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에 물이 있었고 물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됐다. 물을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의 삶과 문명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원전 3200년 경 성립된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 유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나일강 주기 범람은 강변의 토지를 비옥하게 해주기도 했지만 때로는 예상외 큰 수위 상승으로 농지를 수몰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집트에서는 무엇보다 강 수위를 예측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고, 범람하는 강의 흐름을 읽고 예측하고자 했던 이집트인들은 결국 치수(治水)를 통해 찬란한 문명을 이뤄 낼 수 있었다. 우리도 시대에 따라 목표와 정책이 변해오기는 했지만 물을 다스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왔다.

1960년대까지는 농업용수 개발과 수력발전이 물 관리의 주된 목표였다.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대에는 수량 확보를 위한 댐과 제방 건설이 대대적으로 추진됐다. 1990년대 이후에는 대규모 댐으로 인한 수몰 피해와 상수원 수질오염이 새로운 관심사로 부각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뭄과 홍수 등 심화되는 기후변화 위기에 따라 수량, 수질뿐 아니라 수생태까지 포함, 물 순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통합 관리하는 새로운 물관리 모델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동안 치수 정책이 우리가 초래한 기후변화로 인해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 물관리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수량(국토부)과 수질(환경부)을 나눠 관리하던 이원화된 물관리 체계를 환경부로 통합한 이래로, 수질·수량·수생태계 모두가 균형을 이루는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물관리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당시 일원화는 하천관리 업무가 여전히 국토부 소관으로 남아 온전한 통합 물관리 실현을 이루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지난해 12월, 2022년부터 하천관리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진정한 통합 물관리의 실현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러한 통합 물관리 실현은 무엇을 변화시키게 될까. 많은 이점이 있겠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몇 가지만 추려본다. 첫째, 환경부와 국토부 간 사업 중복에서 오는 예산 낭비가 해결될 것이다.

한국정책학회는 하천정비사업(국토부)과 생태하천복원사업(환경부) 같은 양 부처의 유사 사업들이 통합될 경우, 향후 30년간 약 5조 4000억 원의 예산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둘째, 홍수 등 재난 발생 시 지휘·보고체계 일원화로 신속하고 유기적인 현장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홍수피해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전예방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하천을 비롯한 댐과 상하수도, 지하수 등 유역 내 물 순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추진이 가능해져 지역 특성을 고려한 유역 중심의 맞춤형 물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그밖에도, 부처 간 갈등 사전예방, 정책 일관성 확보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들이 창출될 것이다.

올해는 신축년 소의 해다. 우보만리, 소처럼 우직한 걸음이 만리를 간다고 했다. 물의 내일을 밝히는 일에 어찌 어려움이 없을까. 하지만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우직하게 한걸음씩 함께 나간다면 진정한 통합 물관리 실현이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하천관리일원화 실현을 준비하는 올 한해가 통합 물관리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세우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