을 한다. 언론은 돌아가며 인사, 리더십, 소통방식, 일하는 시스템, 여권내분, 정책혼선을 지적한다. 가혹하지만 모두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런데 나는 이보다는 본질적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100일 전 새 대통령을 뽑을 때,'왜 윤석열인가?'의 국민의 소리와 그 안의 기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왜 윤석열이었는가? 국민은 낡은 정치의 교체
2022.08.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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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뒤쪽 출입구로 들어서면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준공기(竣工記)가 눈길을 끈다.'이 장엄한 의사당은 朴正熙(박정희) 대통령의 平和統一(평화통일)에 대한 포부와 民族殿堂(민족전당)으로서의 위대한 규모를 갖추려는 英斷(영단)에 의해 우리들의 기술을 총동원하여 이룩해 놓은 것이다'국회 의사당을 완공한 1975년, 대한민국은 무척 가난한 나라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646달러, 한해 수출액은 50억 달러였다.5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웅대하다.국회의사당 기둥은 24개이며 24절기를 나타낸다. 이
2022.08.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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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국제경제환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격동기를 겪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범, 미-중간 패권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교란과 재편, 에너지 및 식량위기,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위기 등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국제경제환경의 변화를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 비용이 가장 낮은 지역에서 생산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하던 글로벌화는 크게 후퇴하고, 비록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자국에서 생산해 장기적으로 자국의 영향력을 키워 안정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 됐다는
2022.08.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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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이름이 오늘날처럼 확립된 것은 1930년의 일이다. 나라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었던 별자리 영역과 명칭을 88개의 별자리로 결정해 모든 하늘을 포함했다. 같은 해 미국의 천문학자에 의해 명왕성이 발견됐다. 명왕성은 2006년까지 태양계의 구성원이었지만, 기존의 행성 조건과 다른 증거들이 발견돼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됐다. 이를 결정한 곳이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이다.IAU는 1919년에 설립돼 천문학자들의 교류와 각 분야의 연구 촉진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천문학의
2022.08.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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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전공원 광장에는 '역사는 애국심의 원천'이라는 그의 명언과 함께 대전의 인물,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1880-1936) 선생의 동상이 공원을 향해 지켜보고 서 있다.'노인 하나가 죽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라는 말은 대전의 사학자인 춘강(春岡) 김영한(金英漢,1920-2018) 선생을 두고 한 말인듯 싶다. 지난 2017년에 대전의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향토사학계의 거목인 '김영한 특별전'이 있었다. 구 도청사, 대전 근현대전시장 입구에는 허름한 제복에 '소년 나팔수 김영한'의 모형 사진이 관객을 맞이한다.'
2022.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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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불신이다.국민 10명 중 7명은 "양당이 제 역할을 못한다."고 한다.양당 지지층조차 절반 넘는다.'대통령 당으로의 거듭나기와 주류세력 교체'로 바쁘지만 국민은 냉담하다.윤 대통령 100일의 여론조사 92개에 나타난 정당 지지율 흐름은 상반된다.국민의힘은 지방선거 때 최고치를 찍은 후 계속 하락하여 9주차부터 30% 중후반대를 유지한다.민주당은 11주차 이후 국민의힘에 계속 앞선다.최근 10개 조사로 좁혀보면 민주당이 7:3으로 앞서지만 내용은 복잡하다.민주당 지지율은 최고 49.3% 최저 33% 국민의힘도 최고 38.4% 최저
2022.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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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조선업체 근로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52시간제 전면시행 1년 근로자 영향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오히려 악화(55%)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주당 70시간을 일하면서 400만원 가량 벌었는데 주 52시간제로 300만원 정도로 급여가 줄어든 근로자의 사연이 공개됐다. 나이가 젊다면 투잡이나 쓰리잡을 하겠지만 그렇게 못하고 일도 고되다 보니 소득을 높일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족분은 결국 가족의 몫이 됐다. 외벌이였다가 맞벌이로 전환되면 자녀들에 대한 돌봄이
2022.08.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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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한국방송'은 수신료를 징수한다. 1994년부터 2500원을 전기요금에 섞어 조용히 가져간다. 최근 국회에서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OTT 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애플TV' 구독료에 비교해 KBS 수신료는 3-4배 저렴하다. 그렇지만 매년 여론의 도마에 오른다. 왜 그런 것일까?KBS는 정치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용호(아나운서), 박찬숙(기자), 신은경(아나운서), 이윤성(앵커), 민경욱(앵커), 전여옥(기자), 안형환(기자), 고민정 (아나운서
2022.08.1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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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인이 강도를 만나 거반 죽음에 이른 자를 발견하고 불쌍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급한 대로 응급조치를 하고 가까운 주막으로 데리고 갔다. 자신은 여행 중인 상황이라 여관 주인에게 강도 만난 자가 머물 동안의 경비와 치료에 필요한 돈을 건네며 뒷일을 부탁했다. 그리고 경비가 부족하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이 선한 사마리아인의 행동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넘어 사랑의 배려로 돌봄을 실천했다.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한 부류는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또 한 부류는 이
2022.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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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향후 5년간 서울 50만호를 포함해 수도권에 158만호, 비수도권에 112만호 등 총 270만호의 주택공급계획을 16일 발표했다. 재개발·재건축과 도심복합사업 등으로 52만호,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와 국공유지에 88만호, 도시개발 등 민간 자체추진사업으로 13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신규 구역지정을 늘리고, 재건축부담금과 안전진단 등 과도한 규제의 정상화와 민간지원 인센티브를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공공주도 도심복합사업을 보완하고, 리츠나 신탁사 등 민간도심복합사업을 신설해 용적률을 상향 적
2022.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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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8월 한·중 수교가 이뤄진 이후 지난 5월 처음으로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고, 이러한 적자는 지난달까지 연속 3개월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의 대중 산업경쟁력 약화에 기인한다는 측면에서 우려가 존재한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경쟁우위이고, 한국이 경쟁열위이며, 한·중 관계에서 중국이 경쟁우위인 산업은 오랜 기간 이러한 관계에 변화가 없었지만, 한·중 모두 대세계 경쟁우위 산업들은 최근 중국이 대세계 및 대한국에 대해 경쟁우위로 전환됐다. 이는 중국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한국의 산업이 중국에
2022.08.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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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집에 있다가 불현듯 "가자"하며 길을 나설 때가 있다. 늦은 아침 후 담양의 소쇄원을 보러 가자며 길을 재촉한다. 소쇄원(瀟灑園)은 양산보(梁山甫)가 스승인 조광조가 유배되자 '세상의 뜻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깨끗하고 시원하다'는 의미를 담아 조성한 곳으로, 자연과 인공을 조화시킨 조선 중기 정원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다. 소쇄원의 자연스러움이 좋아서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수차례 다녀온 곳이기도 하다. 방문할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것이 공간의 매력이기도 해서 자주 간다고 같은 것이 아니다.오랜만에 방문한 소쇄원은 풍성하던
2022.08.17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