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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이완구 충남도지사로부터 눈에 띄는(?) 편지를 한통 받았다. 요즘 별로 쓰지 않는 누런 갱지에 장문의 글을 적은 2장 짜리 서신이었다. 천편일률적으로 인쇄된 연하장에 길들여진 탓인지 이 지사의 파격적인 편지에 눈길이 갔다.다소 고전적인 이 편지는 내용도 여늬 연하장과 크게 달랐다. 이 지사는 여기서 처음부터 끝까지 장항국가산업단지 착공지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60년대 인구 16만명을 자랑했던 서천이 인구 6만명의 낙후된 도시로 변했고 이 지역 경제의 유일한 희망인 장항산단 조성이
2007.01.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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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통합신당을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이 28일 ‘원칙 있는 국민의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내년 전당대회에서 평화개혁세력과 미래세력이 대통합을 결의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한 것이다.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에 절망하고 있으니 이를 희망으로 바꿀 책무가 있다는 것이고, 그 대안이 신당 창당이란 것이다. 신당 창당의 이유는 그럴 듯 한 데 국민들로서는 어안이 벙벙한 얘기다. 불과 3년여 전 열린우리당이 백년정당론을 앞세워 창당의 기치를 든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6.12.2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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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대 대통령 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은 아직도 혼란스러우며, 대다수 국민들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힘들게 삶을 꾸려가고 있다.이런 점에서 내년 12월 19일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국민들의 선택은 국가의 장래와 자녀들의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야 한다. 1987년 민주화 항쟁이후 대통령 직선제에 따라 선출된 역대 대통령들은 화려하게 취임했으나 쓸쓸히 퇴장했다. 임기말 뒷모습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 못했다. 그러면서 많은 유권자들은 지지후보에 대한 ‘환희’를 ‘아픔’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이제
2006.12.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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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1 : “신문에 보도를 해서 OOO이 처벌받도록 해주세요.”지난 10월 중순 허름한 60대의 한 아주머니가 본사 편집국에 찾아와 두서없이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배낭에서 낡은 서류뭉치를 꺼내 기자에게 내밀고는 “OOO과 그의 자식이 집을 빼앗고 나를 사기죄로 감방까지 보냈다”며 “억울한 누명을 벗겨달라”고 애원했다. 서류를 훓어보면서 OOO씨는 이혼한 전남편이었고 자식도 친혈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제보2 : “억울한 사연이 있는데 기사화해주지 않겠습니까.”지난달 초 본사 사회부에 전화를 건 30대 중반의 남성은 “아버지와
2006.12.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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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쯤 여야 5당 대변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떡복이 회동을 가진 적이 있다. 다분히 이벤트 성이지만 관심이 쏠렸다. 낮엔 브리핑과 논평을 통해 포화를 날렸지만 밤엔 막걸리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모습은 삭막한 정치판에 다소간의 여유를 보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지금은 어떤가. 아예 그런 이벤트마저 찾아보기 힘들고 정치판은 온통 일그러져 있다. 그 일그러짐은 범부(凡夫)에게서 그대로 뭍어 나온다. 혹자(或者)에게 물음을 던졌다. 지금의 정치권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냥 웃어 넘긴다. 냉소적인 웃음이다. 한 마디 해
2006.11.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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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웅진그룹이 국내 최대 태양전지 원료 생산회사의 둥지를 대덕테크노밸리내 대기업 부지에 틀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웅진그룹의 진출은 이렇다할 기업이 없어 전형적인 소비도시라는 평을 받아 오던 대전시의 이미지를 조금은 탈바꿈 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설되는 합작회사 ‘웅진에너지’는 생산공장을 내년 초에 착공 한 뒤 하반기 까지 1차 생산라인의 구축을 완료하고 오는 2008년부터 연간 70억원 규모의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2012년까지 연차적으
