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로 정상화 레일 깔려
지역 현안 사업 동력 뽑을 적기
충청상임위장 '2+α'는 따내야

라병배 논설위원
라병배 논설위원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 상임위(위원장) 재배분에 합의함에 따라 국회가 리셋된다. 핵심 내용은 상임위원장 배분 비율인데 민주당 11개 국민의힘 7로 타결됐다. 의석수 비율에 따른 분배이며 누가 이기고 지고를 따지는 것은 무용하다. 정치라는 게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상생과 협치 동력을 뽑아낼 수 있다. 이번 상임위 재배분 합의가 증명한다. 이런 결과를 내기까지 1년 2개월이 소요됐지만 국회에 정상화 레일을 깔 게 된 것은 긍정적 신호다.

상임위 배분 문제는 국회 원구성 때엔 일종의 화약고다. 여야가 나눠 갖긴 해도 어디서든 분란이 잉태될 수 있어서다. 단적으로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도 협상의 물꼬를 트지 못하는 바람에 1당 독주 국회상을 그려왔다. 최악의 상황은 18개 상임위원장의 여당 독식이었다. 국회 바퀴는 굴러갔지만 국민피로감도 따라 증폭됐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다음 달 25일 상임위 재배분 합의에 기초한 야당 몫 상임위원장 선출을 기점으로 국회는 정상 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이는 충청권 야당 정치인들에게도 호재가 될 게 분명해 보인다. 21대 개원 국회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여당의 상임위 제안 몫을 전면 거부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임위원장을 맡을 기회를 원천 봉쇄당한 형국이었다. 이 여파로 야당 부의장으로 내정된 5선 정진석 의원도 부의장단 합류를 보이콧한 바 있다. 충청 상임위원장 가뭄 시대를 맞은 그간의 경과다.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우선 정 의원의 부의장 선출이 유력시된다. 당내에서 경합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대세는 정 의원에게 기운다. 나아가 충청 야당 의원들의 상임위원장 자리 쟁취 여부가 실질적인 관심의 영역이다. 대전·세종에선 국민의힘 의석이 전멸 상태다. 충남에서 살아남은 5명 중 정 의원을 뺀 3명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명수·홍문표(이상 4선)·김태흠(3선)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최소 2명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어떤 상임위를 겨냥할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상임위에 서열·경중이 있는 것은 아니나 같은 값이면 지역 현안들을 잘 챙길 수 있는 자리라면 더할 나위 없다. 예컨대 대전·충남혁신도시로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광역철도망 및 고속도로망 구축,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충남 서산민항 유치,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등을 감안해 해당 부처를 소관기관으로 둔 상임위 선점을 노려볼 만하다. 이에 더해 예결특위 위원장 자리도 수중에 넣게 되면 강력한 라인업이 짜여지면서 국비 지원 지분을 더 끌어올릴 확률도 상승할 수 있다.

국회 의정활동은 상임위 중심이다. 그런데 상임위 회의를 주재하는 위원장 자리를 맡을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3선 의원 이상 반열에 올라야 하고 동시에 당내 경쟁자를 압도해야만 진입할 수 있다. 소속 정당에 배분된 상임위 숫자도 변수다. 자리가 여유로우면 진입장벽이 낮아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당내 경쟁력부터 증명해야 한다. 그 점에서 지역 정치권은 숨통을 트게 됐다. 야당 쪽의 경우 7개 상임위중 2개는 공략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내친 김에 `+α`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도 없다. 야당 상임위원장은 정부에 거리낄 일이 없다는 게 무기다. 게다가 같은 당 소속 국회 부의장까지 손발을 맞춘다면 시너지 효과가 배가된다. 한 칸 위에 있는 대전 출신 박병석 의장의 후방지원을 받으면 충청의 정치적 화력이 한동안 국회권력의 고점을 찍는 그림이 연출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충청 출신 여당 의원들의 분발도 요구된다. 지역구민을 대변하는 만큼 상임위 일선에서 개인 주특기를 다듬는 한편, 척후병 역할에도 소홀하면 안된다. 진영 문제를 떠나 자기진지가 빈약한 정치인은 가성비도 떨어진다. 라병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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