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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글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고 써야만 하는 글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강박에 사로잡힌 일이다. 쓰고 싶은 글은 안 쓰면 그만이다.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고 멈출 수 있다. 그래서 몹시 자유롭다. 반면에 꼭 써야만하는 글은 예정된 시간이 있다. 마치 알람시계처럼 정해진 시간이 있고 그때까지 마쳐야 한다. 글은 안 써지고 시간은 다가오고 언젠가 알람은 울릴 테고. 전혀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내 방식으로 행복해지기로 했다. 꼭 써야만 하는 글에 내가 하고 싶은 일, 생각, 주장을 투영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타협을 했다
2021.09.0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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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보 1호는 남대문이다. 1934년 일제가 정해 놓은 순서 그대로 맨 앞에 세우고 있다. 국보 보물을 줄세우기 한다면 , , 가 선두 다툼을 해야 되지 않을까?한글의 언어기능이야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훈민정음해례본에는 한글의 제자원리와 그 뿌리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 그 설명을 보면 철학성과 과학성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글은 우리가 한 시도 빠지지 않고 쓰고 있고, 앞으로도 남녀노소 누구나 영원히 쓸 말과 글이 아닌가?팔만대장경은 단순한 경전판각이 아니다. 일제치하처럼 나라가 사라지다시피 했는데도 간절
2021.08.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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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있어서 예측이란 번번이 빗나가기 마련이다" 인생이란 책을 쓴다면 첫 구절에 쓰고 싶은 첫 문장으로 선택하고 싶다. 방탄소년단 리더 알엠이 예능프로 유퀴즈에 나와서 코로나19 이후 일년 이상 공연을 못하는 것에 대한 마음을 토로하면서 했던 말이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를 예측하지 못한 삶의 격랑속으로 휩쓸고 지나가고 있는 중이다한 달이면 되겠지. 메르스나 사스처럼 우리들의 일은 아니겠지 등 하는 순간에 감염병은 우리들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지금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과학이 이렇게 발달하고 우주
2021.08.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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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코로나19 대유행 속 치러진 2020 도쿄올림픽은 전례 없는 무관중 경기로 이전 올림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하고 매일 들려오는 한국선수단의 승전보에 계속되는 무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내린 단비가 아닐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도쿄올림픽은 아깝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이 국민께 죄송하단 말과 함께 고개를 숙였던 예전 올림픽과는 달리 선수들의 올림픽에 임하는 자세와 정신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MZ(1980∼2000년대 출생)세대라 불리는 우리 젊은 선수들은 메달에 상관없이 자신의 기록 경신에 환호
2021.08.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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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는 300년 된 고택이 있다. 그곳은 단순히 유구한 세월을 간직한 집이 아니라 삶과 전통을 이어가며 오랜 세월 동안 삶의 향취와 애환 있는 대대로 사람이 사는 집이다. 오랜 세월 이곳을 지키고 있는 종가고택의 삶이 우리네 삶과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하며 집을 유지하고 지키는 주인의 집에 대한 철학이 있다.또 하나의 집인 나의 어린 시절의 집은 다섯 살인지 여섯 살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곳이다. 우리 가족이 이사를 하게 된 시골집은 허름한 흙벽으로 된 농가였는데 찬 바람 소슬하던
2021.08.1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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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출마선언 키워드가 '자유민주주의'다.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자유와 민주가 저항 받는다고? 누구나 할 말 다하고 사는 현실이다. 그러다 다음에 나오는 단어 '법치'와 연결해보니 이해가 갔다.자유민주주의와 법치가 각각 다른 조각으로 흩어져 있으니 선뜻 이해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을 "헌법질서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수호"라고 말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일견 자유민주주의가 침해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헌법질서를 흔드는 일은 진영의 논리 아래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정과 정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21.08.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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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도 말복도 지났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24절기가 무색하다고 하지만 입추가 되면 가을이 오고 처서가 지나면 더위는 한풀 꺾인다. 낮과 밤의 기온이 조금 변화가 온 듯하다. 새벽녘이면 발로 걷어 찾던 이불을 더듬거려 차가운 배를 가리게 된다. 며칠 전만 해도 밤 기온이 25℃를 웃도는 열대야 때문에 끈적한 몸을 선풍기 바람에 의지했었다. 밤새 선풍기를 틀고 자면 생명이 위험하다느니, 피부가 건조해져서 각종 피부질환에 노출된다느니, 갖가지 속설 때문에 선풍기 바람이 꺼려지긴 하지만 당장 더워 죽겠는데 어쩌겠나. 처서까지 보름 남짓
