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아동양육시설·유학생에게 빵 나눔
코로나19 유학생 돌보기 위한 자구책에서 이웃사랑으로 확대

선문대 학생들이 제빵실습실에서 빵을 만든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선문대 제공


[아산]매주 일요일 오전 9시 선문대학교 제빵실습실. 밀가루 반죽 소리가 요란하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2명이 있던 제빵실습실은 20여 명으로 늘어난다. 실습실에는 빵 굽는 냄새로 가득 찬다. 식품과학부 실습시간이 아니다. 빵을 만드는 사람들은 선문대 유학생들이다. 이들은 매주 모여 소외된 이웃들과 나눌 빵 300개를 직접 굽고 있다. 빵 나눔은 2년 째 이어지고 있다. 갓 만든 빵은 늦은 오후 타지에서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과 인근 고아원 등 아동양육시설에게로 배달된다.

선문대 유학생들이 빵을 만들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였다. 선문대 사회봉사센터 오용선 차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학교식당 운영이 멈추고 외부 이동이 어려워졌다. 유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해야만 했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학생들을 위해 자구책으로 직접 빵을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제빵실습실과 재료비를 지원했다. 식품과학부 전공동아리 '빵 터지는 행복 소리' 학생들이 이들을 도왔다. 유학생들은 먹을 빵을 직접 만들어 함께 나눴다.

이 소식을 들은 배방읍에 있는 제과점 '스윗 파티시에' 임석규 사장은 학교를 찾아와 학생들에게 빵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임 사장은 가게 문을 닫으면서까지 학생들에게 제빵을 가르쳐 주었다. 만들어지는 빵의 양이 점점 많아지며 지역의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여유도 생기게 됐다.

빵 만들기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참여하는 학생들도 처음 10명에서 지금은 20여 명으로 늘었다. 학교는 더 많은 재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아동시설에 나눌 수 있는 빵의 양도 늘었다. 일본에서 유학 온 마츠다 미사토(역사·영상콘텐츠학부 2학년) 학생은 "다양한 나라에서 유학하러 온 친구들과 함께 직접 쿠키와 스콘을 만들고 주변에 나눠줄 수 있어 보람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용선 차장은 "실습실에 모이는 학생들의 표정은 항상 밝다"며 "서로 모르는 친구들끼리 모여 같이 활동하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돼 좋다"고 흐믓해 했다. 선문대 손진희 국제교류처장은 "선문대는 76개국 1648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함께하는 작은 지구촌으로, 한국 학생들과 교류 증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교류와 더불어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선문대 유학생들이 밀가루를 반죽하고 있다. 사진=선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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