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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나라 3-5세 아이들의 80% 정도가 보육시설을 이용하며 그중 30%가 국공립 시설을 이용한다고 한다. 유치원 과정이 거의 필수적이 된 것도 선진국형 복지혜택일 수도 있지만, 일부 사립유치원의 경우 한 해 10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말을 들으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기도 한다. 필자도 6살이 되었을 때,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려는 부모님께 유치원 대신 학교에 입학시켜 달라고 떼를 써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형을 따라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었다. 그때 어린 필자의 마음에는 학교보다는 아침에 만나 놀 수 있
2012.05.2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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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하버드, 스탠퍼드, MIT와 같은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선진 한국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글로벌 인재의 양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일류 기업을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방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교과서를 강의하는 것으로는 2% 부족하며 세계 최초 및 최고의 문제를 해결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 현장을 체험하는 학생들과 그들을 지도하는 교수들이 구성하는 연구중심 대학이 글로벌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그래서 정부는 BK21(브레인 코리아), WCU(wo
2012.05.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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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5월 18일은 일본의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우리나라의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가 발사되는 날이다. 아리랑 3호는 1999년 아리랑 1호, 2006년 아리랑 2호에 이은 광학(optical) 위성으로 우리나라의 지구관측위성을 대표하는 위성시리즈이다. 아리랑 1호는 1995년부터 1999년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미국의 TRW사와 함께 공동개발한 국내 최초의 실용위성이었다. 표현상 국제공동개발이지 위성개발 경험이 전무했던 우리나라의 경우 실제는 TRW사를 선생님으로 모시고 위성개발의 ABC를 전수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2012.05.0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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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3월의 주말은 밭에서 돌 골라내기로 시작되었다. 많은 수확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더 큰 이유는 동네 주민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봄이면 동네 주민에게 밭을 일구어 달라고 부탁하는데 작년에도 돌이 많아서 돌 튀는 소리가 요란했고 경운기가 망가질까봐 도와주던 주민을 보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던 기억이 있다. 쭈그리고 앉아 몇 시간 동안 돌을 고르고 모아 밭 가장자리로 치우는 일은 지루하고 고통스럽지만 3월이면 반복하고 있다.돌을 주워 치우다가 문득 광고카피가 떠올랐다. 돌밭에서 돌을 고르고 줍는 것은 사소하고 주목받지 못하며 반복
2012.04.3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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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History)는 승자(He)의 이야기(Story)라고들 말한다. 간단한 이 한 문장에 숨어 있는 냉혹한 현실을 자세히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자포자기식의 푸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하지만 최근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1등만이 기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 같으면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1등부터 2, 3등이 약 60-70%를 차지하며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잡히는 것이 보편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삼성의 매출이 일본의 내로라하는 기업 5개
2012.04.2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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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이 살아남는 세상이라고 한다. 승자독식으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인터넷의 발전으로 정보의 유통이 빨라지면서 1등 상품으로 쏠리는 현상은 더욱 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승자독식은 경제용어가 아니고 전쟁용어다. 몽고의 군대는 전쟁에서 이기면 가축과 부녀자를 약탈하고 포로를 잡았고 원나라에는 고려의 왕세자가 볼모로 북경에 끌려가서 원나라 공주와 혼인을 하여 강제로 혈연을 맺었다. 임진왜란에는 왜군들이 조선인 12만 6000여 명의 귀나 코를 전리품으로 베어다 묻어 놓은 '귀무덤'을 만들어 놓았다.장기판에서 볼 수 있는 초나라와
