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건양교육재단 건양역사관장·전 외교관
김현중 건양교육재단 건양역사관장·전 외교관

이런저런 혼미한 뉴스 속의 일상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낭보가 날아왔다. 555만 충청인이 염원했던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가 결정된 것이다. 올림픽과 함께 양대 국제스포츠 종합경기대회다. 가슴이 뭉클했다. 충청권 최초의 국제종합경기대회인 셈이다. 충청을 넘어 대한민국에 희소식이다. 방바닥을 치며 박수를 보냈다. 평생 '글로벌 로드'를 걸어왔던 필자도 매일 신문을 훑어보며 관심을 가져왔었다. 경쟁지는 노스캐롤라이나였다. 40여 년 전 뉴욕에서 차를 몰고 아팔라치아 산맥을 끼고 지났던 추억이 떠올랐다.

충청권의 4개 시도는 2030 아시안게임 개최를 추진하다가 서류도 못 내고 무산되었다. 그러나 2년 전 지역발전의 큰 비전을 내걸고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운동을 시작했다. 850 여일 만에 큰일을 이뤄냈다. 특히 지역민의 열망이 담긴 100만 명 서명부가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충청인들이 한마음이 되면 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희망을 가져다 줬다.

대회는 2027년 8월 중 양궁, 육상, 수영, 태권도 등 18개 종목에 걸쳐 4개 시도에서 치러진다. 공식 명칭은 '2027충청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다. '충청'의 날개를 달고 세계를 나를 것이다. '충청'의 원조 격인 백제는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허브'였다. 해상으로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강, 금강, 영산강을 통해 신라와 가야와의 문물 교류 역할을 해왔다. 충청인에게는 글로벌 DNA가 듬뿍 들어있다.

4개 시도는 이번 대회 유치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협력했다. 충청인 특유의 뭔가를 보여주었다. 힘을 합치면 해낼 수 있다는 귀중한 경험을 얻었다.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충청의 문화와 과학, IT 기술을 보여주고 인심을 심어주자, 문화부 차관은 "4개 시도가 공동유치한 최초의 사례인 만큼 세계사에 족적을 남기는 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7년 8월 중 12일간에 걸쳐 진행되는 대회에는 세계 150개국에서 1만 5천 명이 참가한다. 체육 인프라가 향상되는 등 2조7천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세계적인 행사이므로 충청의 기치를 세계에 알릴 절호의 기회다. 외국어 안내 표기와 편의 시설 등을 살펴보자. 세계시민운동과 국제교류 활동에도 참여하자.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매너와 에티켓이 몸에 배면 지역의 글로벌 수준이 올라갈 것이다. 이는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충청권의 4개 시도는 해외의 다양한 지방 도시들과 교류하고 있다. 대전시 만해도 베트남 빈증성 등 14개 지자체와 라오스 루앙프라방 등 20개 도시와 자매 및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를 계기로 스포츠, 문화, 교육 교류 및 글로벌 청년축제의 장을 마련해도 좋을 것이다. 또 스포츠 MICE 산업육성의 기회로 만들어 보자. 대전시는 지난달 UCLG(세계지방정부연합)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며 도시의 이미지를 알렸다. 언론에서는 수천억이 드는 경기장 건설이나 개최 후 활용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의 광저우는 2010년 아시안게임, 선전은 2011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르며 도시의 위세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도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한 대구(2003년)와 광주(2015년)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자. 4개 시도가 보여준 협력 정신으로 준비에 만전을 기하면 성공할 것이다. 다음에는 아시안게임 같은 이벤트가 다가올 것이다.

최종 유치전 프레젠테이션에서 충청권 메가시티 청사진과 교육, 문화, IT 기술, 환경, 지속가능성 그리고 저비용. 고효율 등이 강점으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5년 후 이것들이 그대로 살려지는 모범적인 세계대학경기대회(World University Games)가가 되도록 555만 충청인이 힘을 모으자. '글로벌 충청'의 기회다.

김현중 건양역사관장·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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