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혁신도시 추진위 출범으로
17조 예산 거대 외청 유치 시동
성사되면 방산메카로 우뚝 선다

라병배 논설위원
라병배 논설위원

엊그제 방사청(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을 위한 국방혁신도시 범시민 추진위가 출범했다. 기구 규모도 갖춘 데다 참여 인사들도 엄선한 듯하다. 추진위 설립 취지와 정책 목표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국방혁신도시 콘셉트를 선점한 것도 눈에 띄는 포인트다. 약간 포괄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요컨대 대전이 최상의 국방 혹은 방산 친화적 입지와 인프라가 구비된 적지임을 압축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대전에 방사청이 이전해오면 국방혁신도시로서 위상과 입지는 타 시도에서 넘보지 못한다. 여러 측면에서 방사청 대전행에 대한 긍정적인 예후가 읽혀진다. 첫째 방사청 대전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바람을 잡는다는 것은 얼토당토않고 변수가 될 수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대전시가 국방혁신도시 추진위를 꾸렸다는 사실에 대한 해석이다. 이는 유관 기관들과 뭔가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정황 증거로 볼 수 있다. 이해당사자 또는 최고 정책 결정 단위의 의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지자체에서 추진위를 띄우는 일이 섣부를 수도 있다. 결국 그런 리스크까지 계산이 끝난 대전시이기 때문에 액션플랜 가동에 들어간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해진다.

국방혁신도시 추진위 출범 날, 서울 국회 출장중에 나온 이장우 시장의 관련 발언 요지도 이를 뒷받침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방사청측이 200-300명 규모의 이전TF를 꾸릴 것이라고 귀띔했는가 하면, 해당 팀이 임시로 옛 대전마사회 빌딩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사실까지 확인해주었을 정도다. 이 시장은 또 지난 8일 민선 8기 시도지사 첫 간담회 자리에서 방사청 이전TF 구성과 함께 내년 정부예산에 10억 원 정도의 기본설계비 반영을 요청한 사실도 액면 그대로 털어 놓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일련의 선행 작업이 진행된 끝에 방사청의 대전 연착륙을 도울, 이를테면 '페어링'으로서의 국방혁신도시 추진위가 때맞춰 가동에 들어가게 된 것임을 어림잡을 수 있다.

방사청은 정부조직법 33조에 따르면 방위력 개선사업, 군수물자 조달 및 방위산업 육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한 조직으로, 국방부 산하 독립 외청이다. 지난 2017년 1월 과천 정부청사에 입주했다. 조금 설명을 곁들이면 방사청은 방위·군수 산업 행정과 민간기업 정책을 총괄한다. 올해 예산이 16조 7천억이라고 하는데 1년 예산 규모가 7조 원대인 대전시와 단순 비교하면 2배를 뛰어넘는다. 세출 예산 규모는 그 기관의 영향력과도 연동된다고 볼 때 예산 집행력 면에서 방사청의 실질 위력은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기관 덩치가 커서 딸린 직원수도 1600명을 상회한다.

방사청의 대전 이전은 굴러 들어온 행운이다. 청단위 기관 한 곳이 추가로 합류하는 상황이지만 전후방 사업 파급력만을 따지면 이를 능가하는 공공기관을 찾기 어려울 만큼 절대적 존재라 할 수 있다. 국방혁신, 방산 글러스터 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 신성장 산업(우주·AI·드론·반도체·로봇)도 아우르면서 방산혁신 기업의 성장을 돕게 된다. 결론적으로 방사청이 대전에 오면 대전이 국가 방위산업 생태계의 중심지대로 급부상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동력원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방사청은 대전 이전 1순위 기관이었다. 중기부 세종 이전 대안으로 방사청이 거론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불발돼 깊은 아쉬움을 주었지만 새정부의 국정 과제로 채택되면서 대전 이전 시동을 걸 수 있게 됐고 이는 천만다행이다. 대전은 첨단 과학기술 도시로서 손색 없지만 어느 한가지 색채가 뚜렷하지 못해 성장세와 도약이 더디다. 하지만 방사청이 오면 방산분야 '게임 체인저'를 얻게 된다. 그러니 시작과 끝이 수미상관해야 한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