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기자
김지은 기자

대전시의회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곱지 않다. 시장의 공약이나 지시 사항을 그대로 의회에 반영하며 거수기 논란에 직면한 데다, 의장이 회기 중 해외출장을 떠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보이며 비판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실 시의회에 대한 우려는 개원 전부터 제기됐다. 전체 의원 22명 중 19명이 초선이고, 대다수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장으로 이장우 대전시장의 보좌관 출신인 이상래 의장이 선출되면서 집행부 견제라는 의회 본분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이후 우려와 걱정은 현실화됐다. 의회는 이장우 시장의 입과 같은 역할로서 의정활동을 펼쳤다. 시 산하기관 임원의 임기를 시장 임기와 일치시키기 위한 관련법 개정을 촉구했다.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의원들이 대전시의 주민참여예산 삭감엔 묵묵부답했다. 민간 위탁사업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예산 재조정도 주문했다.

의장의 행보는 더욱 심각하다. 이 의장은 수행원 1명과 함께 지난 20일부터 30일까지 8박 11일 일정으로 이장우 시장의 미국 뉴욕, 튀르키예 이스탄불, 이탈리아 밀라노 등 3개국 해외출장에 나선 상태다. 출장 여비는 의장 2300만 원, 수행원 700만 원 등 3000만 원에 이른다. 일정을 살펴보면 이장우 시장 일정과 동일하다.

시의회는 지난 6일부터 오는 29일까지 9대 의회 개원 후 첫 정례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례회 도중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21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도 불참했다.

지방의회는 지방정치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의사결정 기관이다. 더욱이 올해는 의회 인사권 독립으로 지방의회의 자율성이 강화된 의미 있는 해다. 의회는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이 돼야 하고, 지역 주민의 참여를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의회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로 위태로운 모습만을 보이고 있는 게 대전시의회의 현실이다.

올해 지방의회 책임과 역할이 커지면서 의원 개인에게 요구되는 자질 또한 중대해졌다. 집행부 견제와 감시, 효율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충분한 역량과 자질,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자문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과 도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자고로 시민의 선택을 받은 의원이라면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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