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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이라는 말이 있다. 일제강점기 한국인에 대한 통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일제에 의해 정책적·조직적으로 조작된 역사관으로, 일제의 한국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역사관을 말한다. 대체로 우리 민족을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에 지배돼 왔고 스스로 자립할 능력이 없는 정체된 민족으로 부각시켜, 그들의 한국 통치를 정당화시키던 의식이다.그런데 이 식민사관은 단지 일제강점기 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이맘 때 우리나라는 교육부 전 고위공직자의 발언으로 술렁인 적이 있다. 그의 발언 내용은 한마디로 민중 99%가 잘 먹여주기만 하면
2017.06.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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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래 인류는 평화를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구호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전쟁과 폭력과 무질서가 난무하고 있다. 핵무기의 발달은 평화를 보장해 주는 것 같지만 언제 파멸될지 모르는 전대미문의 공포 속에서 살도록 하고 있다. 산업의 발달은 풍요한 사회를 건설한다고 생각되지만 그 대가는 엄청나다. 환경은 오염되고, 자원은 고갈되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경제성장과 산업의 고도화는 복지사회를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그 결과로 수반되는 공해와 자원고갈과 에너지의 부족과 국제간의 정치적, 군사적 마찰과 불균형은 지구를 더
2017.06.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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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동네 아이들과 칡뿌리를 캐러 다닌 적이 있다. 해마다 봄이 되면 톱과 삽을 들고 산으로 칡을 찾아 헤맸었다. 조금이라도 더 큰 것을 캐 보려고 돌아다니다 다치거나 옷을 찢어 먹기 일쑤였다. 아이들은 팔뚝 만한 칡뿌리라도 발견하면 열심히 캐 동네 아이들과 나눠 먹거나 집에 가져오곤 했었다. 그러다 한 번은 지름이 약 30㎝에 가까운 칡을 발견한 적이 있다. 우리들은 신나서 열심히 땅을 팠지만 아이들 힘으론 역부족인게 사실이었다. 결국 몇 시간을 들여 파다 포기하고 말았다. 아쉬운 대로 드러나 있는 부분만 잘라 내고 또 잘
2017.05.3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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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禪定)은 고요한 곳에도 있지 않고, 또 시끄러운 곳에도 있지 않으며, 날마다 관련을 맺는 일에도 있지 않고, 생각하고 분별하는 곳에도 있지 않다. 그러나 먼저 고요한 곳이나 시끄러운 곳이나 날마다 관련을 맺는 일이나 생각하고 분별하는 곳을 버리고 참구하지도 말아야 한다. 만일 갑자기 눈이 열리면 비로소 그것이 집안일임을 알 것이다."실로 진리는 평범한 일 속에 감춰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주변에 언제든지 상존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마음의 눈이 열려 발견하고 들어내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2017.05.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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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무성영화가 한창이던 시절 헐리우드 코미디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찰리 채플린'이라는 배우가 있었다. 작은 더비 모자를 쓰고 콧수염, 헐렁한 바지와 커다란 구두 그리고 쪼이는 재킷에 지팡이를 들고 우스꽝스럽게 걸으며 특유의 엉뚱한 행동으로 웃음을 주던 배우였다.한창 특유의 표정 연기와 우스운 행동으로 유명세를 얻던 찰리 채플린은 어느 날 여행을 하다가 시골 마을에서 재미있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찰리 채플린 흉내 내기 대회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흥미가 생긴 찰리는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그 대회에 참가 한다. 대회에 참가한
2017.05.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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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우리는 일종의 직관적 통찰력을 통해 생명현상을 인식한다. 즉, 우리가 바위에 있는 토끼를 볼 때 토끼는 살아있는 생명체이고 바위는 무생명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지만, 무엇 때문에 토끼가 생명체인지를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생명체가 공유하고 있는 독특한 특성을 기준으로 생명체를 정의한다. 그러나 아기가 첫 호흡을 시작하기 바로 전이나 사람이 죽은 직후의 순간에 대해 19세기 철학자들처럼 우리는 '정의하기 어려운 어떤 요소가 특정한 구조의 집합이나 생명체의 과정을 부여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2017.04.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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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시절 친했던 인도 신부님과 담소를 나누던 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갑자기 지구상에 몇 개의 인종이 살고 있는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황인, 흑인, 백인 3 인종이 살고 있다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틀렸다면서 황인(남성, 여성), 흑인(남성, 여성), 백인(남성, 여성) 요렇게 6 인종이 살고 있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인기(호감도) 많은 인종이 누구인지 아느냐 하고 저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왠지 난센스 퀴즈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잠시 생각을 하던 찰나 인도 신부님이 대답을 이어갔습니다."세상에서