2012.04.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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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 꽃망울이 움트기 시작하는 4월. 몸과 맘이 바쁜 사람은 선거를 며칠 앞둔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만은 아니다. 불과 20일 앞으로 다가온 대전세계조리사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벌써 행사장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리사대회가 우리와 무슨 상관이지?'라며 대회의 정체성을 외면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들린다. 하지만 어떤가. 우리는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기 위해 춘천을 찾는다. 비빔밥 한 그릇을 먹겠다며, 물회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전주로, 포항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마다하지 않고 간다. 거기
2012.04.0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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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경제학에 해당하는 신고전 경제학자들의 전통적인 성장이론에 의하면 경제성장은 주로 자본과 노동의 함수로 정의된다. 즉 돈과 사람만 투입된다면 산출물은 기계적으로 나온다고 본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기술은 단지 부차적인 요소일 뿐이다. 그러나 동일한 양의 돈과 사람이 투입된다 하더라도 나라에 따라 또 회사에 따라 그 결과물은 확연하게 다르다. 그 원인에 대해 주목한 경제학자 그룹을 네오-슘페테리언들이라 부른다. 이들은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기술의 변화를 지적한다. 요즘의 방송과 신문을 보면 온통 4·11 총선에 관심
2012.04.0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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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금요일 오후 2시 46분. 약간 쌀쌀하지만 노곤한 오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오랫동안 드리울 크고 어두운 그림자가 덮친 것이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4개 호기 중 3개가 대지진으로 자동 정지되었다. 비상 디젤발전기가 지진으로 정지된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 자동적으로 동작했지만 곧 밀려든 지진해일의 엄청난 바닷물에 멈추어 원전 내·외부의 모든 전원이 상실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일본 원전의 사고 소식은 우리나라에 저녁 뉴스를 통해 알려졌다. 언론
2012.03.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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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로 기억한다. 선생님은 일기를 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독후감을 쓰는 것이라고 하시며 이런 말씀을 덧붙였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 당시 어린 마음에는 이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책을 읽고 나면 독서 감상문을 쓰는 또 다른 숙제가 하나 생겼구나 하고 단순하게 받아들인 기억이 난다.또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씀은 제대로 새기지 않으면서 숙제를 하기 위해 책 냄새가 가득한 도서관에서 몇 권 되지도 않는 위인전을 친구들과 돌려 읽어가며 좋은 말만 골라내 독
2012.03.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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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과 품질관리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단어들로 보인다. 벤처기업이라 하면 구글,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젊고, 창의적이고, 실리콘밸리를 떠올리게 하고, 청바지 입고 근무하는 자유분방하고 창조적이고, 때로는 외골수 고집불통으로 보이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로 상징된다. 벤처기업의 신화들은 파괴적인 새로운 아이디어와 대학교 캠퍼스와 같은 자유로운 근무환경에서 만들어진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반면에 품질관리는 엄격함과 빈틈없음을 주제로 하는 주차 단속반, 생활지도교사나 납품검사관, 엄격한 군대의 훈련 조교, FM대로 원칙과
2012.03.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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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가수다' 시즌 1이 끝났다. 춤과 외모보다 가창력, 실력으로 승부하는 가수만이 진정한 가수로 살아남는 모습을 지켜보며 가수라는 직업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 프로그램이었다. 필자는 방송 프로그램의 배틀 형식보다 타이틀에 주목했다. 우리가 사회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저는, 본인은'이라는 표현으로 애써 겸손함과 객관성을 가지려고 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직업 앞에 '나는'이라는 1인칭을 써서 그 직업을 대표하는 자신감이 가수를 더욱 빛내주고 있음을 느꼈다.자신의 직업 앞에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은 무엇일까? 최
2012.03.0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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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UN OOSA(Office for Outer Space Affairs)에서 주관하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COPUOS)'에 참석했다. UN OOSA는 1957년 러시아에서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지구 궤도에 발사 성공한 것을 계기로 우주(宇宙)라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국제적인 활동 규범을 논의하기 위해 결성된 유엔의 사무국이다. OOSA에서는 1967년 외기권조약을 비롯해 구조협약(1968년), 책임협약(1972년), 등록협약(1975년), 달조약(1979년) 등 5개 국제조약을 마련하고 오스
