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공공기관 꼭 필요한 인사라면 우리와 협의"... 靑 "임기 내 인사권 행사 당연"
靑 "사면, 대통령 고유 권한... 하지도 않은 일로 민정수석실 폐지 근거 삼으면 안 돼"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채 2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15일, 문 대통령의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한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저희와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현 정부 안에서 필수 불가결한 인사가 진행돼야 할 사안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같은 저희 입장이 현 정부와 같이 병행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호 협의와 함께,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잘 협조 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김 대변인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 측에서 공기업 인사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 여부를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는 김 대변인의 설명과는 결이 다른 반응이다.

기자들과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5월 9일까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기 내 (문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이 관계자는 거듭 강조했다.

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해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 인선이다.

통화 정책을 총괄하는 한은 총재 자리는 가계 빚과 이자율, 부동산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총재의 임기가 문 대통령 재임 중에 완료되기 때문에 (후임 인선을 위한) 실무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후임 총재에 대한 인사권이 문 대통령에게 있음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한은 누구로 낙점할지 윤 당선인 측과 상의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통상 협의를 할 계획이나 방침이 있을 경우 `협의 예정`이라고 답변하는 걸 감안하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점은 아직은 협의 계획이 없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있는 답변으로 보인다.

한은 총재의 임기는 4년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아야 하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주열 총재 후임을 임명한다면 윤석열 당선자의 대통령 임기 대부분 동안, 문 대통령이 임명한 한은 총재가 통화 정책을 관장하게 된다.

공공기관 인사 문제 외에도 청와대는 또, 윤 당선인 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사면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등의 사면론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은 원론적 답변으로 청와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동시 사면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는 특히 전날 윤 당선인의 `민정수석실 폐지` 발언 관련해 "지금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민정수석실의 폐지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존폐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로, 과거 국민의정부에서도 일시적으로 폐지한 일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전날인 14일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과 차담회에서 "일명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며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민간인 사찰로 악명을 얻었던 사직동팀은 김대중 정부 때인 지난 2000년 10월 공식적으로 폐지된 바 있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이 `사직통팀`을 언급하며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을 밝힌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민심 청취, 반부패정책조정, 공직감찰, 친인척관리 등 법령에서 정한 업무와 소임에 충실해 왔다는 점을 다시 밝혀 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6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배석자 없이 둘이서 식사를 하는 `독대 오찬 회동`을 갖는다.

윤 당선인과 청와대가 여러 현안에 대해 조금씩 결이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 독대 회동 자리에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찬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배석자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브리핑에서 "두 분이 독대하고, 배석자 없이 격의 없이 이야기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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