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안정론에 기운 지선 표심
민주당, 3월 대선 이어 치명타
독선주의·자만심과 결별할 때

라병배 논설위원
라병배 논설위원

지난 3월 대선에 이은 두번 째 전국단위 선거인 지방선거가 끝났다. 2022년 3월·6월 두번 국민의 선택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여야는 당분간 선거 휴지기를 맞는다. 다음 대결은 2024년 4월 총선에서 성사된다. 대선 두 달여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여야의 명암은 극이 극이 됐다. 멀리 갈 것 없이 지난 대선 결과만 해도 그렇다.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에 비유되는 선거에서 민주당은 고배를 마셨고 국민의힘은 신승했다. 표차의 크기와 상관없이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새정부가 국정운영을 맡았다.

이번 지방선거전은 대선 연장전을 방불케 했다. 절박하기는 여야가 다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정권을 잡았지만 원내 2당 지위다. 이런 여소야대 상황은 다음 총선까지 2년간 계속되며 거대 야당을 대적하기가 녹록하지 않은 여당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국민의힘에겐 한번 더 국민 지지세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였고 국민의힘측 표현을 빌리면 '정권교체 완성'을 위한 추진력을 얻는 선거 결과를 얻었다.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 지역 기준으로 국민의힘으로선 민주당을 최대로 압박하는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반면에 민주당은 대선 패배에 이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심리적으로 쫓기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4·7 재보선에서 서울·부산시장을 잃은 게 시초였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여당 우위의 민심지형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마디로 '민심의 역습'이다. 민주당은 4년 전 지방선거 때 14곳 시도지사 선거를 휩쓸었다. 그랬지만 그 위풍당당했던 지방권력의 대부분을 반납당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구도와 선거지형 등 면에서 기울어진 싸움의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도 뼈아픈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정당 공천 지방선거 선출직 배출 기록의 부진은 정치적 의미가 가볍지 않다. 다른 종류의 선거와는 또 다르게 지방선거를 통해 후보는 물론 그 후보를 공천한 정당에 대해 유권자들은 다층적, 중층적 심판을 한다.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밑바닥 풀뿌리 민심이 날 것 그대로 표출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정의는 퇴색되지 않는다 할 수 있다. 그런 속성을 띠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방권력은 사실상 치명타를 맞았다. 부인할 수 없고 부인해서도 안되는 현실이다.

여야 정치권 표심에 투영된 민심을 잘 독해해야 한다. 대통령 권력을 확보한 여당은 입법권력 지형 면에선 여전히 절대 강자인 민주당과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지방권력 영토를 넓히면서 상당 정도 국정운영 동력을 충전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안주해선 곤란하다. 의회 주도권이 민주당에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인 만큼 국민이 효능감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국정과제 추진의 기동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 못지 않게 민주당은 변화와 쇄신에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 전반기 국회 2년간 민주당은 일방 입법을 서슴지 않았다. 개혁으로 과잉 포장된 이슈로 인해 잦은 풍파를 일으키는 양태로 비쳐지기 일쑤였고 그게 누적되면서 국민 피로도 지수도 함께 높아졌다. 당내 구성원들의 윤리 추락 부분도 더는 간과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그런데도 위기의식은 국민 눈높이를 따라 잡지 못했다. 제명 혹은 출당 조치 등 외관상 액션을 취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봉책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은 아직도 유효하다. 유권자들도 이런 점들을 두루 염두에 두고 한 표 한 표를 행사한 것이다.

엇비슷한 잘못이 있어도 다수당인 민주당 과실이 더 커보인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대선, 지선 싸움에서 쓴맛을 봤지만 의회권력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과 비례해 책무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하는 까닭이다. 후반기 2년은 전반기 2년과의 행태와 빨리 결별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특히 의석수를 앞세운 독선적 사고와 자만심을 경계할 일이다. 2016년 이후 전국선거 4연승 추억은 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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