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연속성 우려…원도심 활성화·지역경제 취지 살려야
지역 정체성, 발전가능성 등 정밀 분석 후 존폐, 신규 결정 절실

민선 8기 들어 대전지역에서 신규 축제가 잇따르는 반면 기존 축제의 명운이 갈림길에 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 단체장 공약, 경제 파급 효과 등에 따라 축제의 흥망성쇠와 신규 개최 등이 결정되면서 섣불리 지역 고유 축제의 존폐를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고개를 든다.

이는 지역 고유의 문화를 향유한 특색 있는 축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전임자 흔적 지우기가 아닌 대전 대표 축제로서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축제는 '주민화합형'과 '지역개발형'으로 나뉜다. 주민 내부결속을 다지는 형태를 주민화합형이라 지칭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축제를 지역개발형으로 분류한다.

보통 지역 축제는 주민화합은 물론 외부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를 위한 차원으로 개최되며, 타지인들에게 지역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만큼 존폐 결정에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역점 사업이 달라지며, 축제 명운 또한 좌지우지 된다. 여야 공수가 바뀔 때마다 '전임자 지우기'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대전시가 콘텐츠 개발 용역에 착수한 '0시 축제'는 이장우 시장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다.

2009년 민선 4기 동구청장 시절 처음 추진한 사업으로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이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낙선하면서 폐지됐지만, 내년 8월을 목표로 부활이 예고된 상태다.

반면 올해로 11번째를 맞는 대전 국제 와인 페스티벌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축제'라며 폐지 대상으로 선정됐다.

새 단체장의 업적을 살리고, 10년 넘게 이어지며 자리 잡은 축제의 존폐를 심도 있는 논의 없이 가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치구 또한 공약사업에 해당하는 축제 구상을 내놓고 있다.

2억 원 상당의 예산 투입을 검토중인 중천축제는 김광신 중구청장의 공약사업 중 하나로, 기존 '찾아가는 문화행사'를 개편한다.

동구 예산 중 2억 4300만 원을 들이는 대전역 0시 축제는 대전부르스 축제의 명칭을 변경해 추진한다.

일각에선 이들 축제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존 축제와 차별성이 없어 그저 일회성 축제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합리적인 절차에 따른 진단 없이 단체장 변화에 따른 신규 사업들로 예산만 낭비하고 효과를 지속시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축제의 존폐를 판단할 때는 얼마나 지역의 정체성과 부합된 측면이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대전의 경우 과학·와인 등 축제들이 있는데, 시장이 바뀌면서 흔들리고 축소되면서 전국적으로 내놓을 만한 축제가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시대 흐름에 따라 시도하는 신규 축제가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역개발형 축제로 성장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며 "공약사항에 해당되는 신규 축제들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발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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