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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든지 다른 사람을 가르쳐야 하는 위치에 있다.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그리고 학교의 선생님은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만 하는 직업적 책임을 안고 있다.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잘 가르치는 것인가?우리 모두는 운명적으로 스승이어야 하기에 이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상대편에게 알고 해야 할 것을 가르치고 요구만 하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잘 못하면 나는 잘 가르쳤는데 상대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고, 잘 하면 내가 잘 가르쳤거나 혹은 상대편이 훌륭하기 때문이라고 쉽게 진단할 수 있
2012.04.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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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다. 긴긴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살갗이 터지는 아픔을 견디며 꽃을 피우고 잎이 솟아나는 자연을 비유한 말이다. 이런 계절에 우리에게도 잔인하리만큼 치열한 선거전을 치렀다. 선거를 하다 보면 승자와 패자가 나타나게 되고 웃는 쪽과 우는 쪽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선거에 대한 논공행상이 따르게 된다. 선거에서 떨어졌다고 반드시 부족하다거나 못난 것은 아니다. 인격이 훌륭하면서도 선거에 패배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는 현상이다. 선거철에 불어오는 바람은 그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2012.04.1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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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在獨) 철학자 한경철 교수가 쓴 책 중에 '피로사회'가 있다. '피로사회'는 현대사회를 단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데 삶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 만족은커녕 오히려 우울하고 스트레스는 점점 증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할 수 있어!'라며 스스로 억지 긍정을 하면서 끊임없이 '무한한 성공'을 독려한다. 그러니 피로할 수밖에 없다.화이트 헤드는 '피로'를 '이성'의 반대 개념으로 본다. 이성이 삶의 엔트로피를 줄여주는 보약이라면, 피로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독약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
2012.04.1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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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의 선거운동이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정당·후보자 진영의 유권자에 대한 구애도 뜨거워지고 있다.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어떤 정책과 공약을 내놓고 있는지는 언론이나 공보물 등을 통해서 봤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운동이 종반전으로 향해 가면서 정책과 공약의 제안은 실종되고, 폭로와 비방성의 협박만 난무하는 것도 일정부분 감지되고 있다.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우리 손으로 선출한 대표자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그런 만큼 대표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거는 투표 참
2012.04.0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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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곳이다. 문맹률도 낮고, 대학 진학률도 높다. 대학 진학률만 따지면 미국이나 일본보다 높고 이스라엘과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 한국이 식민시대와 6·25전쟁을 치른 참담한 최빈국에서 오늘의 영화를 누리기까지는 이 교육열이 큰 몫을 차지하였다. 자원이 부족하고 인구밀도는 높은 한국과 같은 나라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교육, 특히 대학 교육의 힘이다.강남의 집값이 오르고 사교육비가 문제 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 교육 열풍 때문이다. 다만 지나친 입시 위주, 암기 위주의 교육 풍토는 개선해야 할
2012.03.2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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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정에 새내기 학생들의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활기찬 발걸음은 봄이 왔음을 확인시켜 준다. 새내기 대학생들의 활기찬 발걸음을 보면서 불현듯 대학은 왜 4년제 과정으로 정해졌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나름의 추론으로 풀어볼까 한다.대학은 우리 고유의 교육제도가 아니라 서구에서 발달된 근대적 교육제도다. 400년이 넘은 장구한 역사를 지닌 서구 대학 역사에 비해 우리나라 대학은 채 100년도 되지 않는 일천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근대적 교육시스템을 발전시킨 서구인들은 대학을 왜 4년제로 정했을까.
2012.03.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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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라는 한자어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의미이다. '스스로 그러하다'는 말이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지는 우주의 모든 존재나 상태를 말한다. 보다 엄밀히 말해 사람의 힘이 가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이나 강, 바다, 식물 및 동물 따위의 '존재 자체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지질적 환경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은 원래부터 또는 신의 창조로써 존재하는, 사람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존재 자체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상태'이다.
2012.03.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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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봄이다. 벌써 새봄, 속일 수 없는 봄이다. 봄기운을 가장 먼저 전하는 것은 바람이고 그 다음은 꽃이다. 봄이 되어 가장 먼저 피어나는 꽃은 매화. 어느새 남쪽 지방에는 매화꽃이 피었다는 뉴스가 있었다. 봄은 탄생의 계절이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한낮에 멀리 보이는 산의 능선도 부르르 떠는 것 같다. 진저리를 치는 것 같다. 그렇다. 봄은 또다시 떨림이고 진저리다. 며칠 전부터 우리 아파트 옆으로 흐르는 개울인 제민천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경칩 무렵에 운다 해서 경칩개구리. 물에서 사는 개구리들이다.
