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 태안해양경찰서 정보외사과장
이상길 태안해양경찰서 정보외사과장
지난 6월 주요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청받아 참석한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회원국을 뛰어넘는 성과와 국제적 방역대응 모범 사례로 유례 없는 국가적 위상을 높이 평가받았다.

게다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 7월 2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제68차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한국의 국제적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공식 변경했다. 이러한 지위 변경은 57년 만에 한국이 처음이다.

선진국(先進國, Developed Country, Advanced country)은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소득이 높은 나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경제지표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는 중국이나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 같은 나라는 선진국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격이 경제력 뿐만 아니라 군사방위력, 문화외교력, 방역 및 국제사회 기여 등 총체적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선진국 지위로 격상됐음을 국제사회가 공식인증한 것이다. 모든 국민이 자랑스러워 하고 기뻐할 만한 일이다.

다만, 지금까지 경제발전과정에서 생긴 소득 불균형과 빈부격차, 내수부진에 따른 어려움과 실업률 증가 등 각종 사회적 갈등의 어두운 도전을 함께 극복해야만 진정한 선진국으로서 지위를 당당히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제노포비아(Xenophobia, 외국인 혐오증)에 대한 치유모색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어촌사회는 출생률 저조로 인한 생산인력 감소와 고령화, 열악한 근로환경 등 일할 사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엄연한 현실 속에서 늘어나는 외국인 선원에 대한 임금체불, 하선거부, 강제노역 등 각종 인권 침해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란 점에서 최근 선진국 진입 소식에 대한 괴리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이제 더 늦기 전에 외국문화 이해 부족과 의사소통 부재로 인한 제노포비아를 극복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선진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다시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이는 무조건 난민 신청을 받아주고 불법체류를 허용하자는 말이 아니다. 공권력의 행사와 법 집행은 국적을 떠나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엄정해야 하며,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적 법의 잣대로 엄격하게 들이밀면 안 된다. 누구나 범죄를 저지르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하고 불법체류자도 범죄인 이상 법절차대로 강제퇴거 혹은 추방되어야 하지만, 반면에 합법적인 사증(비자, E-9, E-10)을 받은 외국인 선원이 적법절차를 거쳐 국내 입국해 어선과 양식장에서 근로를 제공한다면 이 또한 당연히 노동 관계법령에 따른 정당한 처우를 보장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외국인 선원이 어촌사회에 기여하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부터 인식해야 한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보듯이, 1960~70년대 가난한 시절 대한민국 청년 간호사와 탄광 노동자들이 이역만리 타국에 나가 얼마나 힘들게 고생했는지 외국인 노동자의 처지를 공감하는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누구나 외국에 나가면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국내에 있다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돈벌이 수단이 아닌 우리 사회 소중한 일꾼으로 기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일반 국민과 같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외국인 인권 보호는 임금체불이나 폭력의 금지라는 법제정과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권은 실천이기 때문이다. 이제 선진국 지위에 걸맞는 사회갈등의 실천적 해결노력과 책임적 역할을 국제사회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선진국 대한민국의 헌법이 보장하는 인권평등의 본질이 우리사회 널리 상식이 되는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해 본다.

이상길 태안해양경찰서 정보외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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