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마을 사냥꾼들은 무산에 들어온 붉은사슴들이 새끼들을 낳게 만든 다음 다음해 봄에 다시 만주땅으로 되돌아가게 만들었다. 그건 짐승들의 멸종을 막고 짐승들과 더불어 살겠다는 산사람들의 지혜였다.



 그런데 외부에서 들어온 자들이 붉은사슴들이 만주땅에서 무산으로 들어온 길을 막고 그들을 죽였다면 어떻게 될까.



 붉은사슴의 무리들이 만주땅으로 되돌아갈 염려가 있었다. 어쩌면 영원히 무산으로 오지 않을지도 몰랐다.



 “어떤 놈들이 그런 짓을 했느냐?”



 장비장군이 고함을 질렀다.



 “그들은 열명쯤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활과 창으로 붉은사슴들을 사냥하여 두마리를 잡아갔습니다.”



 그들이 어떤놈들인지 알만 했다.



 현장에 있던 화살은 전날 범의 가슴팍에 박혀있던 화살과 같았고 긴 창은 호벌대들의 창임이 분명했다.



 “산림안에서 불을 놓고 흙돌집을 지어놓았다는 그놈들이야.”



 그놈들이 잔치를 벌여 구워먹었다는 고기가 붉은사슴고기인 것도 분명했다.



 “이 나쁜놈들.”



 장비장군이 대로했다. 그는 그 나쁜놈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말했다. 포수마을의 사냥꾼들이 총동원하에 그들을 포위하면 그들은 도망갈 수 없을 것이었다. 무산의 원시림에서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사람이 행방불명되어도 산림안에서 폭풍이나 폭설을 만나 죽었거나 맹수들에게 잡아먹혔다고 간주되었다.



 설사 그때 무산에 들어온 사람들이 관아에서 나온 사람들이었더라도 산림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얼어죽었다고 보고하면 그만이었다. 죽인 사람들의 시신들은 내버려두어도 굶주린 늑대나 이리들이 깨끗이 처리해 줄 것이었다. 그들은 사람의 뼈까지도 먹어치웠다.



 장비장군은 포수마을 장정들을 총동원시키기로 했다. 그들은 이미 활이나 창 칼등을 손질해놓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전투를 할 수 있었다.



 마을이 긴장되고 살기가 떠돌고 있었다. 장비장군은 스스로 진두지휘를 하기로 하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의 애첩인 포수마을의 여두목이 그를 말렸다.



 여두목은 그동안 침입자들의 거동을 상세하게 조사하고 있었다.



 “안돼. 그들을 죽이면 안됩니다. 그들은 지방수령 따위가 보낸 염탐꾼들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함흥 관영에서 보낸 자들이라는 말인가?”



 “그보다 더 높은 곳에서 보낸 암행(暗行)조사관인 것 같아요. 어쩌면 조정에서 직접 보낸 자들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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