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K-바이오 랩허브'에
전국 지자체들 일제히 눈독
최적지 대전 중기부도 알 것

라병배 논설위원
라병배 논설위원
중기부 주관의 `K-바이오 랩허브` 구축 공모 사업에 전국 지자체들 시신경이 온통 집중돼 있다. 빠르면 7월 중 최종 후보지 선정 작업이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사업을 따내는 지자체는 2500억 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다. 예산 배분 사이즈 면에서 웬만한 정책 단위들을 압도한다.

사업 지속성·밀도부터 엄중하다. `K-바이오 랩허브`는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한국 버전이다. 이 모델과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면 코로나 19 백신으로 성가가 높은 `모더나` 같은 바이오기술 기업이 스타트업 과정을 지나 스케일업으로 커가는 사례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시현될 수 있다. 이러니 중기부발 최대 정책 이벤트가 아니고 무엇인가.

사실 `K-바이오 랩허브` 구축 카드에 버금가는 후속 정책 버전을 만나기란 여의치 않다. 이 사업을 곧장 게임 체인저로 보는 이유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뛰어넘는 바이오 강국으로 가는 핵심시설이 주는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덧붙이면 우리 의·과학을 기반으로 ICBT가 융합하는 결정판으로서의 실물이 `K-바이오 랩허브`라고 이해하면 된다.

지자체들 유치 의욕이 넘쳐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중기부 접수 결과, 12곳이 이 사업 유치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정부 부처 특정 공모 사업에 대한 12대 1 경쟁률 기록은 가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반은 긍정적이고 반은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 거대 정책 이벤트의 장이 선 것이니 여러 지자체들의 경합 구도는 나쁘지 않다. 이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는 각각의 역량이나 기왕의 인프라 수준을 검증받아보는 것도 좋은 학습 과정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지나친 과열 양상은 공연히 매몰비용을 발생시킨다. 패자부활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K-바이오 랩허브` 구축은 단일 패키지 사업이다. 행운의 여신은 단 1개 지자체의 손을 들어줄 뿐이며 나머지 11곳은 예비 엔트리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니 최종 선정 결과 발표가 날 때까지 외양은 총력전을 표방한다 해도 내적으로는 혈전으로 흐를 개연성이 높다. 정치적 요소로서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게 되는 국면도 경계할 일이다. 어떤 경우에도 심사의 공정 잣대를 흔드는 교묘한 포섭 징후가 보이면 단호히 배격해야 하는 것은 상식의 영역이다.

정부 공모 사업에 적정수의 지자체들 경쟁은 무방하다. 다만 경쟁률이라는 숫자를 오독하면 곤란하며 오로지 우월한 조건을 구비한 곳이 어딘지를 놓고 중점 항목별로 평가해 최적의 후보지가 드러나게 해야 한다. 여기서 대전의 경우를 살펴보면 바이오 메디컬 특구와의 결합성까지 더해져 `K-바이오 랩허브` 최적지라는 지배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과기계 의료계 신약업계 등에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소리다. 일례로 대전 소재 바이오기업 창업 현황을 보더라도 상장사 12개, 비상장사 59개 등의 추정 가치만 16조 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토양에 `K-바이오 랩허브`가 들어서면 유니콘 기업들 부화를 돕는 줄탁동기의 묘수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흥행 만점의 이 사업은 중기부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대전 입장에선 또 다른 의미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오랜 시간 동행해온 중기부와 대전의 인연과 관련해서다. 그런 사이였으나 중기부 세종 이전 문제로 양자관계는 냉각 상황을 말끔히 정리하지 못한 채 작별의 시간을 앞두고 있다. 각자의 사정은 다르지만 중기부는 대전에게 이를테면 혼인관계를 일방적으로 끝낸 유책 배우자에 가깝다. 이 와중에 `K-바이오 랩허브` 공모 사업과 맞물려 서로를 대면하는 형국이다. 이로써 그간의 내적 불화가 씻기는 상황, 그 전변 확률에 베팅한다. 라병배 논설위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