2012.03.09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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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는 정치·경제에 있어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근대와 현대사회에서의 중심이었던 서구사회가 약해지고 주변으로 인식되던 아시아, 남미국가들이 경제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있다. 부(assets)와 기회가 선진국보다 개도국에 더 큰 가능성이 열려 있고, 중국을 위시한 러시아, 브라질,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이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에 서구의 경우 노령화, 연금부담, 금융산업의 과도한 신용창출이 맞물려 재정악화, 저성장, 일자리 상실 등으로 힘이 약화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G2이다. 그러나 중국은 빠르게 발전하
2012.03.01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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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인기 방송프로그램을 보면 시청자의 참여가 활발하다. 시청자가 평가단이 되고, 주인공이 된다. 노래경연대회부터 퀴즈프로까지 그 영역도 다양하다.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통신의 발달과 이를 활용한 여러 매체의 눈부신 조합이 있다. 이제 대중이 주체가 되어 폭넓게 참여하는 프로가 대세인 것 같다.참여와 소통을 중시하는 시대적인 경향은 사회 각 부문에서도 나타난다. 신문기자가 스마트폰에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해 맹활약하고 있고, 정치인이 아니면서도 이 시대의 정치 아이콘으로 떠오른 대학교수, 기
2012.02.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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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공천 작업이 한창이다. 각 당은 적합한 후보를 가려낼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와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천 대결에 돌입하였다. 여야는 이번 총선에서 공천개혁을 통해 구태정치인을 물갈이하고 참신한 인물을 공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선 중진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정치인 물갈이론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만큼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개혁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그동안 한국정치는 사회에서 때 묻고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흙탕물로 변했다는
2012.02.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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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영하권으로 꽁꽁 얼고 충청권 일부에도 한파주의보가 발령되어 동장군이 기세를 부린다. 그러나 곧 입춘이 다가오고 새봄은 한 발 한 발 우리 곁으로 다가오리다. 그리고 입춘이 지난 2월 초순의 후반부터는 우리 충남지역 많은 학교들의 졸업식이 시작될 것이다.머지않은 옛날 60~70년대 중학교의 졸업식은 정말로 정이 있는 아름다운 졸업식이었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라는 노래 가사처럼 그간의 친구 간의 정이 넘
2012.02.0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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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학생복지처로부터 학과별로 전체 학생이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지도를 해 달라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졸업예정자를 제외한 학생 140여 명 중에 54명만이 신청한 상태였다. 국가장학금은 지난해 높은 수준의 대학등록금으로 인한 가계부담 완화 대책 마련으로 소득 7분위 이하 학생에 대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재정을 투입하여 평균 22% 이상의 등록금 부담을 경감해 주고자 국가에서 마련한 제도이다.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지원을 해 주는 이렇게 좋은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데, 신청도 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학생이 많은
2012.01.2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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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숨겨서는 안 된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한다. 더욱이 학교에서 명예실추나 평가를 염려해 은폐하려 한다면 이는 범죄행위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소한 다툼도 있고 사이가 안 좋을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의도적으로 반복해 괴롭히고 협박하는 것은 발본색원해야 할 일이다. 얼마 전 페이스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고견을 구한 바가 있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친구들이 댓글로 좋은 의견을 주었다. 실제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대안들도 제시되었다. 글을 읽으며 많은 사람들이 학
2012.01.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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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구역 개편을 둘러싸고 국회와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09년 국회 재적 의원 292명 중 67%인 183명이 현행 행정구역을 60~70여 개 등으로 광역화하는 행정 개편 방안에 대해 찬성했다.제주도 단일광역자치안 결정 이래, 경남 마산시-창원시-진해시, 경기도 광주시-성남시-하남시가 통합 결정을 하였고 전국에 약 60여 개 등 지자체별로 통합에 대한 불을 지폈다.최근 여야 국회의원 36명이 참여한 가운데, 영·호남 경계인 전남 여수·순천·광양시와 경남 남해·하동군·사천시의 6개 시·군을 하나로 묶어 '섬진강시
2012.01.05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