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기능 수행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
연구용역 추진·대통령 건의 정관계 속도전
경제성 확보 속 지역 간 갈등 해법 마련해야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맹태훈 취재2팀장 겸 세종취재본부장

대통령 세종 집무실이 오는 2027년 준공된다. 세종 집무실의 원활한 건립을 위해 이달 범정부적 추진체계도 꾸려졌다. 내년 상반기 기본계획 수립 이후 2025년 착공에 들어서면 이르면 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에 맞춰 대통령 세종집무실 시대가 열린다.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10년 만에 성과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태동한 세종시는 지난 10년간 47곳의 중앙정부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이 입주를 마쳤고, 최근 법무부와 여성가족부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행정도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를 위한 실천적 로드맵이 마련됨에 따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교통 인프라는 여전히 낙제점이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가 들어설 곳이고, 수많은 정부부처와 정부 기관이 자리하고 있음에도 고속철도 한 량 오가지 않는 '철도 교통' 오지라는 오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종시에서 고속철도를 타기 위해서는 인근 충북 오송역을 찾거나 대전역을 가야만 한다. 결국 세종시민들 사이에서는 KTX 이용을 위해 오송역과 대전역을 놓고 늘 고민거리를 안고 있는 셈이다. 오송역을 이용했을 때 비용이 절감되는지, 대전역에서 KTX를 탔을 때 시간이 절약되는지 말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고속철도가 정차하지 않는 세종시 조치원읍에 위치한 조치원역을 찾아 무궁화호나 ITX새마을호 시간표를 알아봐야 한다. 이들 불편이 세종시민에게만 국한된 것일까?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현재도 세종 정부부처를 찾기 위한 발걸음이 전국적으로 분주하다. 나아가 대통령 세종 집무실이 준공되고 국회세종의사당이 개원하는 2027년, 세종으로 향하는 교통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이런 곳에 고속철도가 운행이 안 돼 여전히 오송역과 대전역을 놓고 소요시간 등 유불리를 따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때마침 세종시가 KTX 세종역 신설 추진을 위해 연구용역 예산을 편성했다. 대통령 제2집무실, 국회세종의사당 설치 및 인구증가에 따른 교통수요, 개발계획 등 세종시의 광역교통 여건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적격심사를 통해 철도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보유한 용역사를 선정, 내년 8월쯤 신뢰도 있는 용역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최민호 시장도 KTX 세종역 국가계획 반영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 시장은 지난 27일 윤 대통령을 만나 "행정수도로서의 기능과 국가균형발전 상징성 및 타 광역단체와의 형평성을 감안해도 KTX 세종역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역사 설치에 대한 당위성을 피력했다. 세종시의회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15일 정례회를 통해 'KTX 세종역 설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김동빈 의원은 "KTX 세종역은 향후 행정수도 세종의 미래를 좌우할 필수 기반시설로서 행정수도 완성의 핵심 전제조건이자 장기적으로는 충청권 메가시티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속철도 역사 설치를 위한 정관계 등 지역 사회 여론이 비등하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경제성이 확보된 용역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앞서 두 차례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경제성 미흡으로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세종시(2020년)와 한국철도시설공단(2017년)이 진행한 KTX 세종역 설치 타당성 용역조사에서 경제성(편익비용분석·BC)이 각각 0.86, 0.59를 기록하며 기준치(1.0)를 밑돌았다. 인근 자치단체의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충북은 오송역, 충남에서는 공주역을 놓고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우려가 크다. 최근 김명규 충북부지사는 국토교통부를 찾아 "KTX 세종역 신설은 오송역을 세종시 관문 역으로 계획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도록 지역 간 상생발전을 명시한 행복도시 건설 취지에 어긋난다"고 반발했다. 경제성 미흡과 인근 자치단체의 반발. 세종 지역 정관계에서는 이들 과제를 뛰어넘을 전략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경제성 등 광역교통 여건은 앞서 언급했듯이 상황 변화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KTX 세종역 설치에 따른 지역 간 상생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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