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주화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스포츠 대회, 국제행사 및 기념일 또는 한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다. 일반적으로 귀금속 소재로 만들며, 예술적인 디자인과 기술 간 조화가 필요하다. 기념주화는 한시적인 발행에 의한 희소 가치성에 역점을 두고 그 나라의 독창적인 문화 및 세계 디자인의 경향과 흐름에 맞아야 한다. 작은 원형 귀금속 소재 위에 예술, 문학, 정치, 철학 등이 망라되는 디자인으로 한 나라의 얼굴 역할을 하는 특성을 가진다.

기념주화는 소재로 색상이 아름답고 변하지 않는 금·은·동 등 귀금속을 사용한다. 디자인의 표현에서 예술적 측면이 강조되고 주화의 품위를 제고시킴과 동시에 희소성 유지를 위해 발행량을 제한한다는 점이 일반 주화와는 다른 특징이다. 따라서 기념주화는 물건을 사고 팔 때 사용되는 예는 거의 없고, 화폐 보다 그 자체가 내재적 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주화는 1975년 발행된 `광복 30년 기념주화`이다. 기념주화 제조의 역사가 43년 정도에 그치지만 디자인의 수준은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1970년대는 기념주화 제조 능력이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부제(副題)를 배제하고 단순히 주제(主題)만을 부각시켜 행사 자체의 성격적 접근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이 많이 적용됐다.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기념주화는 우리나라 기념주화 제조기술과 디자인이 도약하는 전기가 됐다. 이후 기념주화 디자인은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주제와 부제를 조화시킨 현대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감각의 디자인으로 발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를 기념해 만든 월드컵 기념주화는 2002년 `주화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주화책임자회의(MDC)에서 금화 부문 `가장 아름다운 주화` 대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 발행된 한글날 기념주화는 가운데 에 구멍을 뚫은 특이형 주화로, 2008 MDC에서 가장 기술적인 주화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세계 기념주화 시장의 경향과 특징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제조가 활발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미국의 독수리, 중국의 펜더, 캐나다의 단풍잎, 호주의 캥거루,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기념주화 등 동일한 주제의 기념주화를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채택해 제조한다.

또 특이형 기념주화 제조에 심혈을 기울여 화려하면서도 품격이 있는 예술작품으로 그 가치를 높이고 있다. 원형을 탈피한 사각, 타원형, 비정형 등 다양한 형태의 기념주화도 선보이는 추세이다.

기법적인 측면에선 특정 부위를 강조한 색채 기법, 위조방지를 위한 잠상기법, 본래의 금속색상을 탈피한 도금기법, 소재를 각기 다른 색상으로 결합한 이원?삼원 소재 제품과 홀로그램 및 각종 보석과 유리공예를 접목한 특이형 기념주화 등도 나와 수집가의 구매를 이끈다.

앞으로 세계 기념주화 시장은 동전 없는 사회로의 변화 흐름에 맞춰 더 활성화되고 제조·디자인 기술도 한층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폐공사는 이에 대비, 기념주화 제조 신기술과 기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회성 행사와 관련된 기념주화외에 기획성 기념주화, 우리나라의 상징적 이미지를 채택한 지속가능한 시리즈 기념주화도 계획하고 있다.

전영율 (한국조폐공사 디자인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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