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업 경제성 확실함에도
유독 충남에만 방지턱 높여
자존감 맞물린 현실 직시를

라병배 논설위원
라병배 논설위원
충남 서산민항 유치와 서해선 삽교역 신설을 둘러싼 충남과 정부 간 갈등 에너지의 내연 상황은 유감천만이다. 정부 재정 지원과 연동되는 까닭에 요모조모 사업 타당성과 관련해 따지고 드는 것까지는 이해된다. 그런데 두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및 균형발전성 지표, 부대효과 측면에 비추어 보면 갑갑해지는 정부다.

서산민항 건설에는 509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있고 삽교역 신설 예산은 228억 원으로 잡혀있다. 우수리 금액을 빼면 서산공항은 500억 원 짜리 사업이고 삽교역은 200억 원 남짓이면 감당 가능하다고 한다. 500억, 200억 사업이면 정책 결정권자 눈에 간단한 액수가 아니긴 하다. 단 그 돈을 투자해 얻어지는 경제성이 담보된다면 승인 피드백을 보내면 되는 것이고 또 그런 절차적 일 처리에 충실하라고 존재하는 게 국고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맡은 재정 당국이다.

500억 민항, 200억 역사가 특히 그렇다. 사업 타당성 및 적정성 기준에 부합하면 있는 그대로 귀결시키면 될 일이고 반면에 그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면 사업 여건이 숙성될 때까지 유예든 유보 등 방향성을 결론내야 한다. 대신, 잣대는 공평이 생명이며 동시에 정책 결정 과정에 오해를 부를 만한 임의성을 배제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시 500억 서산민항의 경우를 본다. 이 공항은 500억 신설 공항으로 사업비 규모와 시설 구축 면에서 크게 재정 부담을 안기지 않는다. 별도 부지매입이 필요치 않고 현 공군비행장 2개 활주로 시설 사용을 공유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어 가성비가 무척 좋다. 일찍이 국토부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도출된 경제성이 증명한다. 오는 2025년 개항 기준으로 항공수요는 무려 37만 8000명에 달한다. 이 조사에 포함된 기존 지방공항인 사천(17만1000명), 무안(15만명), 원주(12만3000명) 등 지표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이런 사실을 정부 당국에서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딴청을 피우고 있는 의심 정황이 역력하다. 양승조 충남지사 워딩에 따르면 "서산민항 예산 요구에 예비타당성 조사부터 밟으라" 했다고 한다. 알파시피 정부·여당은 28조 원대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엔 특별법 제정이라는 맞춤형 서비스를 서슴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이 0.2%도 안되는 서산민항 사업비 지원에는 모질다 싶게 군다. 대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500억 민항 발목을 잡고 있는 정부 방지턱은 200억 삽교역사 신설 앞에도 놓여있다. 국책연구기관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작업을 마무리 짓고 현재 기재부 손에 넘어가 재정사업평가 절차가 진행중에 있다고 하니 기대감을 가져는 본다. 그럼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내년 말 개통 예정인 서해선은 홍성-경기 화성 90km 구간에 7개 역이 건설되고 충남권은 홍성, 당진 합덕, 아산 인주 3곳에 정차역이 만들어진다. 문제는 홍성-합덕 25km 중간 지점인 삽교역 신설 여부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삽교역 신설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게 맞는다. 예산군 무정차로 인한 지역주민들 상실감을 감안해야 하고 공공기기관 이전을 앞둔 내포혁신도시의 성장에 따른 이용객 편의를 위해서도 삽교역 카드는 유효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국토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 재무성이 1.8 이상 도출된 데다 1일 평균 이용객이 8500여 명으로 예측됐다면 최소 2홈 2선 정차역 추가 설치로 가는 게 순리다.

서산민항과 삽교역 관철에 대한 지역민 의지는 강고하다. 국비지원을 해도 어디로 휘발되지 않고 실물자산으로 존속된다. 그런데도 뜸 들이며 시혜자연하는 것은 거북하다. 500억, 200억 짜리 사업을 위해 지역사회 각 단위에서 자세도 낮추고 있다. 지역 자존이 결린 문제인 만큼 정부가 응답할 차례다. 라병배 논설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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