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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다문화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어색하지도 않다. 한때 단일 백의민족으로서 대단한 자부심으로 살아간 때도 있었다. 먼 옛날의 이야기다. 시골에서는 다문화 가족이 다반사다. 하지만, 공동체 문화 속에서 그들과 공감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명나라 말 청초 호남성 출신 사상가이자 학자 왕 부지는 출생지가 다른 사람끼리 한 지역에서 산다는 것은 문화적으로 대단히 불편하여 마치 말과 당나귀를 교접하여 노새를 낳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는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공감의 어
2022.01.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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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연찮게 지역의 한 대학생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 그는 코로나 19가 터졌던 2020년 대학 새내기가 되었으나 2년이 흐른 지금껏 캠퍼스에 간 날은 손가락으로 꼽는다고 한숨부터 쉬었다. 그에게 비대면 영상 강의는 낯설고 모니터에 등장하는 교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은 어색하기만 했다. 하루종일 집에서 온라인 강의에 몰입하기가 답답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그러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 영상강의에 적응하고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게 편안해진 스스로에게 놀랐다고 한다.더욱 신기한 사실은 지난해 하반기 백신접종이 확대되면서 위드 코로
2022.01.0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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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은 세계 벌의 날이다. 2017년 유엔은 생태계 보호와 인간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념일로 제정했다.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세계 인구 90%의 영양 공급원인 100종의 작물 중 70종은 길들여진 벌과 야생벌에 의해 수분된다.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은 꿀벌 같은 꽃가루 매개 곤충들이 사라지면 과일과 채소 값이 급등해서 한 해에 140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꿀벌은 전지구적 생태계 유지 및 인류의 생존을 위한 식량생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올
2022.01.0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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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누구라도 공감하는 과학도시이다. 올해 대전시는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글로벌 과학도시로의 비전과 함께 '과학으로 잘사는 도시', '과학으로 즐기는 도시', '과학으로 편안한 도시', '과학으로 세계화된 도시'등 4개 목표와 12개 세부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명실상부한 과학수도 및 글로벌 과학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대덕특구 재창조사업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렇게 과학중심 도시 대전을 대표하는 것들은 수없이 많다. 대덕연구개발특구, 카이스트, ′93 대전엑스포, 사이언스페스티벌 등이 그것이다. 그중 '과학으로 즐
2021.12.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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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지 2년, 이제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2020년 국민여가활동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8년에 비해 문화예술 활동과 관광 등 여가활동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반면 산책·걷기 수요는 10%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발 맞춰 숲이 인접한 주거지역인 '숲세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이 같은 변화에 따라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도시숲' 등 생활 밀착형 숲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 정책의 영향
2021.12.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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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바꿔"요즘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정치권의 화두다. 낡은 것은 거두고 새로운 법과 제도의 혁신이다. 물론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새로운 법과 제도에 대한 당위성은 차치하고서라도 혁신은 쉽지 않다. 국민과 상대 정파(政派)를 설득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혁신의 어려움은 동서고금을 통해 마찬가지다. 조선 중기 율곡 이이는 조선 왕 선조 앞에 돈수백배(頓首百拜)하고 간청한다. "왜적과 오랑캐 침입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군대를 양성할 것을 주청(奏請)하옵나이다." 율곡은 선조 앞에서 10만 양병설을 주장하고 있다. 그
2021.12.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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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스위스, 호주'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수돗물을 바로 마실 수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든지 나오는 수돗물이지만 안타깝게도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발표한 수돗물 안전 국가는 많지 않다. 그나마 대부분은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유럽지역이고 아시아에는 6개국,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지역은 단 하나도 없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가 수돗물 안전국가로 분류된 이유는 지질적 특성이 크다. 지구의 물은 태양에너지로 인해 순환하게 된다. 지구의 물 순환은 나라를 가려 일어나는 것이 아니지만 대륙간 지질적 특
2021.12.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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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장면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선명한 기억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도솔다목적체육관에 마련된 서구예방접종센터가 처음 운영에 들어갔다. 수세적인 방역에서 벗어나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손에 쥔 기분이었다. 접종센터에 도착한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표정도 그랬다. 어르신들은 가족과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팔을 걷었다. 또 한 장면을 꼽으라면, 지난 11월에 열린 대전 서구힐링 아트페스티
2021.12.1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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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뫼'는 논산(論山)의 옛 이름이다. 신라 경덕왕 때는 황산(黃山), 1656년 유형원의 동국여지지(東國輿地誌)에는 답산(畓山)이다. 답(畓)은 논, 산은 뫼 '논뫼'다. '논뫼'다리(답산교)도 있었다. 1757년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논산리(論山里)가 등장한다. 논이 산처럼 많은 곡창지대이다. 필자는 2011년 전 공직 은퇴 후 4년간 은진미륵의 반야산 기슭에 자리한 지역인재 양성의 요람 건양대학교에 다닌 인연이 있다. 나의 고향 대전 못지않은 따스한 애정이 있다.논산은 17세기 충청유교문화의 중심지요, 기호예학의 산실이다.
