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수 편집팀장 겸 지방팀장
임은수 편집팀장 겸 지방팀장

현수막은 프랑스의 실업자 운동에서 유래됐다. 현수막은 멀리서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잘 띄어 시위 조직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됐다고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곳곳에서 다양한 용도로 현수막이 사용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홍보나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 선거철에는 후보자 홍보용 현수막이 거리를 도배한다.

하지만 현수막을 수거, 관리하는 지자체 담당 부서는 불·편법 현수막 철거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주말 대전 보문산 오거리에서 '공무수행'이란 문구가 선명한 형광조끼를 입고 불법 현수막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는 공무원의 모습에서도 이들의 노고가 짐작이 간다. 모든 거리 홍보물은 지정된 게시판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게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따금씩 나무와 나무 사이에 걸린 현수막들은 불법 현수막이란 얘기다.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지방선거 기준 12만 8000여 장의 폐현수막이 발생했다. 이런 폐현수막은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재질 특성상 3분의 1도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 처리된다. 소각할 땐 많은 양의 다이옥신 등 유독물질이 배출되고 매립을 해도 자연분해까지 최소 50여 년이 소요된다. 이런 심각성을 인식한 지자체들은 폐현수막을 재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일부 폐현수막이 에코백, 제설용 모래주머니, 쓰레기 수거용 마대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충청로컬푸드 장터에서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장바구니를 제작·배포해 호응을 얻었다. 또 경남 통영시는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행정용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우산 300여 개를 제작해 시민에게 무료로 대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던 폐현수막이 장바구니가 되고, 비를 막아주는 든든한 우산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환경보호를 외치는 구호는 차고 넘치지만 진정한 사랑과 실천은 부족한 실정이다. 천덕꾸러기 폐현수막이 우산과 장바구니로 재탄생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처럼 지구를 살리는 환경보호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모두 주변에서 작지만 실천 가능한 환경보호에 동참해 보자. 임은수 지방팀장

통영시 폐현수막으로 제작한 우산 모습. 사진=통영시 제공
현대백화점 폐현수막 등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굿즈. 사진=현대백화점·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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