2017.04.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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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인간은 비판적이고 객관타당한 것이 아니면 용인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므로 선이 객관 타당적임을 밝혀서, 선이야말로 현대 또는 영원히 존재가치가 있는 참다운 수행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근대적 인간은 인간의 이성을 자각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 이성적 입장은 반이성적인 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에 항상 있게 되는 것이지, 반이성적인 것을 온전히 제거해서 이성적인 것만 있게 하는 것은 이성의 구조상에 불가능한 것이다. 이성적인 것과 반이성적인 것과의 대립은 이성의 근본 구조인 것이다. 이성과 반이성이 대립해서 이율배반되는 것을 상대적 이율배
2017.03.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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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TV는 보지 않고 다른 인터넷이나 폰 매체를 통해 정보를 자주 얻는다. 어용 언론들의 진실을 왜곡하는 선전과 거짓, 그리고 광고에 넌더리가 나기도 했고 다양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는 장점도 있는 이유에서이다. 얼마 전 여러 글들을 읽다가 페이스북 친구가 쓴 짧은 글을 보게 되었다. 글의 요지는 세상의 기득권자와 비 기득권자 간 갈등이 점점 심해질 거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기득권과 비 기득권의 개념을 나누기는 쉽지는 않지만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라고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요즘 TV 광고만 보더라도 그
2017.03.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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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더러 선을 말하라면 나는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 모른다. 절름발이 언어가 완전의 대변자 되기에는 불완전한 것임에야 내가 어찌 새삼스레 구설을 늘어놓으랴. 그러나 한 포기 꽃이 없는 시공에 자리를 갖출 때에 이 꽃은 곧 우주라, 나타낸 것을 두고 다시 우주가 있겠는가. 불완전과 완전이 다른 것이 아니니 불완전 속에 완전을 파악하는 것, 상대적인 것에서 절대를 보는 것이 이것이 선이리라. 우주를 파악하는 것은 이를 방하하는 것이며 이에 침투하는 것은 곧 이를 초탈함이다. 선은 알고 모름이 아니니 이는 지척이 천리다. 가로되 선은 종교라
2017.02.2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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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찮게 '사코와 반제티의 수난'이라는 그림을 보게 됐다. 이탈리아에 잠시 살았던지라 이름이 낯설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보게 됐고 나는 점점 이 사건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림은 아주 단순했다. 세 명의 인물이 애도하는 듯 흰 꽃을 들고 그림 중앙에 서 있었고 그들 앞에는 관 두 개가 있었으며 그 속에 죽은 듯 보이는 두 사람이 누워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장례식장이 아닌 어느 관공서(배경에 높은 계단과 큰 기둥이 보임) 앞 잔디 마당 같아 보이는 배경과 중앙 세 명의 인물들의 표정과
2017.02.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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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님, 오늘 제 마음이 몹시 불안합니다. 저를 좀 편안하게 해 주십시오.", "그대, 그 불안한 마음을 내게 가져 오너라. 내 그대를 편안케 해 주리라." 보리 달마와 혜가 사이에 주고 받았다는 유명한 '안심법문'의 한토막이다. 시대가 다변화 될수록 번뇌의 풍랑 또한 사나워져 가기만 한다. 까닭 모를 불안과 번민에 시달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어두운 상념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불행한 시대를 '불확실성의 시대', '자아상실의 세기'로 규정한다.눈부신 과학의 발달이 엄청난 변혁을 가져다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원초적
2017.01.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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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중반 산업 통상 자원부에서 이런 발표를 했다. '세계를 호령하는 한국 제품들, 세계 시장 1위'. 워낙 많아서 일일이 열거 할 수는 없지만 자랑스러운 일임은 분명하다. 반도체·자동차 부품·유조선 등 44개, 의류부속품·화학제품·섬유제품 등 21개가 세계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부품이라고 자랑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랑스러운 한국이 놓치지 않고 그동안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다른 모습은 없을까. OECD 국가 중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 노인 자살률, 남녀불평등(임금), 출산률,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산재
