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균형(최승필 지음)= 법은 시민의 합의로 만들어진다. 합의에 기초하지 않은 법은 형식에 불과하고 억압을 통해 더 큰 갈등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반면 합의를 잘 담아놓은 법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의미다. 합의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의 참여는 필수다. 이 과정에서 이익과 이해를 둘러싼 주장과 논쟁, 그로 인한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당한 권리 사이의 투쟁에서 중요한 것은 `균형적 합의`이며, 좋은 합의를 위해선 우리가 맞서 있는 현실에서 진실과 거짓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법학자인 저자는 `진실과 왜곡되지 않은 시민의 의지`만이 좋은 법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헤이북스·396쪽·1만 8800원



△엄마들만 아는 세계(정우열 지음)= 대한민국 여성들은 유교 문화와 보수적인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심리적 갈등을 억누르거나 숨기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겪는 심리적 고충은 엄마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고민들이 대부분인 데다, 개인의 문제로 국한시켜버리곤 해서 마음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 채 쌓여간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심리적으로 복잡한 엄마들만의 마음 문제를 하나하나 수면 위로 드러내는 작업을 시도했다. 뿐만 아니라 엄마들만 아는 세계에서 생기는 관계를 들여다보고 엄마들에게 필요한 심리적인 조언까지 균형 있게 담았다. 서랍의 날씨·264쪽·1만 4500원



△감시 자본주의 시대(쇼샤나 주보프 지음·김보영 옮김)= 우리는 `좋아할 것 같은` 취향이나 물건, 정보를 알아서 추천해주는 SNS 알고리즘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는 알고리즘을 소비하며 온라인 흔적을 남기고, 이는 감시 자본가들에 의해 수거돼 광고와 서비스를 생산해내는 데 사용된다. 이렇게 인간의 경험을 공짜로 추출해 은밀하게 상업적 행위의 원재료로 이용하며, 이것이 곧 권력이 되는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를 `감시 자본주의`라고 명명한다. 저자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IT 기업들이 모든 인간의 경험을 하찮게 취급하며 매 순간 우리의 삶의 조각을 수탈해 가는 이 시대적 흐름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학사상·888쪽·3만 2000원



△전원에 머문 날들(W.G. 제발트 지음·이경진 옮김)=문학연구가인 저자가 언급하는 작가들은 모두 시대 속에서 우울로 고통받았으나 글쓰기 앞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그들은 대체로 본국에서나 세계문학사에서 중심이 아닌 변방에 위치해 있다. `전원`은 소란스러운 중심으로부터 멀어지고픈 소망, 급변하는 세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느림과 정체 속에 머무르고자 하는 소망의 시공간이다. 저자는 각각의 이유로 전원을 삶의 토대로 삼고자 한 변방의 작가들을 소환, 고통스럽고 때로는 환희에 찬 고고한 삶의 기록을 이야기한다. 문학동네·228쪽·1만 5000원



△숲을 거르며 나를 톺아봅니다(손진익 지음)=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아라`라는 명상의 방법은 잘 와닿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시작한다. 명상에 접근하는 방법을 몰랐던 저자는 강원도에 정착해 자연스럽게 명상을 익히고 과거의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해 치유의 경험을 책에 담았다. 저자가 전하는 명상은 방법과 기술에 그치지 않고 따뜻한 글과 삶을 다독이는 메시지로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마음의 불안을 치유하고 본래의 나로 돌아가 삶을 채우고 싶다면 바로 이 책을 추천한다. 북산·288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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