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동물학자 아돌프 포르트만은 인간을 생리적 조산동물로 규정했다. 필자도 어렸을 때 송아지가 어미 뱃속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걷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던 적이 있다. 포르트만은 이렇게 태어나자마자 걸을 수 있어서 보금자리를 떠날 수 있는 동물을 이소성(離巢性) 동물이라고 했다. 그런 반면 인간은 태어나서 1년은 지나야 혼자 걸을 수 있게 된다. 이렇듯 태어날 때 운동기능이 없어 부모의 양육을 받아야 하는 동물을 취소성(就巢性) 동물이라고 했다. 사람이 취소성인 이유는 뇌가 크게 발달해야 하는데 온전히 발달해서 나오면 산도를 통해 나올 때 산모와 아기가 위험하기 때문에 뇌가 덜 발달된 상태로 출생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누워 있는 동안은 태교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엄마의 양육방식이 절대적이라는 의미이다.

에릭슨(Erikson)은 아기가 세상과 첫 대면을 하는 생후 1년 반 정도를 신뢰감이 발달하는 시기라고 했다. 이 시기에 아기는 부모의 양육방식을 통하여 환경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해 간다고 한다. 세상이 안전한 곳인지, 일관적이고 예측가능한지를 배우는 것이다. 이 시기에 어머니와 아기 사이의 모유수유를 비롯한 사랑스런 스킨십과 교감은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하여 건강한 애착관계를 형성시켜 준다. 이 애착관계는 평생의 삶의 자양분이 되어준다. 반대로 건강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삶의 기초가 부실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요즘 옥시토신 호르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옥시토신은 안정되고 따뜻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애착을 증진시키고 신뢰를 향상시키는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편도체와 전전두엽 피질 간의 연결성을 강화시켜 감정조절 능력을 증가시키고 두려움을 덜어주며, 뇌의 보상처리 기능 및 사회적 기능을 향상시켜 준다는 것이 연구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사이언스지의 발표에 다르면 애완견과 사람이 100초 이상 눈을 맞추었을 때 사람의 몸에서 옥시토신이 4배, 개 역시 40% 증가한다고 한다. 백배 공감이 된다. 몇 개월 전부터 애완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반가운 사람이 퇴근해서 돌아오면 오줌을 지린다. 때로 성가시게 굴기도 하지만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그 녀석이 우리 가족에게 옥시토신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양육시기를 놓친 아이에게도 애완견은 애착형성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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