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대명절 추석은 흩어졌던 가족이 오랜만에 정겹게 만나는 자리다. 모두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자리인데 바쁘게 살다 보니 자꾸 멀어져 간다. 이럴 때 가족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을 읽어 주면 어떨까. 계룡문고가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서로에게 읽어 주면 좋을 그림책을 5권을 추천했다.


 

◇우리가 케이크를 먹는 방법(김효은 지음)= 다섯 남매 중에 둘째였던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한 이 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저마다의 언어로 읽어낼 수 있는 그림책이다. 다섯 아이의 각자 다른 캐릭터와 가족 안에서의 역할을 흥미롭게 보여주며, 이들의 나눔과 우애를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한층 경쾌해진 색감과 변화무쌍한 공간 구성과 더불어 깨알 같은 설정의 위트가 페이지마다 가득해 독자로 하여금 기분 좋은 여운을 가질 수 있게 한다. 문학동네·72쪽·1만6800원


 

◇할머니 등대(신소담 지음)= 할머니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할머니의 사랑 뒤에는 할머니의 수고로움과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깊은 밤 할머니는 마루에 앉아 꾸벅꾸벅 졸면서도 이모 집에 보낼 마늘 껍질을 까고 삼촌 집에 줄 검정콩을 골라낸다.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 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어느 밤, 자식을 기다리며 졸고 계셨던 부모님을 생각하며 만든 작품이라 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할머니의 생활과 감정이 그림에 소소하게 잘 드러나 있다. 가을 하늘보다 높고 보름달보다 밝은 할머니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어디 편찮은 곳은 없는지 묻기도 하고, 보고 싶다고 어리광도 부리기 위해 전화 한 통 건네 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노란상상·36쪽·1만3000원


 

◇허허 할아버지(전지은 지음)= 늘 한숨만 쉬는 '한숨 임금님'이 항상 웃는 '허허 할아버지'를 통해 그 비결을 알기 위해 시험 해보는 이야기를 담은 근심 없는 노인, '무수옹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다. 허허 할아버지를 통해 긍정적인 마음과 되도록 웃고 살자는 의미를 잘 보여주는 동시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재물도 명예도 아닌 마음이라고 말하는 옛이야기다. 하지만 한 번쯤 짚어봐야 할 '삶의 태도'를 다뤄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욕심이 너무 많지는 않은지, 그래서 행복한 현재를 살고 있지는 않으면서 더 행복한 미래만 꿈꾸고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보게 만든다. 그와 동시에 웃으면 복이 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사계절·40쪽·1만2000원


 

◇강냉이(권정생 지음·김환영 그림)= 열세 살 어린 나이에 한국전쟁을 겪은 작가가 평화를 염원하며 만든 책이다. 전쟁의 아픔을 동심으로 바라본 그림책 '강냉이'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출간됐다. 이전보다 커진 책의 크기와 세부적인 변화들이 각 장면의 느낌을 보다 섬세하게 전해준다. 1950년 어느 봄날 강냉이 나무를 심어놓고 피난길에 오른 아이의 걱정과 전쟁에 대한 두려움, 여린 마음이 잘 담겨있다. 화가이면서 시인이기도 한 김환영은 '강냉이'의 배경을 이루는 시공간과 짧은 시구의 행간에 배어 있는 '어린 마음'을 풍성한 붓질과 섬세한 색감으로 살려내어, 가난 속에도 설렘을 잃지 않고 두려운 가운데서도 그리움에 젖어드는 아이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아이의 희망 섞인 환상과 절망적 현실의 이미지를 대비시킴으로써 전쟁의 참혹함과 별빛 같은 희망을 전한다. 사계절·44쪽·1만3000원


 

◇우리집 식탁이 사라졌어요!(피터H레이놀즈 지음)=이야기는 주인공인 바이올렛 가족이 식탁에 모이곤 했던 때를 애틋하게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함께 장보고 식탁 차리기, 노래하기, 말하기, 축하하기, 이야기 나누기 등…. 하지만 요즘 많은 가족처럼 바이올렛네 식구들도 각자의 공간에서 텔레비전 시청, SNS, 온라인 게임 등에 몰두해 각자 시간을 보낸다. 식탁에 홀로 앉아 있곤 하던 바이올렛은 어느 날부터 텅 빈 식탁이 줄어드는 것을 관찰한다. 식탁은 눈에 띄게 줄어들더니, 눈 깜짝하는 사이 사라져 버린다. 뭔가를 결심한 바이올렛은 아빠, 엄마, 오빠를 차례차례 찾아간다. 책은 '바이올렛은 어떤 작전을 펼쳐 식탁을 되찾아올까?'라는 의문을 들게 한다. 세계적인 그림책 거장인 저자는 한 소녀의 아이디어와 재치로 이룬 감동적 이야기에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색감의 그림을 엮어 모래알처럼 흩어지려는 현대인에게 함께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전한다. 우리학교·48쪽·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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