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멈추고 확진자 동선 상권 초토화

맹태훈 취재2부장
맹태훈 취재2부장
암담하다. 일상이 정지된 듯한 모습이다. 곳곳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긴 터널을 지나는 것 같다. 대다수 국민들은 불안함과 공포를 넘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국내 코로나19 감염사태가 어느덧 50일이 다 돼간다. 이 기간 전국적으로는 6000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확산세를 키우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데 있다.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날(지난 1월 20일)부터 누적 확진자 1000명까지 37일이 걸렸지만 1000명에서 2000명까지는 이틀, 2000명에서 3000명까지는 단 하루 만에 돌파했다. 4000명 선은 이틀 만에 갈아치웠고, 5000명을 넘어선 것도 이틀만 필요했다. 말 그대로 국가 비상사태다. 확산일로의 코로나19 감염 차단과 확진자 치료가 최우선 과제인 이유다. 그렇다고 붕괴하다시피 한 지역 경제도 외면할 수 없다. 공장 가동을 멈춘 기업에서부터 확진자 동선에 따라 초토화된 상권, 시민들의 발길이 끊어진 시장의 영세 상인까지 온통 아우성이다.

우선 지역 기업들은 사태 장기화에 따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생산 차질 등 후폭풍이 적지 않다. 향토기업인 맥키스컴퍼니의 경우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생산라인이 멈췄다. 소주 소비량이 전년대비 40%이상 급감한데 따른 것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체 생산라인이 `올 스톱` 됐다. 이달 들어서도 예년대비 30-40% 출고량을 감소시킬 예정이다. 이 기간 생산라인은 부분적으로 가동된다. 한국타이어도 지난 1-2일 일부 생산라인을 중지시켰다. 재고효율화가 이유인데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는 차원이기도 했다. 유동인구가 매출과 직결되는 백화점들도 곤란한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메르스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확진자 동선에 따라 임시 휴점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호텔업계도 때 아닌 찬바람이 불고 있다. 투숙객은 급감하고 각종 부대행사는 취소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과거 전염병 때보다 인구 이동이 더욱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어 충격이 크다. 일부 호텔은 근무인원을 60-70% 줄였지만 운영 정상화에는 턱없이 부족한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여행업계, 대중국 무역을 중심으로 한 수출업계, 자동차 부품 업계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지역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외출을 꺼리고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확산되며 지역 요식업계를 중심으로 그로기 상태에 접어들었다. 임대료와 공과금 등 매달 800만원이 고정적으로 지출돼야 하는데 하루 매출은 10만원을 넘지 못한다는 한 상인의 이야기가 더 이상 푸념으로 들리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확진자 동선에 따라 해당 상권이 초토화되고 있는 것. 상권 내 일부 음식점은 휴업 안내문을 내건 채 문을 굳게 걸어 잠갔고, 그나마 영업을 이어가는 곳은 업주와 종업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100년 전통의 유성 5일장도 개장 이래 처음으로 임시 휴장을 결정해야만 했다. 유성대로를 따라 생업을 이어가던 노점상도 코로나19 종결까지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코로나 감염 우려만이 문제가 아니라 생계유지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셈이다.

이들 모두 지역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피해 최소화 또한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부와 자치단체가 각종 지원대책을 쏟아내며 진화에 나섰다. 그런데 현장에서의 체감도는 당국의 의지만큼 그리 높지 않은 듯하다. 오히려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상대적 박탈감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의 코로나 지원책인 `착한 임대인`의 경우 건물주에 따라 임대료 감면 또는 동결이란 경우의 수가 등장하며 지원의 사각지대가 발생했고, 지방정부의 긴급경영안정자금 확대 등도 결국 자영업자 개인들의 빚으로 남으며 체감도가 떨어지는 지원책이란 지적이다. 지금의 지역 경제는 전시(戰時) 상황만큼 위급하다 할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책이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전달되길 기대한다. 맹태훈 취재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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