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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좌에 들어온 월급은 오래 머물 줄 모른다. 잠시 정차했다 지나는 간이역처럼 갖가지 구실을 남기고 금세 빠져나간다. 납작한 통장엔 갈증 같은 정적만 남는다. 돈은 원래 어떤 물건을 사거나 대가를 지불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겨난 것이니, 누구의 소유로 독점되는 것은 온당치 않으나 남은 잔고를 보면 허망하기 짝이 없다. 어떤 명목으로 들어오든 누구의 통장 속에 머물든 돈의 최종 목적지는 정해진 것이 아니지 않은가. 아쉽지만 내 돈이라고 마냥 움켜쥐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돈의 가치를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은 아무래도 현금이다.
2019.03.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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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국민 건강과 관련된 건강보험료 개편안이 시행되면서 국민건강보험료 부과기준의 변화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국민건강보험료는 세금은 아니지만 세금과 같이 강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준조세라고 불린다. 하지만 세금보다 조세저항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소득세의 경우 1년에 한 차례 납부하면 되지만 건강보험료는 매월 납부해야 하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하는 것이다. 건강보험료 개편안에 따른 가장 많은 문의를 받았던 내용 두 가지만 살펴보고자 한다. 건강보험료에 반영되는 소득은 어느 연도 분을 기준으로 적용할까. 보험료 부과를
2019.02.2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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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는 대출받는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예금이나 적금이 예금자가 누구든지 간에 같은 금리를 적용받는 것과 사뭇 차이가 있다. 대출금의 가격이 대출시점에서 돈을 빌리는 이의 신용상태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대출금리는 채무자가 갚아야 할 부담인데 채무자 입장에서는 본인의 대출금리가 얼마인지 사전에 알 수 없고 또한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더욱이 시중금리가 오름세인 상황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금리에 대한 민감성이 커지는데 반해 금융회사는 차주에게 적용되는 금리결정 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채무
2019.02.1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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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웃음으로 활기차게 시작한 보석 같은 2019년. 올해 시장 흐름은 어떻게 전개될지, 마치 여행이 시작되기 전 심장소리처럼 긴장과 기대감으로 두근댄다. 올해 칼럼의 첫 번째 테마는 일상에서 궁금했던 세뱃돈, 축의금, 유학중인 자녀의 생활비, 교육비의 증여세 관련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우선 세뱃돈도 세금이 있을까. 곧 다가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 부모님과 친인척 어르신께 세배를 하고 받은 세뱃돈, 결론은 '증여세 과세대상이 될 수 있다'. 세뱃돈도 재산을 무상으로 받는 행위이기에 증여세 과세대상이 된다. 물론 증여세법상 미성
2019.01.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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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자금의 융통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돈의 흐름이다. 가계든 기업이든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그 흐름이 원활해야 경제가 활성화된다. 금융은 기능상의 중요성 때문에 인체의 혈액에 비유되기도 한다. 추운 겨울철에도 혈액순환이 잘 되어야 수족냉증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가 접하는 금융기업과의 거래도 자금에 동맥경화가 걸리지 않을 만큼 빈번하고 일상적이다. 특히 인터넷뱅킹이나 자동이체 등 비대면 거래를 포함하면 동네 슈퍼에서 물건을 사는 빈도보다 훨씬 많은 편이다.그러나 금융거래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대리석 건물 벽면만큼이
2019.01.1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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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는 아니꼬울 정도로 인색한 사람을 얕잡아 본다는 뜻의 명사다. 흔히 구두쇠와 비슷한 의미로 쓰여 지지만 두 단어의 쓰임은 다르다. 자린고비는 자기 자신에게 인색한 사람을 뜻하고, 구두쇠는 남에게 인색한 사람을 말한다. 자린고비의 뜻도 흔히 상용되는 부정적인 의미의 명사와는 다른 긍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자린고비는 정말 존재했고 부자가 됐을까.충북 음성군 금왕읍에는 조선 후기 근검절약의 대가로 알려진 자린고비 조륵 선생(1649-1714년)의 유래비가 있다. 그의 절약정신을 기리고 국가 경제위기 극복의 정신적 지주
2018.12.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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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면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동안 계획했던 것들이 잘 진행되었는지, 가족 모두 무탈하게 잘 지내왔는지 생각해본다. 일상적인 것 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며 내년에는 현재의 환경을 고려한 현실적인 가계경제를 계획하거나 계획을 수정하기도 한다.올해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정책을 화두로 가계 부채 문제, 자영업의 쇠퇴, 부동산정책과 G2 무역 분쟁 여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시작된 금리인상은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가져왔고, 각종 악재에도 불구
2018.12.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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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소득세액을 결정하는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세액공제 해당 항목별 절세전략을 미리 체크하고 점검해야 한다. 국세청은 지난 6일부터 일찌감치 홈텍스 사이트를 통해 '연말정산 미리보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를 넘기고 후회하는 것보다 절세 전략을 꼼꼼히 따져보고 준비하는 연말 시즌이 돼야 겠다.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급여소득 근로자는 지난해 기준 1519만 명이다. 가족 중 1명 이상이 급여소득자라고 볼 때, 전체 가정에 미치는 경제적 규모는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해마다 연말정산을 하다
2018.12.0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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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모은 소중한 재산을 순식간에 빼앗긴다면 그 충격과 상실감은 얼마나 클까? 실제 많은 사람이 금융사기에 속아 하소연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곤 한다. 금융구제신청서가 하루에도 몇 건씩 발생하고 있어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하고 있지만 남의 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지만 마이동풍으로 흘려 듣기 십상이다.금융사기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파밍 등이다. 피싱(Phishing)은 개인정보(Private data)와 낚시(Fishing)의 합성어로 전화를 통한 보이스피싱과 문자를 통한 스미싱이 대표적이다. 파밍
2018.11.19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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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거부(巨富) 빌게이츠는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운이 좋았다는 건 운이 좋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가치 투자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투자 원칙은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다. 세계적인 부자나 투자가의 핵심 전략을 깊이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통찰력'이 핵심 키워드다.지난 달 29일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지며 심리적 마지노선을 뚫었다.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한 후 22개월만이다. 불확실성의 글로벌 금융환경과 금리인
