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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장마가 끝이 났다. 올 장마는 53일로 최장기간 기록과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기고 사라졌다.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건만 또 태풍이 온다 하니 걱정이 앞선다. 수해복구를 위해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 이 또한 무사히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울음소리도 들리는 것이 곧 수확의 계절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주변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학교 다목적 강당, 공공기관 실내체육관 등을 임시거처로 사용하는 것을 많이 접했다. 말 대로 임시로 사용하는 곳으로 이재민들은 이
2020.08.2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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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며칠 전만 해도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큰 파도가 또 다시 밀려 오고 있다. 그 근저에는 자연환경과 대결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인류 발전의 패러다임과 자연의 역습이라는 맥락이 있다는 사실을 바로 보아야 할 때다. 인간의 본성이야 쉽사리 바뀔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팬데믹과 자연재해가 일상화된 요즈음 앞으로의 환경은 새로운 기준에서 접근돼야 할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뉴노멀(New Normal)에 대한 생각을 할 때가 됐다. 뉴노멀은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기
2020.08.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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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쌓은 '바벨탑' 산샤댐은 전체 길이 3335m, 높이 185m, 954억위안(한화 16조 원)의 건설비를 투자해 1994년 12월부터 2006년 5월까지 12년에 걸쳐 시공된 중국이 자랑하는 기술 축척의 댐이다. 장지앙(장강)의 대표적 댐인 산샤댐이 만수위를 위협하며 붕괴설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은 봄부터 7월 말까지 홍수에 의한 피해를 해마다 겪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기후변화 영향으로 80여 년 만에 오랜 기간 폭우가 이어져 그 피해가 커져가고 있고 이를 지켜보며 걱정하던 우리나라도 북극과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찬 기류와
2020.08.1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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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교육부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사업의 목적으로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1년부터 5년 동안 총 18조 5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전체 학교의 20%에 해당하는 40년 이상 지난 노후 건물을 대상으로 미래학교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저탄소 제로(zero) 에너지를 지향하는 그린 학교, 미래형 교수 학습이 가능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마트 교실, 학생 중심의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공간 혁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학교시설 복합화
2020.08.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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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을 것처럼 끊임없이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난 아침. 뭉게구름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나도 모르게 "좋다"는 말을 반복하게 만든다. 온 지구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바쁘기만 했던 일상에서 '잠시 멈춤'을 배우고 자연에 쉼을 선사하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늘 바빠야 하고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교육받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하루를 살지 않으면 왠지 실패한 것 같고 뒤처진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20대 건축을 신봉하던 그 시절 하루를 분 단위로 나눠
2020.07.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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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사계절은 뚜렷하다고 한다. 꽃망울 터트리는 봄, 녹음이 짙어지는 여름, 수확의 계절 가을, 그리고 눈의 계절 겨울. 사계절을 생각하다 보면 벌써 한 해가 다 간 듯하다. 이 좋은 사계절 안에 끼어 있는 계절(?)이 하나 있으니 바로 장마. 누군가는 이를 두고 오(五)계절 이라고도 한다. 짧지만 무덥고 습한 기운으로 우리를 쉽게 지치게 하고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는 악마 같은 기간. 장마기간은 1개월이지만 많은 비와 이로 인한 습기로 그 피해는 결코 적지 않다. 해마다 장마철 비로 인한 피해는 반복되지만 좀처럼 예방이 쉽지 않
2020.07.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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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의 모습은 평소 뉴스 화면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지난 주 금요일 이후 또 다른 감상을 남기고 있다. 역사의 거대한 푸른 파도가 수많은 이슈로 소란스러운 광장을 당장이라도 쓸어 갈 듯 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서울시청이 가지는 무게감 때문일까? 우리나라에 수많은 지방자치단체의 청사들이 있지만 서울시청은 유독 논란이 많은 건축물이다. 서울시청, 정확하게는 서울특별시 신청사는 건축가 유걸의 작품이다. 2013년 공간지(誌)에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최악의 한국 현대건축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원래 유걸은 투명한 매스의
2020.07.1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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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피하거나 즐기기 위해 일정을 계획하고 여름철 필수 아이템 찾기로 인터넷서핑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싶은 7월이다. 휴가철이 다가오지만 해외는 언감생심, 국내 또한 거리두기 격상을 검토하는 상황에 중국에서는 이른바 흑사병으로 불리우는 '페스트'까지 발생했다 하니 첩첩수심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방역대응체계에 대한 다각적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때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용어는 건축에서 공간을 다룰 때 사용하는 언어다. 건축사의 능력은 공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형성해 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공간의 형태, 질서, 맥락 등을
2020.07.0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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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한창인데도 코로나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행스럽게 학교 내에서는 대규모의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지만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 어렵고 힘든 시간이다. 외국에서는 코로나 블루로 불리는 우울증과 무력감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나라 언론 보도에 등장하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스크로 인한 충돌 역시 장기간 지속하는 코로나 상황의 영향이 크다. 특히 학교에 가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의 스트레스는 상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에게 학교는 배움의 공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2020.07.0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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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다. 더워지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 현실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우리는 모두가 조금씩 지쳐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은 좀처럼 해소될 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코로나19는 모든 이들의 일상을 바꾸어 놓고 있다. 대면활동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삶의 활력마저 짓누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이라는 활시위를 당겨 자신의 심신을 화살 삼아 캠핑장이라는 과녁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도시의 삶이 팍팍하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코로나19로 자유로운 외부 활동 자제에 따라 잠시라도 자연을 벗 삼아 휴식을 취
