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의 본질(스테파니 켈튼 지음·이가영 옮김/ 비즈니스맵 / 416쪽/ 1만 7800원)

미증유의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이러한 여파로 인해 전 세계의 경제 위기는 점점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4.4%로 집계된 가운데,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이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피하지 못했다.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미국도 -3.3% 수준의 참담한 결과를 떠안았다. 미국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이 "경기 침체는 인플레이션보다 위험하다 "고 언급한 만큼 지금의 경제 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역대급 확대 재정을 예고했다. 과감한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는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경제 부양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현시점에서 적자 공포증은 정책 결정에 발목을 잡는다. 재원마련 방법 등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선 캠프 TF 소속 경제학자인 스테파니 켈튼은 `현대 화폐 이론(MMT)`을 기반으로 독자들에게 그 해답을 들려준다.

우선 MMT란 자국의 화폐를 발행해 필요한 곳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해도 빈털터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필요한 만큼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국가가 망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런 주장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무조건 화폐를 찍어내기만 하면 된다는 건가"라는 등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이에 대해 저자는 "MMT의 주장엔 무조건은 없다. 제한도 있고 안전장치도 있다"며 "다만, 재정 적자가 제한이 아니다. MMT가 말하는 제한은 인플레이션이며, 안전장치는 완전 고용"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MMT는 국채 발행과 세금이 재원 마련의 필수 요소가 아니라고 역설한다. 국채 발행은 이자율 조절을 위해, 세금 징수는 지원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아직 MMT를 완전히 실현한 국가는 없다. 하지만 많은 국가가 MMT에 근접한 정책을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는 자연스럽게 MMT를 기반으로 한 경제 정책을 시도하도록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해당 이론을 적용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물론이라고 강조한다. 화폐 주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계 적자가 급상승 중인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서 MMT는 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카드로 고려해볼 만한 것이다.

또, MMT가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저자는 저서를 통해 누구나 두려워하는 재정 적자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주며, 재정 정책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책을 읽고 나면 MMT가 모두를 위해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불완전 고용에 피해 보지 않고 공공의 보호 아래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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