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10일 대전 토론회. 공동사진취재단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충청 출신 재선 의원인 강훈식 후보와 박용진 후보간 단일화 성사 여부가 관심사다. 현재 득표율 추세는 예상대로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우세임이 증명됐다. 이대로 가면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아예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라는 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으로 묶이는 2위 박 후보와 3위 강 후보간에 단일화 불씨가 주목되는 것이다. 박 후보의 적극적인 태도가 눈에 띈다. "강 후보가 제안하는 어떤 방식도 받을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박 후보가 강 후보에 구애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은 이해할 만하다. 첫 주 경선 판세는 이 후보 단독 질주 양상이다. 더 늦어지면 추격은커녕 간격을 좁히는 일이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그런 박 후보에게 단일화는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고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2위를 달리는 박 후보가 강 후보를 상대로 룰을 만들어 단일화에 들어간다면 기대 승률이 높은 쪽은 박 후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밋밋하게 진행되고 있는 3자 경선 구도가 양자 대결로 압축되면서 박 후보는 강한 2위로 비쳐질 게 자명하다. 반면에 단일화 문제와 관한한 강 후보는 선뜻 받을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 그는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의 단일화 논의가 명분, 파괴력, 감동 어떤 게 있느냐"고 반문하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비행기를 띄워야 하는데, 그 활주로에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는 화법도 썼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단일화에 거부감을 표시한 것이다.

당 대표 경선 레이스에서 1위 밖에 있는 후보들끼리 의기투합하면 단일화해 힘을 키우지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서로 조건이 안 맞고 상황 판단이 다르면 각자의 길을 걷는 게 맞다. 2위 후보 입장에서는 시간이 급하겠지만 3위 후보 사정은 또 다르다. 2위 후보로 단일화되면 3위 후보는 존재감이 희석되면서 경선 비용만 날리는 꼴이 된다. 당 대표에 도전할 때 야심차게 내놓은 가치와 비전도 휘발된다. 강 후보가 이를 감수할 이유는 없다. 이왕 본경선에 올랐으면 버거워도 완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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