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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의 고장' 남원에도 봄볕이 들었다. 겨우내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던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남원의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남원은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나눈 광한루원, '어머니의 산'으로도 불리는 지리산, 소설 '혼불'의 무대가 된 옛 서도역 등 풍성한 봄철 볼거리를 품고 있다. △춘향과 몽룡이 사랑을 속삭인 광한루봄은 사랑을 꽃 피우기 좋은 계절이다.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났던 광한루원은 춘향전의 주무대로 봄 나들이에 적격이다. 경회루, 촉석루,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4대
2020.03.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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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는 시간여행의 도시다. '2천년 시간여행 나주'와 '천년목사고을 나주'라는 문구는 예로부터 남도 행정과 문화의 심장부였던 나주 역사의 깊이와 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나주읍성권을 비롯해 영산포 근대문화권, 반남고분군 등 나주 볼거리는 다채롭다. '코로나 19'를 날려버릴듯한 봄볕을 받으며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나주를 찾아 '뚜벅이' 시간여행을 떠난다.◇나주읍성, 시간 속을 걷다=광주에서 국도 1호선을 따라 나주에 들어서면 옛 4대문중 하나인 동점문(東漸門)이 시야에 들어온다. 일제강
2020.03.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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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이자 민족문제연구소의 소장, 임헌영의 새로운 평론집이다. 최인훈과 박완서, 이병주와 남정현, 조정래, 장용학 등 우리 문학에 커다란 획을 그은 대가들의 작품 중 '정치를 질타하는 문학'만을 다루고 있다. 우리 시대의 정치를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작가인 최인훈에 대해 개인사적인 관계까지 섞어서 사석에서 담화를 나누듯이 쓴 에세이에 가까운 신작도 있고, 박정희에 관한한 어떤 역사학자나 정치평론가도 이룩하지 못했던 실체를 흥미진진하게 풀었던 이병주의 작품만을 다룬 글은 매우 대중성있는 글이다.이 책은 장용학, 이호철, 최인훈과
2020.03.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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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태 할아버지 납치 사건(윤숙희 글·김현진 그림)= 망태 할아버지에게 납치된 아이들이 힘을 모아 망태 할아버지를 무찌르고 탈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달 전, 시골로 이사 온 동주는 인터넷도 되지 않는 시골생활이 따분하기만 하다. 아기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마을에 가끔씩 하늘마저 집어삼켜 버릴 듯이 끼는 안개가 수상하게만 여겨진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동주는 며칠 전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진 '망태 할아버지'의 존재를 생각해 내고는, 어른들에게 망태 할아버지가 동생을 잡아갔다고 이야기하지만
2020.03.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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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출신 어린이청소년작가 '진 희'가 외로운 마음을 어루만지는 청소년 소설 '너를 읽는 순간'을 출간했다.제13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한 진희 작가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이다. 호평 받았던 전작 '데이트하자!'에서 '행복'을 주제로 청소년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면, 이번 신간에서는 냉정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한 아이의 아픔과 외로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야기는 부모에게 버림받아 기댈 곳 없이 홀로 살아가는 중학생 소녀 '영서'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독자들은 주인공 '영서'를 스쳐 간 다섯 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2020.03.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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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을 켠 채 이대로 도롯가에 멈춰 서고 싶은 날이 있다. 삶이 주는 막막함이다. 질퍽한 흙길을 지나 땅 끝에 닿았다. 미혹과 번뇌를 벗어난 깨달음의 피안(彼岸)은 물 한가운데 섬처럼 떠 있는 듯 했다. 미동조차 없는 거대한 호수에 오리 한마리가 떠다닌다. 그 움직임이 작은 파동으로 발끝에 전해졌다. '괜찮다.' 나무숲에 부는 바람이 말해주었다. '아무 것도 아니다.' 이름 모를 빛깔고운 새가 지저귄다.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빛이 눈부시다. '너의 삶도 그러할 것이다.' 물과 바람과 햇볕이 건네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눈을 감고, 가
2020.03.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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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은 "인간이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수많은 사람이 '도무지 알 수 없는 인간'이라며 인간의 정체에 대해 많은 말을 남겼을 정도로 인간은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특히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사회를 이루어 고도의 문명을 만들어낸 인간은 그 문명의 복잡성까지 내면화했기에 더더욱 알기 어려운 존재로 진화했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안목을 참고하는 게 좋다. 특히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2020.03.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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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우리 모두 처음이야!(이주희 글·그림)= 초등학교는 본격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곳이다.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처음으로 엄격한 규칙과 규율에 맞닥뜨리고 많은 사람들과 한데 모여 생활해야 한다. 이 과정은 아이들에게 큰 스트레스다. 그래서 막연히 학교를 무서운 공간으로 생각하고 등교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 책은 입학을 앞둔 예비 초등학생 도윤이, 도윤이 엄마, 1학년 아이들을 처음 맡는 담임 선생님이 각자의 입장에서 '입학'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작가는 초등학교 입학을
2020.03.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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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 겸 화가인 정정례 작가가 다섯 번째 시집 '달은 온몸이 귀다'를 냈다.이번 시집은 시 62편을 4부로 나눠 싣고 정 작가가 직접 그린 한국화 35점을 곁들인 작품집이다. 이 시화집은 생동감 넘치는 봄 호수, 눈 내리는 마을, 들판을 아늑하게 이어주는 논두렁길, 개울과 나무, 숲이 어우러진 여름풍경, 영산강과 무등산, 하염없이 듣고 싶은 빗소리 등 자연의 영원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등을 시와 그림으로 맛깔나게 그려냈다.그의 소재는 주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 일상이다. 기교가 거의 없고 담