2017.01.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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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에서는 성탄을 앞두고 대림시기를 보낸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앞두고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4주간을 대림시기라고 하는데, 예수님께서 2000년 전에 탄생하신 것을 기억하고, 오늘날 예수님이 어떤 모습으로 오시는 지를 묵상하는 시기이다. 대림시기에는 4개의 초를 준비하고 4개의 초를 한 주에 하나씩 밝혀 간다. 가장 어두운 색의 초를 시작으로 대림 4주가 되면 제일 밝은 색의 초를 켜는 것으로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어두운 세상에 빛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기다리고 예수님이 오심으로써 세상이 더 밝아지
2016.12.28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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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말에 태어난 추사 김정희 선생은 젊은 시절 주위에서 명필이라고 추앙받으며 유명세를 탔다. "글 한쪽 써 달라" 혹은 제자들이 "체본을 써 달라" 요청하면 자신의 명필을 자랑하고 싶어 막 써 주었는데, 세월이 가고 어느 날 자신의 글씨를 돌아보니 남들에게 써 주었던 글이 너무 부끄러웠다 한다. 그래서 글씨를 써 주었던 집들을 찾아 다니며 돌려 달라고 했다. 또 제자들이 글씨 한 폭을 부탁하면 "먹을 갈아라"하고는 그 먹이 그릇에서 하루가 지나면 "먹 쉬었다"하고 버리고 다시 갈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말년에는 글을 잘 쓰지
2016.12.14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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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참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보통 사람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는 원래 예의도 상식도 없는 것인가', '단순히 힘의 흐름으로만 옳고 그름이 결정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 진심으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고 국민을 위한, 특별히 가난한 국민을 위한 정치였으면 좋겠다.구약성경에는 다윗왕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다윗왕이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밧세바를 취한다. 밧세바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 다윗왕은 우리야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곳으로 보내어 전사하게 만든다
2016.11.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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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많은 제자들과 함께 수행하고 있는 자리에서 한 제자가 "전생에 어디에서 어떤 인연으로 살다가 이 세상에 왔으며 또한 다음 생애에는 무슨 인연을 만나 어디에 태어날지 궁금합니다. 부처님 같은 성인은 아시겠지요"라고 부처님께 물었다. 사실 이 질문은 이 제자만이 해당 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생(人生) 모두의 질문이며 풀 수 없는 의문인지도 모른다. 부처님께서는 제자의 질문에 "이번 생에 네가 지금 받고 살고 있는 것들이 모두 전생의 결과 이니라(욕지전생사금생수자시·欲知前生事今生受者是)"고 말했다. 또 "내세에 어디에서 무
2016.11.16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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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서울에 일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이었다. 대전역에 내려서 용전동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늦은 밤이라 조금 망설여졌지만, 그래도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하루 만보 이상 걷기로 한 결심도 지킬 겸 걷기로 했다. 어느 길로 갈까 잠깐 궁리를 하고, 차들이 다니는 큰길을 피해서 오래된 옛길을 따라 걸어갔다. 대전천에는 풀이 많이 자랐지만 생각보다 냄새가 나거나 벌레들이 괴롭히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야간자습을 끝낸 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한 고등학교를 보니까 지각을
2016.11.02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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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한번씩 공상을 해 볼 때가 있다. 왕자의 신분에 곧 왕이 되실 분이며, 모든 신하와 온 백성이 우러러 보는 분이 무엇이 부족해서 출가를 하셨을까.당시에도 각국의 왕이며 대신들 그리고 제자들도 의구심이 있었다. 당연할지 모르는 이 질문에 부처님은 "내가 출가한 근본 목적은 生(태어나고) 老(늙어가고) 病(병들어가고) 死(죽는다) 때문이다"(중아함 권56 라마경)라고 답했다. 그 다음 이유로는 무명(無明)과 무지(無知)를 내세우셨다. 이로 인해 중생은 욕망과 욕심이 생기고 괴로움이 겪기 때문이다
2016.10.19 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