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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수많은 교양과목 중에 ‘음악의 이해’라는 과목이 있다. 어찌 보면 어려울 듯한 이 수업은 꽤나 인기 있는 과목 중 하나이다. 대학에 거의 10개 정도가 설강되고, 교수님들 역시 정해진 틀이 없는 가운데 각각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이끌어 나간다. 학생들이 이 ‘음악의 이해’ 수업을 찾는 이유는, 짐작건대 어차피 꼭 채워야 하는 교양과목 중에 ‘음악의 이해’라는 수업은 학생들이 감춰둔 순수 문화에 대한 욕구를 어느 정도 채워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학생들이 이러한 문화적 욕구를 실행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
2006.10.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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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35년 영국 식민성(植民省)의 행정 직원은 372명에 불과했다. 그것이 19년이 지난 1954년에는 1661명으로 늘어났다. ‘태양이 지지 않는 대영제국’에서 쇠퇴하기 시작하여 관리할 식민지는 크게 줄어들었는데 식민성 직원은 오히려 5갑절이 늘어난 것이다. 이 모순된 현상에서 유명한 파킨슨의 법칙은 태어났다. 영국의 경제학자이며 사회비평가인 C. N. 파킨슨이 정리한 이 법칙은 공무원 수는 일의 양에 관계없이 계속 늘어나고 지출은 수입이 늘면 늘수록 그 만큼 증가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일의 양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공
2006.10.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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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건강 상태를 점검해 볼 때 우리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고유가 및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해 경기가 좋지 않았는데, 수일 전에 실시된 ‘북핵실험의 파장’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겉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를 위기에 처해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도 10일 국회 재경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핵실험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의 폭과 깊이가 보다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 대한 북핵실험의 충격이 그리 크지 않고 안정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2006.10.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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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보도된 국제비교에서 한국은 희비가 엇갈리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글로벌경쟁력 지수’ 평가결과로서, 한국이 지난해 19위에서 올해는 24위로 떨어진 것이다. 조사항목 가운데 정부부문 경쟁력에 직결된 ‘창업관련 행정절차 수’에서는 85위, ‘정부지출 낭비’에서는 73위를 각각 차지했다. 다른 하나는 미국 브라운대학이 실시한 ‘글로벌 전자정부’ 평가결과로서, 한국 정부가 ‘홈페이지 관리’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 198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것도 작년과 재작년에는
2006.10.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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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독일에서 발명된 자전거는 20세기 초 미국의 주요 산업으로서 수백 건의 특허권이 생겼고, 특허권자들 간의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미국 자전거 제조 업계에서는 특허 받은 자전거 기술을 모아서 공동으로 사용하고, 기술사용료를 받아 분배하도록 하였다. 이때 조직된 특허연합체가 특허풀(patent pool)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개별 특허 권리가 연합하여 특허풀로 결성될 때 그 위력이 발휘된다. 특허풀에 가입될 수 있는 특허는 일반적으로 원천기술에 해당되어야 한다.