2012.02.27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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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7년 전의 일이지만 항상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기억이 하나 있다. 당시 전산학과 대학원 컴파일러 과목을 수강했는데, 한 학기 동안 미니 컴파일러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3-4명씩 팀을 구성하여 컴파일러를 만들고, 샘플 프로그램 하나를 정해서 컴파일한 후, 그 결과와 실행시간을 재보는 것으로 평가를 받기로 했었다. 최종 평가를 받는 날, 다섯 팀 모두 컴파일 결과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실행시간을 재본 결과 우리 팀은 0.1초 차이로 2등을 했다. A학점을 기대했는데 교수님의 평가는 냉정하게도 B로 나왔다. 아쉬운
2012.02.1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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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KAIST)는 연구중심대학이라 대학원생들이 학부생보다 더 많다. 교수로서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학생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은 짧게는 2년 길게는 9년도 된다. 이 기간 동안에 한 달에 한 번씩 개인면담을 하고, 수업과 세미나를 같이 하고, 연구수탁과제를 통해 정해진 연구테마를 같이 해결하면서 서로를 많이 알게 된다. 아마 우리 집의 아들딸보다 연구실의 학생들과 더 많이 같이 시간을 보내고 더 많이 대화하는 것이 아닐까?그 속에는 똑똑한 학생, 성실한 학생, 게으른 학생, 붙임성 있는 학생, 스승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모두 다
2012.02.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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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좋은 일자리 없어요? 은퇴하면 대전 와서 살고 싶어요." 수도권에서 생활하는 지인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심각한 교통체증 없는 곳, 대도심 한가운데로 맑은 하천이 흐르고, 도심 공기도 어느 도시보다 맑고 깨끗한 곳, 그래서 대전은 나이가 들어서든 젊어서든 살 만한 도시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수도권 밀집인구 중 한창 일하기 좋은 젊은이들이 대전기업으로 취업을 위해 이주해 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전은 생활하기에는 좋은 도시일지 모르나, 인재가 모이고, 그 인재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이 뿌리내리기에는 부족한 구석이 많은 도
2012.01.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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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과 2010년은 우리나라 우주개발에 있어 좌절의 시기였다. 세계 10번째 우주발사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민적 기대와 관심 속에 진행된 두 번의 발사는, 텔레비전 생중계로 전 국민이 시청하는 가운데, 안타깝게도 실패하고 말았다. 그동안의 많은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또다시 태양이 2012년을 밝히며 떠올랐다. 2012년이 나로호 우주발사체의 성공을 이끌어내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내느냐 아니면 또다시 깊은 시련의 늪에 빠질 것이냐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그 길이 우리가 아직까지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2012.01.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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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 년 동안 매년 200명 이상의 해외 원자력분야 인력이 대전을 방문하고 있다. 이 규모는 해당 국가의 원자력분야 전문인력의 전체 숫자를 고려할 때 매우 많은 편이다. 이들은 왜 대덕연구단지를 찾아올까?지난 12월 정부는 2012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10대 신기술을 발표하며, 10대 신기술의 금년도 매출 예상액은 22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였다. 금년 정부 예산 325조 원과 비교하면 이들 제품의 매출 규모가 얼마나 엄청난 가를 가늠하게 된다. 10대 신기술에는 국내에서 개발된 세계 최신 또는 최고 기술이 각각 5가지씩
2012.01.0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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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날씨에 눈발도 흩날렸지만 2012년 첫날은 어김없이 밝아 왔다. 제대로 일출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1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방방곡곡에 퍼져 있는 지인들로부터 여러 장의 일출 사진을 받고 보니 스마트폰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된다.임진년(壬辰年)을 맞이하며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우리의 역사 속에 깊이 자리 잡은 '임진왜란'(壬辰倭亂, 1592년, 선조 25년)이다. 율곡 이이는 1582년(선조 15년) 병조판서에 임명되자마자 국방강화를 주장하였다. "나라의 기운이 부진함이 극에 달했습니다. 10년이 못 가서 땅이
2012.01.02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