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만의 지방권력 교체
충청 새 리더십으로 급부상
정책 성과로 실력 증명해야

라병배 논설위원
라병배 논설위원

내일 민선 8기 출범(세종은 시정 4기)과 함께 충청권 4개 시도에도 새 리더십이 들어선다.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대전 이장우, 세종 최민호, 충남 김태흠, 충북 김영환 당선인이 해당 지방정부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다. 동시에 충청 4인방 시대에 시동이 걸린다는 의미도 부여된다. 이들은 앞으로 4년 동안 대통령 다음으로 선거구가 넓은 4개 시도의 수장직을 수행한다. 대단한 선출직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고 책무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들 4인방 등장으로 지방권력이 전면 교체됐다. 국민의힘의 압승이고 민주당이 완패한 결과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들이 재선 고지 등정에 실패했고 세종은 민주당 후보의 3선 길목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또 충북은 3연임 도지사 불출마 지역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시종 우세를 보인 가운데 승리를 확정 지은 곳이다. 광역단체장 선거 기준으로 국민의힘이 4대 0 승리를 기록한 것이고 4년 전 0패를 그대로 설욕한 셈이다. 사실 국민의힘 계열 후보들의 지방선거 흑역사는 더 길다. 대전 및 충남·북 12년에다 세종 10년 동안 연패를 거듭했으니 '빙하기'였다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런 국민의힘이었지만 충청 민선 8기를 책임질 4명 당선인을 동시에 배출했다. 그것도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4개 시도지사 선거를 죄다 손에 넣는 쾌거였다. 자연히 충청 정치지형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예고한다. 대전은 외형상 이장우 시장 체제로 상징되는 국민의힘과 7명 현역 의원이 버티는 민주당이 긴장관계에 놓일 듯하다. 이 구도는 2년 후 22대 총선 성적에 따라 한번 더 요동칠 것이라고 보면 맞다. 그것과는 별개로 현재 최대 수혜자가 이 시장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운이 좋으면 재선, 3선 고지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노릇이다.

3선 의원 출신인 충남 김태흠 지사도 몸값도 치솟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4선 의원 가도를 달리는 기세였음에도, 이번 충남지사 출마로 방향을 틀어 도청 진입에 성공했다. 그에 따른 이익이 크면 컷지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당초 그는 충남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 상황은 아니었다. 그랬는데 이번 충남지사 선거에 '차출'됨으로써 그 자신은 물론 당측에도 행운을 몰고 온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게다가 자신의 총선 지역구 보궐선거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충남 보수 진영 정치인으로서 확장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세종시장 도전 재수생인 최민호 시장의 당선도 국민의힘에게는 더 없는 성취다. 민주당 재선 시장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그렇고 특히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미약한 지역에서 승리를 거머쥠으로써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를 동반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큰 결함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최 시장 역시 4년 후 행보도 기약할 수 있는 국민의힘의 인적 자산으로서 입지가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충북 김영환 지사의 선전도 특기된다. 대전·세종 및 충남 상황과는 또 다르게 그의 지명도가 충청권 전체에 국민의힘 순풍을 불게했음을 부정할 수 없는 까닭이다. 출향 인사인 그가 정치인생 말년에 고향에서 도정 권력을 넘겨받았다. 선거환경이 괜찮았던 데다 정서적 영역의 '수구초심'과도 상통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인에게 선출직 광역단체장 자리는 선망의 직무다. 역량과 수완을 발휘하기에 따라 롱런의 길이 열리기도 하지만 안 그러면 4년 후 운명을 기약하기 어렵다. 민선 8기의 주역인 충청 4인방은 이제 광역행정을 하는 실전무대에 오른다. 당면한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 추진 성과로써 각자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개발 여력이 무궁하다는 점에서 충청권 만한 기회의 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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