2006.10.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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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술관에서 우연히 후배를 만났다. 열정을 가지고 해외에서 예술분야로 석사학위를 받아온 유능한 인재이자 가까웠던 후배이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하지만 이도 잠시, 그 후배는 인턴으로 근무하며 이곳저곳을 떠돈 지가 벌써 꽤 된다며 한가위 때 귀경하기 싫었다고 했다. “부모님 뵐 낮이 없어서요”라는 후배의 말은 너무나 마음 아팠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만 명이 줄었고, 15-19세 취업자도 4만6000명이 감소했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7.4%로 지난
2006.10.1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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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옆 잔디광장에 눈이 부신 하얀 건물이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대식건축물인 이응노 미술관은 흰색과 기하학적인 선들의 절제된 단순함으로 인해 언뜻 보기에 차가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진작부터 건축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건물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건물의 외관을 모두 백색시멘트로 건축한 것을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04년, 이응노 미술관의 설계자인 로랑 보드엥은 건물에 백색시멘트의 사용을 강력하게 권했다. 대리석과 같은 자연석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는 백색시멘트는 일
2006.10.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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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의 몸이 온통 곰보딱지인 까닭을 아십니까? 제 선조도 처음에는 회양목으로 깎아 만든 매끈한 나무공에 불과했다 하더군요. 그러나 사람들이 보기에 우리들이 하는 짓이란 멋진 탄성뿐이어서 많은 비거리를 내고 싶어하는 그들의 욕망을 채워주진 못했답니다. 하여 사람들은 여러 가지 궁리 끝에 쇠가죽 껍질 속에 삶은 깃털을 쟁여 넣고 말린 다음 나무망치로 두들겨대다가 앙증맞도록 단단한 공을 만들었다나요?문제는 오히려 그 다음부터였답니다. 힘센 사람들이 골프채를 휘둘러 상처를 내면 낼수록 골이 깊으면 깊을수록 저희들의 몸은 한결같이 가뿐해져
2006.10.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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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에서 ‘Korean Jinseng’을 타이틀로 한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적이 있었다. Korean Jinseng, 즉 고려인삼은 그 효능뿐만 아니라 한국 유학생들이 선물로 가져가는 최고의 품목 중 하나이다. 세계적으로 고려인삼은 귀한 약재임이 많이 알려진 탓이다. 선물을 줄 때도 뿌듯하고 받는 이에게도 생색이 나는 한국인으로서 많은 자부심이 담긴 선물인 것이다.이러한 고려인삼이 최근 미국에서 재배되는 유사인삼인 화기삼의 낮은 가격과 홍보, 마케팅의 파상공세에 밀려 점차 세계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방송보도는
2006.10.0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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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에서 놀다 해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너무도 예쁜 색깔이다. 돼지우리에서 일하시는 아빠를 불러 보라고 했다. 아빠는 노을이라고 했다. 우리 언니도 저런 아름다운 해를 보고 있을까?”너무도 진솔하고 순수한 마음이 담겨있는 일기였다. 서산 B지구로 인해 만들어진 넓은 농토, 그 가운데에 살고 있는 현진이는 서해 바다와 노을을 바라보며 살고 있었다. 부모님이 바쁘시기에 들꽃 한 송이와도 이야기하고, 기어가는 개미 한 마리가 친구가 되기도 했다. 현진이는 자연을 알고 자연과 벗하며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아이였다.“선생님 이게 뭐예
2006.10.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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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연휴가 끝났다. 이제 곧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대학가는 본격적인 취업전쟁이 시작되고 동시에 졸업시즌이 가까워온다. 졸업을 앞 둔 대다수의 대학 4학년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취업관련 전공서적, 외국어 그리고 취업정보와 고된 씨름하며 취업을 위한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활의 마지막 시간을 불태우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2월 대학교 졸업식장에서의 장면이 눈에 선해 마음이 편치 않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어렵게 취업이 된 학생들은 그나마 생기 있고 희망찬 얼굴로 졸업식장에 부모친지들과 함께 참석하여 졸업장도 받아가고 사진
2006.10.0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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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해외 전시회에 참가 차 유럽에 갔었을 때의 일이다. 현지 딜러의 저녁식사 초대를 받아 약속장소에 갔더니 뜻밖에도 그곳은 식당이 아닌 T자동차 판매 전시장이었다. 어쨌든 안내를 받으며 번쩍거리는 고급 세단 사이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갔더니 전시장 위층에는 아주 잘 꾸며진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이 있었다. 레스토랑의 대기시간에 여유가 있어 나는 잠시 1층으로 내려와 매장에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들을 둘러 보았다. 전시장에는 나와 같은 사람이 여럿 눈에 띄었고 막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일행들도 자동차 모델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가족인 듯
