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용(예담동물병원 원장)
최재용(예담동물병원 원장)
문화는 인간과 동물을 굳이 나누려고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말이다.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언어를 비롯한 의식주, 문학, 역사, 철학, 과학, 예술 등 공간과 시간, 경험을 공유한 인간들의 마음속, 미디어 속에 자리잡고 있는 그 무엇, 오감과 생각을 통해 흐르는 그 무엇.

어릴 적 기억을 떠 올릴 수 있을 때부터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필자의 주변에 늘 있었다. 그 때만 해도 개를 집안에서 기르는 일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깨끗하게 씻겨서 방안에서 기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곤 했었다. 나이가 들어 수의학과 진학하고 졸업하고 동물병원에서 근무하게 되는 몇 십 년 동안의 과연 우리의 반려동물 문화는 얼마가 바뀌었을까?

필자 본인의 생각은 사실 별로 바뀐 것은 없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모든 개들은 다 집 마당에 묶여 살고 있을 때부터 집안에 데리고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바뀐 것이 있다면 반려동물에 대한 필자의 지식이 어릴 때에 비하면 당연히 많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식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아진 지식을 활용해서 동물과 사람이 행복한 공존에 기여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식이 필자에게 의무감을 주었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하고 싶은 말, 원하는 것이 더 많아졌다. 어쨌거나 이러한 지식을 통해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문화가 더욱 성장한다면 좋은 일일 것이다.

우리 나라의 반려동물 문화는 초창기 애견 붐이 일어날 때에 비하면 많이 발전했을까? 수치화 할 수 있는 물질적인 지표의 상승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그때에 비해 별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집밖에서 크던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집안으로 들어와 살게 된 것 밖에 없다. 반려동물이라 함은 어떤 의미에서 과거에 비해 동물의 지위가 격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확실히 물질적인 면에서 반려동물의 지위는 격상되도 한 참 격상됐다. 하지만 그러한 반려동물을 기르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몇 십 년 전부터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예뻐했던 사람들은 지금도 예뻐하고 사랑한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무엇인지는 굳이 독자들에게 말하지 않으려 한다. 반려동물관련 방송을 보면 진지한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생각은 없고 순간순간의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만 난무하다. 이제부터라도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새롭게 고민해야 할 때다.

최재용(예담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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