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생활문화를 크게 바꿔줄 것으로 기대되는 대전도시철도 개통일이 우여곡절 끝에 16일로 다가왔다. 긍정적인 생활문화 변모에 앞서 우선돼야할 사항이 안전성 확보라고 단언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전도시철도 건설이 한창일 때 불행한 일이지만 대구지하철에서 발생한 참사가 이를 증명해줬다. 대전시지하철건설본부는 이에 따라 보다 높은 안전성을 확보하기위해 추가예산투입을 무릅써야 했다는 사실도 익히 알고 있다. 도시철도운영을 담당할 대전시도시철도공사도 역시 안전성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거듭 밝혔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래서 대전시는 시운전기간에 1만5000명의 시민을 초청해 승객이 없을 때와 만원일 때의 상황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적용시켜 시운전하고 각종 시스템을 점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표구매와 승하차 등 전 과정을 시연해 불편한 점과 안전상 미흡한 점, 각종 제안사항을 개선하려는 것이 또다른 목적이었다. 하지만 ‘선거법’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하철 시승이 교통편의제공과 치적홍보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선관위가 불허한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게다가 선거권이 없는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시승식마저 간접 홍보의 여지가 있다며 불허사유를 덧붙여 통보했다. 결국 선관위의 결론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궁여지책으로 한동안 승객의 하중을 대신할 물탱크를 객차에 넣고 테스트에 나서는 등 불완전한 시운전을 해야 했다.

하지만 도시철도의 안전성 문제는 지하철건설본부와 도시철도공사의 몫만이 아니었다. 대전의 시민단체와 선거에 민감한 정당들마저 시민시승을 주장하며 안전성확보에 가세하고 나섰다. 이에 힘을 얻은 대전시는 선관위에 지하철체험단운영에 대한 선거법 위반 여부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질의했고 선관위로부터 “단체장의 업적이나 시책을 홍보하지 않고 철도 이용자의 안전 및 편익을 위한 목적 범위 안에서 승차시험 운행에 필요한 희망자를 선발해 시험운행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무방하다”는 답변을 얻기에 이르렀다. 그래서 8일부터 3일동안 시민을 초청해 실제상황처럼 시운전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8일 900여명의 시민들이 시승했다. 시승단은 우선 대전시측이 그토록 강조해왔던 스크린도어라든지 불연재·난연재를 적용한 전동차, 문화공간을 연출한 역사내시설 등에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준 편이다. 그러나 시승단은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대부분 지적했다. 소음이 너무 심해 안내방송청취가 곤란하다, 좌석이 딱딱해 불편하다, 즉 승차감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있다. 도시철도 입구에 지붕이 설치되지 않아 눈이나 비올 때 노약자 사고가 우려되는 등 불편이 뻔하다,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됐으나 미흡하다, 일부 출입구는 경사가 급해 위험하다, 즉 교통약자에게는 여전히 시설이 열악하다는 반응이다.

시민시승단은 교통전문가가 아니다. 더구나 첨단장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지적하는 엔지니어도 더욱 아니다. 그러니 도시철도 운영자측이 긴장하리만큼 기술적인 결함을 지적하리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도시철도의 주인은 분명 시민들이며 승객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을 대표한 시승단이 지적하는 작은 사안이라도 운영자는 귀담아 들어야할 것이다. 이를테면 전동차의 흔들림과 소음이 심하다는 지적에 대해 ‘도시철도에 투입되는 전동차는 원래 그렇다’는 식의 반응은 주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도시철도역사시설에 대한 지적도 마찬가지다. ‘예산이 부족해 그럴 수 밖에 없었다’라고 답한다면 주인인 시민에 대한 모독이다. 이런 식의 대처태도라면 시승단을 모집할 이유도 없다. 당장 개통일을 앞둬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개선을 약속하고 또한 빠른 시일 안에 그 약속을 실천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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