2006.10.0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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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인 3차 대전의 발발 또는 다른 원인들로 지구상의 모든 공기와 땅과 물이 오염되고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그 후….’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공상과학소설 또는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이다. 이러한 설정은 사실을 근거로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명백히 픽션이다. 그렇다면 환경오염에 의한 인류의 멸망은 단지 영화 속에서만 실현 가능한 것일까? 얼마 전 그렇지만은 않음을 시사하는 발표가 있었다. 일본의 아사히그라스재단은 올해의 ‘세계환경위기시계’가 매우 불안한 상태를 의미하는 9시 17분으로 지난해보다
2006.10.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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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적막한 한가위 가을 저녁, 어떤 영혼이 저 깊은 강에 닿은 적 있을까? 허연 갈꽃 몇 자락 꺾어 고요의 입구로 들어가 본다. 하얗게 고개 떨군 갈꽃 주위를 살펴본다. 잠자리 꽁지만한 손가락으로 물그리메 그릴 때마다 여기 저기 황망히 몸을 피하는 저 피라미떼, 내 눈보다 먼저 돌이 그들을 품는다. 누구라도 발자국 끌고 와서는 강을 보지 못하리라.지금은 다만 속울음에 잠긴 갈대의 속삭임에 귀 기울여 보자. 눈을 들어 무섭고도 서늘한 허공에 문득, 이마를 묻어 보자. 비가 와도 바람 불어도 쉽게 휩쓸리지 않던 생의 오지에 황홀한 마지
2006.10.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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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대명절 중 하나인 추석.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로 음력 8월 15일인 ‘가윗날’이라 하여 ‘한가위’ 또는 가을을 세 등분한 초추, 중추, 종추로부터 ‘중추절’이라 칭하기도 한다. 설날엔 떡국을 먹듯, 추석엔 송편이 대표음식으로 자리하며, 수확의 기쁨과 함께 일가친척이 모여 추수차례, 즉 조상을 기리는 감사의 제를 지낸다. 미국에도 이러한 추석이 있다. 양력으로 11월 넷째주 목요일로 추수감사절이라 하며, 가을의 수확 끝에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날로 우리의 추석 못지 않게 대단한 명절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의 송편처럼 미국에서
2006.10.0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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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우리 학교가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체험환경교육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런데 계획서를 제출하신 선생님께서 전근을 가셨으니 내일 오전까지 이 프로그램을 담당하실 선생님께서는 말씀해 주세요.” 올 3월, 교감 선생님께서 직원회의 시간에 걱정을 하시면서 어렵게 말씀을 꺼냈다. 다음날 아침 교감 선생님 얼굴에 큰 근심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래 내가 도전해서 어린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해볼까?’ 이런 내 생각을 말씀드리자 너무 기뻐하시는 교감 선생님을 보며 열심히 한번 해 보리라 다짐하였다. 3월 중순부터 어린이들
2006.10.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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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세고 나면 오는 25일에는 보궐선거가 있다. “바빠서…투표장에 가기 귀찮아서…누굴 뽑아야 할지 몰라서… 누굴 뽑아도 별로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에 …” 투표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국민 여론 조사 결과로 나타난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통령 선거도 아니다. 일부 광역 지자체 장 후보들을 제외하고는 누가 누군지조차 잘 알 수가 없고,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예상되는 투표율은 45% 미만, 어쩌면 더 떨어질 수도
2006.10.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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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전국적으로 예년보다 뜨겁게 대지를 달구고, 열대야로 잠 못 이루게 하던 여름이 지나자마자 푸른 하늘빛으로 물든 천고마비의 계절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연중 최고의 시절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평일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집 주변의 산책로를 걷기도 하고, 여기 저기 문화행사에도 참가하면서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이런 호사를 누리면서 문득 지방이 아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면 이런 생활이 쉽게 가능하겠냐는 생각이 든다. 엄밀한 의미에서 대전을 지방으로 치부하기에는 곤란한 점도 있다. 특히 KTX가 개통되
2006.10.0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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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의 쇠퇴가 눈에 띄게 빨라지는 것은 도시 성장속도와 비례하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원도심 문제는 비단 우리에게 국한된 일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CEO의 여러 가지 덕목 중에서 최고의 덕목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된다. 그만큼 불확실성 시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수를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최근 백화점, 대형할인매장 등이 개발붐을 타고 원도심의 생명력인 재래시장을 잠식하여 매출실적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있는 실정을 모르는 이는 없다고 본다. 대전의 26개 재래
2006.09.28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