2006.11.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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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부동산 대책은 규제 일변도의 과거 대책과는 달리 공급을 늘리는 반면 돈줄을 조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2010년까지 수도권에 164만 가구를 공급하고 주택담보 대출을 규제해 투기 자금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아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게 정책의 골자다.그러나 여론과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공급만으로는 강남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처방이 될 수 없으며 치솟는 집값을 잡기에는 미흡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과거의 대책이 그랬듯이 약발없는 대책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
2006.11.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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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안되고 경제가 침체되면 간판 장사는 잘된다고 한다. 안되니까 간판이라도 갈아서 해보자는 심리때문인 듯하다. 관광지 식당은 보통 두가지의 특징을 가진다. 맛은 있는데 값이 비싸거나 싸지만 음식맛은 엉망이거나 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점이다. 관광객들은 눈은 즐거워도 마음이 상하거나 입은 실망을 하게된다.그래서 부득이한 경우를 빼고는 관광지에서 식사를 하기보다는 관광을 한후 조금 떨어진 곳에서 괜잖다 싶은 식당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만일 값도 적정하고 입이 즐거운 식당였다면 기억해 두거나 메모했다가 다시 한 번 찾아 보게
2006.11.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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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한을 세운 광무제 유수와 친구 사이에 얽힌 재미 있는 일화가 전한다. 유수는 한고조 유방의 한나라(前漢)가 왕망에 의해 망한 뒤 10연간의 대혼란을 잠재우고 실질적으로 나라(後漢)를 다시 세운 인물이다. 광무제는 오랜 국정 파탄과 전쟁으로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인재를 속속 등용했다. 그가 눈독을 들인 인물이 동문수학했던 죽마고우 엄광이다. 황제가 여러 차례 사신을 보내 등용하려 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황제가 몸소 그의 숙소를 찾아가자 엄광은 누운 채로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의 말은 단 한마디였다. “
2006.11.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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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실험이 가져온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잠재적 위협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예전처럼 사재기에 나서는 등 혼란스런 상태는 아니지만 북핵은 악령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가슴 한구석이 꺼림칙한 것이다. 북한과 직접 교역이 없는 상황이지만 사안이 심중한지라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계속적인 추진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조성사업이 당장 타격을 입고 있으며 각종 민간교류도 잠정 중단 상태다. UN 안보리 결의에 의한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고 국
2006.10.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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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흔히 인생에 비유된다. 모든 스포츠가 비슷하지만 특히 야구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처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가 자주 나오는 등 우리의 인생살이와 아주 흡사하다. 야구는 고민과 고민의 순간들이 이어지는 스포츠다. 보통 2시간 30분 이상 경기가 진행되지만 찰나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한다. 타자는 투수의 공하나 하나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살 길은 오직 그 공을 제대로 때려내는 길 밖에 없다. 안타를 만들기 위해서는 때로 대범해야 하고, 인내력이 있어야 한다. 그냥 열심히 방망
2006.10.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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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준비해 세련된 국정감사를 펴고 싶으나 여러 여건상 쉽지만은 않습니다. 사실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과 폭로, 한건주의가 훨씬 더 약발이 먹혀 들어 갑니다” 한 해 의정활동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충청지역 한 국회의원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안 있는 비판과 정책제시 등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의 목표지만 여야간, 계파간, 수감기관과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폭로와 정치공방이 올해 국감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한 국회의원은 ‘국감 10계’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늘어난 뱃살 걱정(피감기관 구
