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동구 "수년간 숙원 사업" vs 시교육청 "분산 배치로도 충분"
교육감 시의회에서 '중투심사 의뢰' 등 전격 발표… 선회 배경 의문
교육청 "내부 문제라 알려줄 수 없다"… 추진위 "내달 간담회 추진안 내놓아야"

대전시 동구 천동중학교(가칭) 신설 위치 및 위성사진. 사진=동구청 제공

대전 동구 지역민들의 숙원 사업인 천동중학교(가칭) 신설에 청신호가 켜졌다. 줄곧 강경 기조를 고수하던 대전시교육청이 불과 한 달여 만에 노선을 급선회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하겠다는 등 학교 설립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년간 이어진 시교육청과 동구 간 갈등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22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68회 제3차 본회의에서 천동중 신설 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본회의에서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직접 학교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천동중 신설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이다.

천동중 설립은 동구 지역민들의 오랜 염원이다. 그동안 동구는 2024년까지 총 3463세대가 추가로 들어서는 천동3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앞두고 교육 수요 증가 등을 대비해 천동중 신설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당초 천동중은 2004년 동구 천동2지구 내 확보된 1만 3611㎡의 학교 용지에 세워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부지역으로의 인구 이전이 지속해서 이뤄지는 등 원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인해 동부지역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설립이 예상됐던 천동중은 유휴부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날 송인석(동구 1·국민의힘) 의원은 시정질의에서 "천동중 예정 부지 주변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원거리 통학에 한 시간 이상 소요하고 있는 데다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학생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천동중 설립에 관한 분명한 견해를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천동중 학교 예정 부지에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학교 설립 TF를 구성하고 내년부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의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학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그동안 천동중 설립을 놓고 시교육청의 입장은 강경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신설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천동중 설립에 선을 그었다.

학교 설립을 위해선 지방교육행정기관 재정투자사업 지침에 따라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천동중의 경우 분산 배치로도 충분히 학생들의 통학이 가능하고 학생 수 유입도 높지 않아 심사 조건에 부합하지 않다는 게 시교육청 측의 일관된 설명이었다.

이같이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분산 배치를 주장하며 학교 설립에 반대 기류를 형성했던 시교육청이 돌연 한발 물러서자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배경 설명에 대해선 묵묵부답하고 있다. 나아가 '발설' 등을 운운하며 '대외비'라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노선을 선회한 이유에 대해 묻자 "내부적인 게 있어 함부로 발설할 수 없다"며 "다만 과밀 학급이 돼야 교육부에 중앙투자심사를 올릴 수 있으니 그 조건을 보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어 "(학교 설립 주체는 교육청이기 때문에) 천동중 신설은 구청과는 협의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어쨌든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 조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개로 나서야 할 사안에 침묵을 넘어 비공개 모양새가 되면서 '원론적 답변'이나 '출구전략' 등의 의구심마저 나오고 있다.

이성훈 천동중 설립추진위원장은 "(본회의에서의 설 교육감의) 원론적인 답변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언행으로만 들렸다"며 "내달 중순에 시의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상황을 논의할 예정으로, 만일 (시교육청이) 정확한 추진안을 내놓지 못하고, 향후 (설 교육감의 답변이) 거짓말이었다면 1인 시위까지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구 측은 그동안 학교 설립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시교육청이 긍정적으로 노선을 선회한 만큼 아직까진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동구와 시교육청, 추진위 등이 같은 목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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