2018.11.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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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만성의 의미는 사람에 비유된 뜻이지만 돈에 비유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처음부터 목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축을 통해 시간과 비례하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다양한 투자 형태와 수익 모델이 활용되고 있지만 저축을 통한 기본 틀은 변함없이 건재하다. 그러므로 정성과 인내의 산물로 저축은 충분한 상징성과 가치가 있다. 한 푼 두 푼 모아진 돈을 통장에 넣고 점점 불어나는 금액을 보며 작은 행복을 느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가계 예금비중이 사상 최저라는 발표가 나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18.10.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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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 창조한 가치로는 대표적으로 보험을 꼽는다. 흔히 '금융의 꽃'이라는 의미로 보험의 구조와 원리가 사람의 생애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금융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국내 보험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해 가구당 평균 가입건수가 12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보험가입 건수는 3.6건으로 보험시장 규모가 포화상태에 접어들었다.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보험의 중도 해약률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 특성을 뒤로하고 현재 시점에 기준을 두고 판단하는 경향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
2018.10.08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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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주관으로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생소해 보이지만 국민의 금융이해력을 측정하고 비교하는 지표로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지난 조사에서 66.2점으로 평균을 약간 넘는 수준을 받았다. 과거 IMF를 겪으면서 경제활동 핵심 연령대의 금융이해도가 높아진 것이다. 그런 영향 때문일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도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무용지물이고,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들도 정책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 모색하느라 모두 좌불안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2018.09.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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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창구에서 70대로 보이는 고객에게 스마트폰에 자사의 금융앱(응용프로그램)을 깔아주며 직원이 친절하게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으로 고객은 쉽게 이해한다는 만족스런 표정이다. 낯설고 거부반응을 보였던 몇 해 전을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이다. 이제 예·적금 가입, 대출, 보험, 자산관리 등 다양한 금융 업무 모바일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모든 금융권이 모바일과 인터넷을 활용한 핀테크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생활 전반에 자리 잡은 시장의 변화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비대면 금융거래를 위한 금융상품의 확대에도
2018.08.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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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운영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최저임금과 경기부진을 얘기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급여소득자를 부럽다고 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이렇게까지 어려울지는 몰랐다는 의견이다. 통계로 보는 시장 상황이 이를 반증한다고는 하나, 실제 자영업 운영 현장의 체감 온도는 더욱 심각해 보인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2017년 기준 568만 2000명이다. 2016년 대비 6만 8000명 증가했다. 올해 100만 명의 자영업자 폐업이 관측되고 있으며,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도 101.0으로 전월대비 4.5
2018.08.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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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찜통 무더위가 기승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위를 피해 피서를 가는 사람들도 있고, 가정에서나 회사 등에서도 냉방장치를 잠시라도 멈출 수 없고 농가에서는 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진땀이다. 축산 농가에서는 이미 닭과 오리, 돼지 등의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폭염이 지속되는 시기에 여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까를 생각해보게 된다.여름철 개인 자산은 휴가, 건강지수, 매출 감소 등으로 지출과 소비가 증대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근로자가 휴가를 100%
2018.07.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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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공격적인 자산축소와 트럼프정부의 재정적자로 신흥국은 달러화 자금조달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연준의 금리인상속도에 따른 달러화 랠리로 외채가 많고 경상수지 등이 취약한 경제여건을 가진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본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글로벌경제의 자본흐름에 글로벌 금융사이클(GFC)이라는 공동요인이 내재돼 있으며, GFC가 미국의 통화정책기조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한편 자본흐름이 신흥국경제에 붐-버스트를 동반하는 것은 스스로 안전자산을 생산하지 못하는 대신 위험자산을 공급하는 신흥국의 속성에서 비롯한다.
2018.07.1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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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디를 가더라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4차 산업 혁명'이다. 2016년 1월 말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회장인 클라우드 슈밥이 "4차 산업혁명은 쓰나미처럼 우리를 급습하고 있고, 곧 모든 시스템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말로 전 세계에 화두를 던지며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같은 해 3월 벌어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때문이다. 이 대결에서 이세돌은 4국에서 백 78수를 둬 이겼지만, 전체 대국에서는 1:4로 패배하게 된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진 이 사건은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
2018.07.0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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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은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업 이슈가 겹치며 보베스파 지수와 환율이 모두 불안정한 모습이다. 대내·외 여건들로 인해 브라질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달러 강세 영향도 존재하지만 브라질의 경우 최근 내부 변동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내부 이슈들이 완화된다면 성장 기대감에 반등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넘어야 할 산은 분명 존재한다. 브라질이 넘어야 할 첫 번째 산은 대선 이후로 연기된 연금개혁안의 실행여부, 즉 재정적자 축소에 따른 건전성 확보이다. 두 번째 산
2018.06.17 1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