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연금 4년째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기부

고 김기숙 여사.
고 김기숙 여사.
[제천]"내가 죽거든 우리의 삶을 위해 저축해 놓은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연금은 당신 몫이지만 연말에 장학금으로 기부해 주세요"

제천시 첫 여성 서기관을 지낸 고 김기숙 여사가 지난 2017년 12월 뇌종양에 걸려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편에게 남긴 유언이다.

살아생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어 했던 고 김기숙 여사의 유언에 따라 유족연금은 4년째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장학금으로 기부되고 있다. 이런 아내와의 약속을 지켜주고 있는 남편은 제천문화원장을 지내고 있는 윤종섭 원장이다.

윤 원장은 지난 2017년 12월 아내가 세상과 이별한 뒤 다달이 나오는 유족 연금 90만 원을 모아 해마다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 윤 원장은 부인 김기숙 여사가 남긴 2021년분 공무원 유족연금 1800만 원을 친필로 쓴 기탁서와 함께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전달했다. 이에 앞서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윤 원장은 기탁서에서 "2017년 하늘나라로 떠난 아내의 유지를 존중해 2021년에 받은 공무원 연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탁한다"고 썼다.

윤 원장은 "아내는 큰딸아이 이름을 지을 때 `베풀 선`을 넣을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았다"며 "아내의 유지가 소중한 가치로 기억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남편의 예의이며 도리"라면서 "앞으로도 유족연금을 재단에 기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제천시인재육성재단 이사장은 "인재육성에 각별히 애정을 쏟던 고인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며 "숭고한 고인의 정신이 제천시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되고 빛을 발하도록 기탁금을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고 김기숙 여사는 1977년 충주여고 졸업 후 경기도 고양군에서 공직에 입문했으며, 4년 뒤 고향인 충북 제천으로 돌아와 평생학습팀장, 기획예산담당관 등을 거쳐 2016년 7월 제천시청 일반행정직 여성 공무원 최초로 국장급으로 승진했다. 평생학습팀장 재직 시절 `인재육성장학기금 100억 원 조성`목표를 달성하는 등 제천시인재육성재단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도 유명하다.

특히 연고 없는 노인들을 보살 피며 10여 년을 헌신하는 삶을 살았으며, 자원봉사 1000시간도 달성했다. 이러한 삶을 인정받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윤 원장은 "아내는 40여 년간 공직에 몸 담으면서 인재육성기금 100억 원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남몰래 봉사도 많이 하는 등 참 좋은 공직자이자 좋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소리소문 없이 아름답게 일곱 빛깔을 피웠다가 사라지는 무지개처럼 고인은 세상에 없지만 고인의 마음은 항상 그 자리에서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되어줄 것이다.
윤종섭 원장이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전달한 친필로 기탁서.
윤종섭 원장이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전달한 친필로 기탁서.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