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의사의 동상, 기념관, 묘역 등 전국의 여러 곳에 산재해 있지만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에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진 매헌 기념관이 재정적자 때문에 한때는 전기료를 못 냈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위정자들이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앞에서는 잘 보살핀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기관장을 사표 내라고 종용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씁쓸함을 금할 길 없다. 올해로 임시정부 100주년, 삼일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많은 관심과 역사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체계적이 관리와 후손들에 대한 예우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방자치단체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정부차원의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 충의사에 방문할 때마다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전시관에 강희진 작품 `소설 윤봉길`이 눈에 들어왔다. 구입해 구글지도를 검색해가면서 내가 주인공처럼 몇 번 방문했던 상해의 기억을 더듬어 가면서 끝까지 읽었다. 시간과 능력만 주어진다면 소설 윤봉길을 쓰고 싶다. 필자가 중학교 시절 학생 모두가 성금과 철, 구리 등을 모아 윤봉길 의사 동상을 예산중학교 교정에 세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윤봉길 의사의 삶은 매헌이라는 호가 암시하듯 한 겨울 추위 속에서 향기를 내뿜는 매화의 고고한 기품과 충의 정신을 간직한 분이다. 독립을 위해 산화한 영원한 청년 윤봉길 의사 덕분에, 임시정부의 불꽃이 된 윤봉길 의사 덕분에 동상 앞에서 고향에서 감사의 마을을 가져본다. 오늘 따라 동상 옆 돌에 새겨진 `처처한 방초가 푸르거든 왕손이랑 손잡고 오게나!` 글귀가 눈에 크게 들어온다.
정해황(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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