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범 (사)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
서천범 (사)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

캐디피 15만 원 시대. 골프장의 캐디 수급난을 덜어줄 수 있고 골퍼들에 캐디피 부담을 줄여주며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주는 등 새로운 골프문화를 창조하는 마샬캐디제 확산이 바람직하다.

골프를 치려면 그린피, 카트피, 캐디피를 내야 하는데, 이 중에 그린피와 카트피는 골프장의 중요한 수입원이지만 캐디피는 골프장 수입이 아니다. 그래서 사단법인 한국골프소비자원을 운영하고 있는 필자는 골프장에 캐디 수급난을 덜어줄 수 있고 골퍼들에 캐디피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제도를 고민하다가 마샬캐디제를 2016년 국내에 처음 도입하게 됐다.

마샬캐디제는 횡성 벨라스톤CC 등의 4개 골프장에서 야간경기에 주로 운영하고 있다. 벨라스톤CC는 야간라운드를 마샬캐디로만 운영하며 근무하는 마샬캐디의 만족도는 아주 높다. 마샬캐디제와 유사한 인턴캐디제, 운전캐디제 등을 도입하는 골프장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수요가 급증하면서 야간경기하는 골프장도 많이 늘어났다. 노캐디, 마샬캐디 등 캐디선택제를 도입하고 있는 골프장은 지난 5월 기준 201개소로 1년 전보다 35개소, 5년 전인 2017년보다 2.9배 급증했다.

이처럼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 골프장이 급증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호황으로 야간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증가하고 있지만 캐디구인난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우스캐디를 구하기는 어렵고 노캐디제를 도입하자니 카트·볼 사고의 위험과 늦장 플레이가 우려되면서, 진행에 문제가 없고 사고위험도 크게 줄어드는 마샬캐디제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마샬캐디제를 도입하면, 골프장은 부족한 캐디수급난을 덜 수 있고 골퍼들은 1인당 1만 5000원 정도의 캐디피를 절감할 수 있으며, 퇴직자와 경력단절여성 등의 마샬캐디 종사자들은 새로운 일터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갖고 있다. 마샬캐디의 업무는 골프채를 뽑아주고 공을 닦아주고 라이를 봐주는 등을 제외하고 하우스캐디처럼 나머지 대부분을 다 한다.

마샬캐디제에 대한 골퍼들의 평가는 다양하다. 하우스캐디에 익숙한 골퍼들에게는 나이든 마샬캐디를 쓰느니 차라리 돈을 더 주고 하우스캐디를 쓰겠다는 골퍼들도 있고,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골퍼들은 실력이 부족한 하우스캐디의 엉성한 서비스를 받지 않고 캐디피를 절약할 수 있어서 좋다는 골퍼들도 있다. 마샬캐디제가 도입된 지 7년 정도 지나면서 비용이 아끼려는 30-40대 젊은 골퍼들은 마샬캐디제를 애용하는 편이다.

하우스캐디들은 소득이 연봉 4000만-5000만 원에 달하고 있고 비수기에 휴가를 떠날 수는 있지만 감정노동자이고 전문가로 대우받지 못하면서 캐디지망생들을 구하기가 힘들어 남성캐디들로 충원되고 있다. 현재 캐디종사자수는 약 3만 5000명에 달하고 있지만 여전히 캐디가 부족해 캐디피가 매년 오르고 있다.

개장 골프장수는 오는 2026년 말까지 70여 개에 달하지만 신규 캐디 공급이 부족해 캐디 부족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디 부족난을 완화시키기 위해 퇴직자 등의 사회적 약자를 마샬캐디로 채용하면, 일자리가 창출되는 동시에 일정한 소득이 생기면서 사회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성추행 등 캐디의 부정적 이미지도 사라지게 된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공공 골프장을 중심으로 마샬캐디제 도입을 권장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서천범 (사)한국골프소비자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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