2006.10.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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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는 왕초보 수준이지만 예신(豫信)이란 말이 있다. 물고기를 낚기전 찌를 통해 사전에 신호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예신이 요란할수록 고기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많아지는 셈이다. 요즘 정치권의 화두는 온통 정계개편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대선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예신이다. 지난 5·31 지방선거가 끝나자 마자 민주당發 정계개편으로 정치권이 들썩이더니 최근엔 여당발 정계개편으로 난리법석이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정계개편이나 대선에 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면서 “때가 되면 여러 의견들이 나오
2006.09.2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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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장수의 재담, 장돌뱅이들의 걸쭉한 입담…· ‘그때 그시절’ 시골 5일장 풍경이다. 여기에 서커스단이라도 들어서면 금상첨화다. 곡예사의 묘기는 두고두고 사랑방 얘깃거리였다. 신나는 구경거리에 시골 촌로들은 별 볼 일이 없어도 너도나도 40리 장길을 마다 않고 나선다. 남이 장에가면 ‘씨오쟁이’ 들고 나선다는 속담도 이를 두고 한 말일 게다. 집주인 동냥 구경할 처지대전에 근래 보기 드문 큰 장이 섰다. 시골 5일장이 아니라 국내 건설업계 큰 손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엄청 큰 대규모 건설시장이 열린 것이다. 이름하여 ‘대전 서남부권
2006.09.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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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도박판으로 만든 사행성 오락게임인 ‘바다이야기’ 파문이 난리다.수많은 서민들을 파산과 가정 파탄으로 몰아 넣었다. 수십조의 자금이 도박으로 오간다니 도박공화국이란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이런 지경까지 오다보니 떠들썩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수사에,감사원 감사,정부의 대책마련 논란,여기에 정쟁이 더해져 혼란스럽다. 이틈바구니에서 정치권은 네탓내탓 따지고,상대의혹 부추기기로 정쟁을 벌이니 개탄과 함께 더욱 짜증스럽다. 사행성 오락 파문에 관련한 많은 문제점들이 돌출되고 있다. 시작부터 대응에 이르기까지 한심하다는 표현이
2006.09.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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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3기때 눈에 띄는 자취를 남기고 그만둔 광역단체장이 꽤 많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외자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이원종 전 충북지사는 바이오토피아 건설을 모토로 내걸고 적지 않은 성과를 일궈냈다. 심대평 전 충남지사도 전통 농업지역인 충남을 LCD와 자동차, 정유, 철강 등의 공업지역으로 변모시켰다. 기대와 희망 속에 민선 4기가 시작된 지 딱 두달이 흘렀다. 기초·광역자치단체를 막론하고 수장이 바뀐 곳은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지고 새로 들어선 단체장들은 선거공약을
2006.08.3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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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에 소재한 창원특수강(주)은 최근 창원시의 고품질 행정서비스 덕분에 제 2의 도약을 위한 기대에 부풀어 있다. 창원시 공무원들이 하천 물줄기를 바꾸면서까지 공장 증축을 허용함으로써 비용 절감 등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 선재 등을 만드는 이 회사는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공장 증축이 급선무였다. 이에따라 지난 2004년부터 공장 증축을 추진해왔지만 부지 확보에 애로를 겪어왔다. 공장 부지에 빈터가 있었지만 가운데를 관통하는 하천 때문에 증축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회사 측은 궁여지책
2006.08.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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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승.“고졸투수가 대학에 가지 않고 바로 프로에 입단해 다치지만 않고 4점대 이하 방어율로 매년 150이닝 이상을 꾸준히 던지면 충분히 가능하다. 내 기록은 첫 번째라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대기록 작성을 눈 앞에 둔 주인공이면서도 송진우는 우쭐대지 않는다. 오히려 팀을 위해서 자세를 낮춘다. 200승 도전 세 번째 경기인 지난 16일 인천 SK전은 그가 욕심을 부려 1-2이닝을 더 던졌더라면 대기록을 달성할 수도 있는 시합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기록보다는 5연패에 빠진 팀의 승리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투수코치가 마운
2006.08.1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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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국민들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정치권의 권력다툼까지 겹쳐 과연 이 나라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걱정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백년대계'를 책임질 교육부총리의 인사파문에 이어 새 법무장관 기용을 두고 정국이 요동치면서 여권 내 헤게모니 쟁탈전은 우리 정치문화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여기에 전시 작전통제권을 둘러싼 갈등도 불거져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한마디로 ‘대한민국호’가 제대로 항해하고 있는지, 선장과 선원들은 제대로 일하는지, 국민들을
2006.08.10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