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진단을 받은 엄마가 상담 중에 조심스럽게 묻는다. "혹시 ADHD가 유전인가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일까? 그런가 하면 아이에게 어려서부터 문제점이 보였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교에 진학해서 반항을 하고 소통이 안 된다고 찾아오는 부모님도 있다. 막상 상담과 검사를 해보면 심리적인 문제에 앞서 두뇌기능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훈육으로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너무 늦은 것 아닌가 하는 후회를 엿볼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나타나면 그 원인이 유전이라고 생각하든 양육방식이라고 생각하든 부모로서의 안타까움은 클 수밖에 없다.

아기의 두뇌는 생후 8개월에서 10개월 사이에 두뇌 신경세포 접합부인 시냅스 숫자가 최고에 달하고 12개월이 지나면 그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시냅스가 약 1000조 개까지 만들어지는 것은 유전자의 기능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냅스가 회로를 만들어 살아남느냐 아니면 사라지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아이의 경험과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오사카 대학의 야기 다케시 박사는 "유전자가 행동을 규정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유전자가 어떻게 작용하느냐는 환경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세포생물학자인 브루스 H. 립턴 박사도 "세포의 삶은 그 세포의 유전자가 아니라 세포의 환경 및 에너지 환경에 의해 지배된다. 유전자는 단지 세포, 조직, 기관을 형성하는 데 쓰이는 분자 수준의 청사진일 뿐이다. 환경은 이 청사진을 바탕으로 세포를 만들어 내는 건설회사의 역할을 하며 궁극적으로 세포가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환경에 의해 좌우된다"고 한다. 환경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뇌는 경험과 자극 즉 양육방식의 변화나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신경가소성이라 한다.

부모가 아무리 이상적인 교육을 한다고 해도 발달과정에서 완벽하게 양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모의 죄책감은 오히려 양육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발달과정에 대한 정보를 보다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부모 역할을 보다 기능적으로 수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작은 문제라도 발견되면 속히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신경가소성은 어릴수록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트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