2021.08.1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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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 전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변이바이러스로 인해 좀처럼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작년 초 코로나 1차 대유행 때 앞으로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전과 후로 나뉠 것이며 코로나 전의 일상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코웃음 쳤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만 해도 여타 전염병처럼 몇 개월 조심하면 금방 좋아질 줄 알았던 마음이었는데 어느덧 마스크 착용이 아주 자연스러워진 것을 보면 인간 적응력의 한계는 없는 것 같다. 영어 표현 중 "Take it
2021.08.06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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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젖은 모래로 두꺼비집을 만들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가까운 개울에서 직접 모래를 퍼 날랐다. "두껍아! 뚜껍아! 헌 집 줄께. 새집 다오!" 왼손 위에 젖은 모래를 쌓고 조심스레 손을 빼면 손 크기의 공간을 가진 두꺼비 집이 만들어진다. 손을 뺄 때 조심하지 않으면 두꺼비집은 무너진다. 혼자보다 둘이나 셋이 두꺼비집 놀이를 즐겼다. 무너지지 않는 두꺼비 새집을 만드는 경쟁을 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솜씨가 좋아서 모양 좋은 두꺼비 집 동네, 요즘말로 하면 두꺼비집 타운을 만들기도 했다. 이쯤 되면 서로 경쟁하는 모
2021.08.0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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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는 300년 된 고택이 있다. 그곳은 단순히 유구한 세월을 간직한 집이 아니라 삶과 전통을 이어가며 오랜 세월 동안 삶의 향취와 애환 있는 대대로 사람이 사는 집이다. 오랜 세월 이곳을 지키고 있는 종가고택의 삶이 우리네 삶과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하며 집을 유지하고 지키는 주인의 집에 대한 철학이 있다.또 하나의 집인 나의 어린 시절의 집은 다섯 살인지 여섯 살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곳이다. 우리 가족이 이사를 하게 된 시골집은 허름한 흙벽으로 된 농가였는데 찬 바람 소슬하던
2021.07.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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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때 일이다. 중촌동 현대아파트 큰 누님 집에 얹혀살 때였다. 늦은 밤에 은행동 화실에서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중촌동 집까지 택시를 탔다. 목동사거리에서 KBS방송국, 목원대학교 입구를 지나 집 앞의 신호등이 없는 삼거리를 막 지났을 때였다. 강한 충격에 잠시 정신을 잃었다. 택시 운전기사님의 다급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부축을 받으며 택시에서 내렸다. 충격으로 뒷자석 시트 바로 뒤, 트렁크가 잘려 나간 택시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LPG 택시의 연료탱크에서 가스가 누출되고 있었고 터질지 모른다며 택시와 최대한 멀리
2021.07.28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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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을 꼽으라고 하면 대다수 사람은 노력과 재능이라고 답할 것이다. 학계에서도 수십 년간 목표 달성에 있어서 이에 관한 연구가 지속해서 수행되었고, 대표적인 연구로는 90년대 초반 에릭슨 박사의 연구를 들 수 있다. 에릭슨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분야별 최정상에 오른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들의 성공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재능보다는 아주 오랜 기간의 노력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글래드웰이 자신의 책 '아웃라이어'에 인용하면서 전 세계적
2021.07.2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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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5시쯤 작업실에 나온다. 태양이 뜨겁게 달구기 전 작업실에 도착해 이것저것 해치우는 게 버릇이 됐다. 열대야니 폭염이니해도 아직까지 새벽녘에는 일하기가 좋다. 바람도 시원하고 청량하다. 밤사이 비라도 뿌렸다면 적당한 습기에 익숙한 흙냄새도 올라온다. 비록 마스크 넘어 이긴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지구가 자전을 하지 않고 태양을 공전하지 않는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아침이 없다면, 밤이 없다면, 대지를 식혀줄 장치가 없다면. 다행스럽게 지구는 이런 장치를 지니고 있다. 동식물이 생장할 수 있는 조건 중에
