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윤이는 초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다. 학교수업시간 중에 국어시간을 제일 힘들어한다. 태윤이는 글자를 천천히 읽을 수는 있지만 간혹 음소구분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마음이 급한 나머지 추측해서 읽거나 건너뛰어 읽기도 한다. 마음이 원하는 만큼 읽기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용 이해가 어렵고 간혹 엉뚱한 의미로 이해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정상적인 교육환경에서 자란다면 말을 배우고 글자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태윤이처럼 읽는 것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있다. 말로 하는 것은 잘 이해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종이 위에 쓰여 있는 글은 해독하기 어려워한다. 이를 `난독증`이라 한다.

글을 제대로 독해하기 위해서는 해독능력이 필요하고 또한 글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해독이란 문자를 소리로 바꿔주는 것을 말한다. 난독증 아이들은 해독단계에서 문제를 갖고 있다. 해독에서는 `음소인식능력`이 중요한데 이는 귀로 들은 말소리 속에 있는 음소 즉 자음과 모음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능력을 말한다. 난독증 아이들은 음소의 명료함이 덜 발달되어 흐릿하게 지각되기 때문에 빠른 분해 조립이 방해를 받는 것이다. 이는 언어회로의 신경생물학적인 취약성에서 비롯된다고 알려져 있다.

현실적으로 아이들은 학교에서의 학습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보는 글을 통해 접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문자해독에 문제가 있다면 그 어려움은 어떨까.

2017년 수능 국어 영역시험에 반영된 글자 수가 5만 7500자였다고 한다. 이를 80분에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이다. 난독증 아이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 예일대 샐리 세이위치 교수는 초등학교 3학년이 지나서 진단받은 읽기장애는 치료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한다. 뇌는 어릴수록 훨씬 유연해서 신경회로가 적절히 재배선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기발견은 매우 중요하다. 난독증 아이들에 대한 진단과 개입이 없으면 또래들과는 점점 더 벌어지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 교육현장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 아이들은 언어를 습득할 중요한 시기에 음운인식능력 훈련이 취약한 환경에서 자라게 된다. 우리나라도 난독증에 대한 이해를 높여 제도적 차원에서 조기발견을 위한 시스템을 도입해 난독증 아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때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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