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29만 2960㎡ 부지 사업타당성 용역 중단
LH-아산시 결정 미루며 10개월 째 사업 공전
국제컨벤션센터·제조기술융합센터 착공 지연

지난해 투기 의혹이 불거진 천안아산 R&D 집적지구 조성 사업 예정지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 일대에 세워진 조립식 건물들. 사진=박하늘 기자
지난해 투기 의혹이 불거진 천안아산 R&D 집적지구 조성 사업 예정지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 일대에 세워진 조립식 건물들. 사진=박하늘 기자

투기세력에 발목 잡힌 천안아산 R&D집적지구

제조업과 첨단산업을 융합한 국가 생산 거점을 목표로 추진 중인 천안아산 KTX역세권 R&D 집적지구(이하 천안아산 R&D 집적지구) 조성사업이 부동산 투기세력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R&D 집적지구 예정지인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와 호산리 일대에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LH가 사업타당성 용역을 중단한 것. 조성사업은 10개월 째 멈춰있다. 부동산투기로 홍역을 치른 LH는 투기의혹이 불거진 지역에 대한 개발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눈치다. 아산시는 LH가 개발여부 결정에 미온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사업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천안 불당동에 들어설 국제컨벤션센터와 제조기술융합센터 건립도 예정보다 수 개월 씩 지연되고 있다.


◇국가생산거점 천안아산 R&D 집적지구=천안아산 R&D 역세권 집적지구는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일원 13만 7498㎡와 아산시 배방읍 및 탕정면 일원 54만 2169㎡ 등 KTX 천안아산역 일대 약 68만㎡를 제조중심 국가 R&D 특구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에는 3800억여 원이 투입된다. LH가 기반조성을 마치면 천안시와 아산시가 땅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이 사업은 충남도가 2016년부터 제조업의 산업변화 대응을 위해 첨단 지식산업의 융합한 차세대 산업육성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추진한 것으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지역공약에 채택돼 본격화됐다. 천안아산 R&D 집적지구는 지난 2020년 8월 차세대 자동차 부품을 특화로 한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됐으며 충남지식산업센터와 국제전시컨벤션센터, 제조기술 융합센터, 미래차·디스플레이·바이오 등 충남도의 전략산업 관련 연구시설이 들어선다.



◇투기의혹에 조성사업 중단=아산시 측 R&D 집적지구 예정지(총 54만 2169㎡) 중 29만 2960㎡에 대한 조성사업이 지난해 7월부터 중단됐다. 지난해 3월 개발예정지인 탕정면 매곡리와 호산리 일대에 투기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아산시에 따르면 미비된 29만 2960㎡ 부지조성은 LH의 아산탕정지구 택지개발 3단계 사업에 포함해 진행할 계획이었다. 아산시는 2019년 3월 사업예정지를 개발행위 허가제한지역(3년 간)으로 지정 고시했다. LH는 2020년 9월 이 지역을 택지개발 사업에 포함하기 위한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R&D 집적지구 예정지에 투기의혹이 불거졌다. LH가 택지를 개발할 땅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투기세력이 들어왔다는 것. 이 지역은 흔히 '벌집'이라고 불리는 조립식 주택들 들어섰고 농지에는 작은 묘목들이 심어져 있다. 토지매매는 대통령 지역공약으로 채택된 이후 인 2018년도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수사가 시작됐으며 LH는 지난해 7월 사업타당성 조사를 중단했다. 이후 10개월 넘도록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지조성이 이뤄지지 않은 곳은 집적지구의 핵심인 ICT융복합 기술혁신 연구시설가 들어설 9만㎡가 포함돼 있다.



◇LH "개발 어려워" 아산시 "결정 내려달라"

LH는 이미 투기가 이뤄진 상황에서 예정지 개발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기존 예정지 외에 탕정 2지구 도시개발 사업 내에 중복지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LH 관계자는 "아산시에서 사업타당성 용역을 진행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이미 투기가 많이 이뤄져서 어렵다고 했다"면서 "국토부에서도 지난해 이 지역을 직접 와서 투기로 인해 어렵다는데 공감을 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국토부, LH, 아산시 국회의원이 만나 이 사안을 논의했다. 기존 지역은 투기로 인해 개발이 어렵다고 했고 탕정 2지구 도시개발 지역 안에 미개발지 60만㎡ 일부에 R&D 지구를 중복지정 하는 게 가능한 대안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아산시에는 공식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 경찰의 수사결과가 명확히 나오면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아산시는 LH가 결정을 떠밀고 있다며 사업장기화와 LH의 사업포기를 우려하고 있다. 아산시 관계자는 "탕정 2지구 도시개발에 중복지정하는 방안은 공식적으로 받은 것이 없었다"며 "사업타당성 용역은 사업가능 여부 방법, 방향 등을 보는 것이다. LH가 결정을 해야 시 내부에서도 대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찰수사는 종결됐고 그 결과 연루된 공무원은 없었다. LH에 이와 관련한 자료를 보냈고 더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고 해서 경찰에 협조를 구한 상태"라면서 "외부 매입자들은 예정지 공람 전부터 이미 집중적으로 들어온 상황이었다. 지정도 되기 전에 매매가 이뤄지는 것을 반대할 방법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29만 2960㎡ 부지 조성은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산시는 허가제한지역 기한이 도래함에 따라 올해 3월 지정 변경 고시로 기간을 2년 연장했다. 시는 지난 4월에 가진 강훈식 국회의원과의 간담회에서 LH와의 정상추진을 요청했다.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제조기술융합센터 착공 지연=천안시 측 R&D 집적지구 핵심시설인 충남전시컨벤션센터, 제조융합기술융합센터도 수 개월씩 착공이 늦어지고 있다. 충남컨벤션센터는 지난 2019년 12월 타당성조사를 완료하고 2020년 4월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도 통과했다.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거쳐 지난해 12월 착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본설계가 지난해 11월 마무리 되며 모든 일정이 늦춰졌다. 내년 7월이 지나야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컨벤션센터 부지 조성도 지연되고 있다. 박상돈 시장은 지난 9일 두정동에서 이준석 당대표와 함께한 거리유세에서 컨벤션센터 착공 지연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제조기술 융합센터도 올해 7월 쯤 착공 예정이었으나 아직 설계조차 마무리 되지 않았다. 충남도 관계자는 "제조융합센터는 설계 마무리 단계이며 5월 말이면 끝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설계변경과 협의단계를 거치면서 지연됐다"며 "2023년 말로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R&D집적지구 조성안.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 조감도. 사진=충남도 제공

 

 

지난해 투기 의혹이 불거진 천안아산 R&D 집적지구 조성 사업 예정지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 일대에 세워진 조립식 건물들. 사진=박하늘 기자
지난해 투기 의혹이 불거진 천안아산 R&D 집적지구 조성 사업 예정지 아산시 탕정면 매곡리 일대에 세워진 조립식 건물들. 사진=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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