2021.07.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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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우리가 볼 땐 해방군이고, 일본이 볼 점령군이지" 이런 댓글을 달았더니 윤희숙 의원이 현명한 해석이라 했다.'사관(史觀)' 역사도 일체유심조인가? 자기 보고 싶은 방향으로 본다. 신탁통치 3년은 우리가 점령당한 시간이 아니라 질서와 설계를 위한 우리의 시간이었다. 친일청산은 오히려 그 시간 이후 일이었다. 왜 그것까지 남의 손을 빌려? 신과 사귀려면 철학을 하고 사람을 움직이려면 수사학(修辭學)을 하라던가? 역사가 왜곡된 개인 사관에 따라 움직이니 수사학이 됐다.'울고 넘는 박달재'는 의병의 땅 제천에 있다. '박달'은 밝
2021.07.16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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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연이 모여 좋은 인생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 좋은 인연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잠시 스치는 우연이 인연이 될 수 있는 고리는 배려와 관심 그리고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다. 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의지는 때로는 그 인연으로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기도 한다. 진심이 담긴 말 따뜻한 한마디와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 타인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좋은 인연이 되고 관계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사람과 사람끼리 소통하는 에너지가 모여 세상을 함께 건너는 원동력이 되고, 삶의 가치가 되고, 인생을 전환하는 기
2021.07.1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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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이 다 되어 새로운 도전으로 오랫동안 꿈꾸었던 갤러리를 시작 했을 때 모두가 걱정과 우려를 했다. 이제 어떤 관점으로 보면 서서히 하던 일도 정리해 가며 살 나이인데 이제야 창업한다고? 누군가는 그렇게 걱정하며 비웃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달랐다. 1막 인생인 50살까지 유년기를 시작으로 성장하며 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워 성인으로 어느 정도 독립시키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던 나의 삶은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으로 사회와 환경이 강요했고 나의 욕망은 제거되고 순응하는 삶이 모두에게 평화를 선사하기에 그렇게
2021.07.0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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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 시작하면서 대학가는 봄학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여름방학에 접어들었다. 여름방학 동안 마무리해야 할 논문, 가을학기 수업 준비, 연구용역 등 많은 일이 산재하지만, 방학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에 여유를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지난 주말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고자 넷플릭스 영화를 검색하던 중 "그래도 지구는 평평하다(Behind the curve, 2018)"라는 다큐멘터리 시청하였고 오늘은 그에 관련된 얘기를 해 볼까 한다. 이 영화는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지구 평면론자(Flat-earther)들의 이야기를 다루
2021.07.0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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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간 정치권에서는 재난지원금의 지원대상을 두고 하위 80% 선별지급 소득 기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소득에 따른 지급 대상의 선별 없이 전 국민 보편지급을 하면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나, 선별지급의 경우 지급 대상을 선정 기준에 따라 지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7월 1일부터 실시된 사적 모임 제한 인원을 대전의 경우 8명까지 허용하고, 수도권의 경우 6명까지 허용하는 거리두기 개편안도 허용 인원을 최대 몇 명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
2021.07.0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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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7일 늦은 오후였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 사이, 누군가가 신문을 읽고 있었다. "코로나 기사가 한 줄도 없어 너무 좋네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그럴 리가 있나?" 한참이나 지난 2020년 1월 18일 자 조선일보였다. 버려진 신문을 주워 읽은 것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이전이었다.그 즈음 우리는 무척이나 평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텔레비전과 인터넷을 달구고 있어지만 늘상있는 일이어서 가벼이 치
2021.06.30 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