2020.06.24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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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를 만나면 흔히 듣는 얘기 중 하나가 '이 정도면 공사비가 평당 얼마나 들까요'다. '평'이라는, 지금은 표준 단위가 아닌, 면적 단위가 여전히 일반적이라는 사실도 확인되지만 한편으로 건축을 위한 비용에는 공사비만 포함될 뿐 설계비나 감리비, 그리고 건축물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 같은 것은 아직도 주된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게 확인된다. 건축은 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건축물도 사람처럼 세상에 나온 후 끊임없이 돌봄을 필요로 한다. 청소는 물론 철 따라 꽃도 심고, 페인트도 칠하고, 낡은 설비나 부품들은 갈아 주기도 해야 한
2020.06.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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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다. 잠잠해지는 듯 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생활방역으로 다소 느슨해진 틈을 타 다시 우리 삶에 위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6월에도 거리마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보면 이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우울해지는 날이다. 젊은이를 뜻하는 라틴어 유니오레스(juniores)에서 유래된 6월은 6·10 민주화항쟁의 불꽃이 일어나 전 국민을 평화대행진으로 이끌고 6·29 선언이 발표되면서 한국 현대사의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또한
2020.06.1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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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진정되는 것처럼 보였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서울 이태원 클럽 이후 물류센터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겨울에 시작한 재난이 여름을 앞둔 지금까지 이어져 가장 힘든 것은 최전선에서 이를 막아내고 있는 의료진일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대구 동산병원 간호사의 '영웅이기 전에 인간이고 싶다'는 글은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일으켰다. 특히 눈길이 갔던 내용은 치료 현장에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간호사들에게 사전소통이나 예비교육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지시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게 하거나 숙소나 식사 등 적절한
2020.06.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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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가에는 '부캐' 열풍이 불고 있다. 유산슬, 김다비, 조지나, 카피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들이 자신의 본명이 아닌 설정을 통한 자신을 내세우며 또 다른 자아를 표현하고자 두 개의 캐릭터로 활동하며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방송사에서는 새 아이템을 찾고자 기획·제작을 하고 연예인은 그에 걸맞은 옷을 입기 위해 철저한 노력으로 기존 이미지를 잊게 만들었으며 시민들은 그들에게 환호하며 팬으로서의 지지를 보내고 있으니 이는 새로운 문화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시민들도 인터넷 또는 SNS 상에서 아이디나
2020.05.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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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이후 클럽발 코로나19 감염이 뉴스의 일단을 차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대표적인 역행 사례로 회자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궁금한 것은 대체 클럽이 어떤 공간이기에 코로나19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할까 하는 것이다. 반복적 비트는 심장을 흥분시키고 빠른 리듬과 엄청난 음량은 몸의 움직임만 의식하게 한다. 어두운 폐쇄 공간의 묘한 격리감은 사이키델릭(psychedelic·환각을 일으키는) 조명과 함께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한다. 춤출 공간 정도만 있으면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매력적이다. 클럽에서는 넓은 것이 반드시 쾌
2020.05.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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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건축은 많다. 아름다운 건축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좋은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두통을 달고 다니기도 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머리 속은 온통 프로젝트와 연관된다. 공간의 높이, 공간과 공간의 연결, 외부에서의 접근, 모든 시간의 분초가 공간과 조형에 매달려 있다. 길을 가다 또는 책을 보다 멋진 건물을 보면 멈춰 탄성을 지르며 연결고리를 생각한다. 좋은 공간은 기쁨과 환희를 만들고 행복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건축을 예술이라 말할 수 있다. 음악이나 미술처럼 작가가 본인의 이상과 개성을 마음껏 표출할 수
2020.05.1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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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학교 개학 일정이 발표됐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처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더불어 이번 사태로 교육 현장에서는 우리의 교육 방식과 현실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다양한 이슈가 드러났다. 의도치 않은 격리상황에서 정보통신 기술을 통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론과 인프라에 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다. 먼저 도시와 농·어촌 등 지역에 따른 교육 불평등 해소에 대한 적극적 해법으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또 한 명의 교사가 여러 학생을 대하는 기존의 일방향적인 일 대 다
2020.05.0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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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우리가 커피라는 기호 식품을 접하게 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다수의 사람이 알고 있는 상식으로 아관파천 당시 고종황제가 러시아 대사관에서 처음 접한 후 이 새로운 음료에 매료되어 다시 황궁으로 복귀했을 때 관료들에게 지시를 내려 다과를 들거나 연회 및 음악을 감상할 때 자주 음미했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 누구를 만나면 편하게 '커피 한잔할까' 하며 카페(Cafe)를 찾아간다. 카페는 프랑스어로 '커피'를 의미한다. 가벼운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휴게음식점으로 과거 유럽과 미국에서는 술은 마시지 않고 사교활
2020.04.2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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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초대형 온라인 자선 콘서트 'One World:Together At Home'이 열렸다. 레이디 가가는 피아노를 치며 '스마일'을 불렀고 팝의 전설 롤링 스톤스는 4명의 멤버가 화상으로 연결해 'You Can't Always Get Waht You Want'를 공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집과 같은 개인적인 장소에서 뮤지션이 기타와 피아노 등을 연주하며 이뤄졌고 한국 가수로는 슈퍼M이 참여해 'with you'를 선보였다. UN과 WHO, 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함께 주최해 코로나19에 맞서는 의료진을 응원하고
2020.04.22 0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