2020.03.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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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강원도 춘천시 서면은 시내에서 가려면 배를 타야 할 정도의 교통 오지였다.이제는 의암호변을 끼고 이어진 도로가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올 만큼 빼어난 드라이브 코스로 '핫'하다. 사계절 특유의 경관을 뽐내는 의암호와 중도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을 지닌 카페들은 서면을 SNS·인터넷 스타로 만들었으며 많은 이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카페만 방문한다면 이곳을 다 즐겼다고 할 수 없다. 주변에는 애니메이션박물관, 박사마을 어린이글램핑장 등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춘천 서면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2020.02.2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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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공지영 지음)=탄탄한 서사와 흡인력 있는 문장으로 참다운 인간의 조건과 사랑의 본질에 천착하고,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쳐 온 공지영 작가의 열세 번째 장편소설 '먼 바다'가 출간됐다.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삶에 있어 시간과 기억의 의미를 탐구하며 사랑의 힘을 되짚는 '먼 바다'는 육체에 각인된 기억을 완전히 잊는 데 필요하다는 40년의 세월이 흘러 비로소 과거의 자신을 용서하고 옛 상처들과 화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원고지 670매의 경장편 분량인 이 작품은 1980년에 안타깝게 헤어진 두 주인공 미
2020.02.2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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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영하가 신작 '작별인사'를 출간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이후 7년만의 장편소설로, 장르는 공상과학소설(SF)이다. 도전을 즐기는 김영하의 파격 변신이다.이야기는 통일된 한반도의 평양에 살던 열일곱살 소년 철이가 어느날 갑자기 낯선 곳으로 끌려가면서 시작된다. 낯선 수용소에서 자신이 사실은 '인간형 휴머노이드(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참된 모습을 알아가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연대하는 과정을 그렸다."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던 무렵 나는 이런 메모를 적고 있었다. 인간의 정체성이라
2020.02.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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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전 인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적,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빠졌다. 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유행(pandemic)으로 갈 것인가. 우리는 현재 그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보다 훨씬 많은 사망자를 낳는 미생물이 있다. 바로 슈퍼버그(Super-bug)다. 영국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1928년 '20세기 의학의 기적'이라 불리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 인류는 병원균을 정복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45년 노벨상 수상 자리에서 플레밍이 "너무 많이 사용하면 페니실린
2020.02.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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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그날의 비밀'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공쿠르상을 받은 에리크 뷔야르의 장편 역사소설이다.뷔야르는 자신의 작품을 '소설(roman)'이라 부르지 않고 '이야기(recit)'라 부르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스페인 정복자들을 다룬 '콩키스타도르'(2009), 1차 대전을 다룬 '서쪽의 전투'(2012), 식민지와 노예제를 소재로 한 '콩고'(2012), 서부 개척 시대를 다룬 '대지의 슬픔'(2014), 프랑스 혁명이 배경인 '7월 14일'(2016), 2차 대전 전야를 배경으
2020.02.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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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 희망을 스페셜 리커버 에디션(트리나 폴러스 글그림·김석희 옮김)=이 책은 단순히 먹고 자라는 것 그 이상의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난 호랑 애벌레가 우연히 같은 목표를 가진 노랑 애벌레를 만나 거대한 애벌레 기둥에 오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애벌레 기둥에 오르려면 수많은 애벌레를 무참히 짓밟고 가야만 한다는 것. 그 꼭대기엔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결국 노랑 애벌레는 애벌레로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니며 진정한 자아를 찾는 길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풀밭으로 내려와, '죽음'처럼 보이는 고치의 단계를
2020.02.1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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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9일은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과 동면하던 개구리가 깬다는 경칩 사이의 우수(雨水)였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펴고선 19세기 후반 개항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인천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인천의 시간 여행지는 중구청을 중심으로 멀지 않은 곳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걷기 여행의 최적지이다. 대한민국과 인천의 역사를 담고 있는 시설들과 옛 식당,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변모한 문화 공간과 특색있는 카페까지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 곳이다. 여행객들은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서 보고, 먹고, 쉬면 된다.도심의
2020.02.1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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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2014년 '한계비용 제로 사회' 이후 6년 만의 신작으로 돌아왔다. 현재 우리는 전 세계적인 비상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화석 연료를 태워서 초래한 기후 변화가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종을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임박한 현실을 의식하지 않으며 심지어 대다수는 알지도 못한다. 유엔 산하 과학 위원회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8년 10월,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곧 일련의 기후
2020.02.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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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감옥(고경숙 지음)=유신시대부터 전두환 독재시기까지 역사적인 격랑 속에서 운동권 학생이나 민주 투사들의 회고담은 이미 많이 다뤄져왔다. 저자는 그 역사의 이면에서 한 여성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색다른 체험을 생동감 있게 살려내고 있다. 세칭 '문인간첩단 사건'에 연루됐던 남편 임헌영(문학평론가)의 아내로서 피할 수 없었던 남성 지배 사회에서의 여성의 운명을 가감없이 그렸다. 특히 '푸른 배낭을 맨 남자'와 '5박 6일'이 시선을 끈다. '5박 6일'은 1980년 세칭 '서울역 회군' 뒷 이야기를 다룬 실록적 요소가 강한 작품
2020.02.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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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간을 아까워했다. 죽음은 모든 살아 있는 것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동물도 죽을병이 들거나 상처를 입으면 괴로워하기도 하고 저희들 나름의 치료법도 있으리라. 그러나 죽음을 앞둔 시간의 아까움을 느끼고, 그 아까운 시간에 어떻게 독창적으로 살아 있음을 누리고 사랑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건 인간만의 비장한 업이 아닐까."-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박완서타계 9주기를 맞이한 소설가 박완서의 중·단편작 10편을 묶은 책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가 출간됐다. 그중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암으로 사별한 남
2020.02.12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