2021.12.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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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내와 남편이 벚꽃 진 가로수길 밴-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아내는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지만, 남편은 끝까지 듣지 않고 중간에 말문을 가로막는다. 지루해한다. 남편은 문제 해결형 모델로 목적과 그에 부합한 결론을 듣고자 할 뿐이다. 반면, 아내는 남편과 정서를 나누는 대화를 하면서 공감대를 느끼고자 한다.공감(empathy)이란 상대의 입장과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는 것으로 아내는 남편이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의 장황한 설명에
2021.12.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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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은 대전 구도심의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전쟁 등 역사와 함께한 대표적 산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 8군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고, 전술적 차원에서 패배의 아픔과 남쪽 끝자락은 민간인 학살이라는 아픔도 간직한 곳이다. 보문산은 1960년대 말부터 대전의 대표 관광명소였다. 한마디로 종합테마파크였다. 케이블카, 야외수영장, 놀이기구, 야외음악당, 시루봉 등 즐길 거리는 물론 유명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어린이들에게는 소풍지,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장소, 친구들끼리는 우정을 키우는 곳, 직장인들에게는 막걸
2021.12.0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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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한 거리두기 완화조치가 시행됐으나 코로나 팬데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병균은 인류 문명을 바꿔온 인류 역사의 낯익은 불청객'이라고 했으며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까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어느 곳을 가든 마스크를 쓰고 식당에 들어갈 때 체온 체크와 출입등록을 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됐고 일부 전문가들은 일상 회복이 된다고 해도 다시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한다.단계적 일상 회복에도 불구하고
2021.12.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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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大望)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헛수고다. 사전에 실리지 않은 단어다. 흔히 대망론을 얘기하면 야마오카 소하치, 시바 료타로의 소설 '대망'을 떠올린다. 누군가 최고권력자를 꿈꾼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헌정사 관점에서 보면 대망론은 특정지역 인사가 여럿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서 생겨난 신조어 비슷한 개념이다. 국민들의 강력한 여망을 받았던 김대중의 호남 대망론은 IMF 경제위기에 힘든 국민들이 준비된 그를 수용하여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다. 대망이 이루어진 셈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김종필, 이회창, 반기문 등 충청권 출신
2021.12.0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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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교통건설국장을 맡은 지 어느 덧 1년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분주한 출·퇴근길 바삐 움직이는 시민들과 혼잡한 도심 도로를 보면 잠시 생각에 빠지곤 했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복지를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해야 할까? 부단한 고민과 검토를 통해 '시민의 관점에서 시민 맞춤형 공공교통 정책을 추진해야겠다'는 정책방향을 설정했다. 공공교통의 통행비용을 줄여 시민의 부담은 줄이고,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목적지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이러한 방향이 고려된 교통정책이 바로 마스(MaaS
2021.12.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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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1월 13일부터 지방의회 운영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민선 지방자치 부활 32년 만에 이른바 '자치분권 2.0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은 그동안 지방정부에 쏠렸던 힘의 균형을 조정함으로써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에 이바지하는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중에서도 지방의회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방의회 의장에게 부여하는 '의회 인사권 독립'이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간
2021.12.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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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인파 해외로", "내장산에 단풍놀이 인파 몰려" 2년 전 가을까지 우리가 뉴스에서 보던 익숙한 장면이다. 그렇게 우리는 해외로, 국내 다른 고장으로 떠났었다. 여행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여행을 출발하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여행을 통해 새로운 풍경, 새로운 음식, 새로운 문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일 것이다.이처럼 여행은 새로움과의 만남이다. 그러나 코로
2021.11.23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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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곯던 시절 우리는 황금 들녘을 바라보며 풍요로움을 느꼈다. 풍요로움 뒤에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이 있었다. 녹색혁명에는 오늘날 식량 증산을 가능케 해준 기적의 발명품 화학비료가, 백색혁명에는 겨울철에도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을 수 있게 해준 획기적인 농법인 비닐하우스가 그 근간을 제공했다. 녹색혁명과 백색혁명의 기적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적지 않았다. 화학비료는 우리 농토를 산성화시킨 주범이 됐으며 방치된 영농 폐비닐은 우리의 땅과 대기를 오염시켰다.지난달 제266회 서산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농산물 증
2021.11.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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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오징어게임'이 83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 전 세계 시청자수8200만명의 신기록을 세웠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는 주가를 시총 12조까지 끌어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오징어게임'콘텐츠를 83개국에 동시 서비스 할 수 있는 넷플릭스는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사실, 넷플릭스는 미국 내 작은 DVD 대여점에서부터 시작했다. 인터넷 기술의 발전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장기간 기술개발과 투자를 통해 전 세계 유료 구독자 1억 5,160만명을 보유한 공룡기업으로 성장했다.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인
2021.11.1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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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 다양한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어느 것 하나 녹녹하지 않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사회가 진화하면 할수록 교육 역시 복잡하게 얽힌다. 대학입시 제도를 수능 중심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종합생활기록부 중심으로 할 것인가? 등 의견이 분분하다. 그와 같은 정책들은 교육 문제 해결의 한 방안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복잡하게 얽힌 교육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간단하게 말해서 복잡할수록 간단명료하게 접근해야 한다. 학생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함으로써 각자 학습
2021.11.16 0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