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리던 지난 한 주 동안 우리국민들은 너무나 즐거웠다. 스포츠가 아무리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지만 WBC에서 한국팀이 보여준 게임만큼 그렇게 극적이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특히 앞으로 30년간 일본야구를 넘보지 못하도록 해주겠다는 이치로 발언에 대해서는 1회전과 2회전에서 모두 이겨 실력으로도 더이상 할말을 못하게 만들었다. 한국을 제물로 결승에 진출해 WBC를 메이저리그의 잔치판으로 만들려던 미국의 야심마저 한방에 날려버림으로써 더이상 한국야구가 약체가 아님을 강하게 각인시켜주었다. 한국야구는 세계 정상급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얕잡아보던 미국이나 일본 등 야구강국을 차례로 침몰시킬 때는 우리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우리선수들도 국제무대에서 공식적으로 당당하게 평가를 받았다. 이승엽과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가 선정하는 WBC 5대 선수에 뽑혀 세계정상급의 선수로 인정받았고, 이진영과 박진만도 세계수준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야구가 말 그대로 야구의 월드컵이라 할만한 메이저리거들이 득실대는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4강에 못지않은 쾌거중의 쾌거였다.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일본과 미국의 교포들을 하나로 묶어준 응원전을 지켜본 외국인들은 우리민족을 경이로운 눈으로 지켜보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대한민국 야구사를 101년만에 다시 쓰며 한국야구대표팀이 일본과 미국에서 연일 승전보를 전해주는 동안 국내에서는 연일 골프와 테니스로 치열한 난타전이 벌어졌다. 종목이라도 같아야 시합으로 우열을 가릴텐데 서로 주전 종목이 달라 승패를 가리기가 무척 어려웠다. 경기내용은 이렇다. 정부대표로 골프경기에 출전한 이해찬 전국무총리가 3.1절이자 철도파업이 벌어진 첫날 라운드를 한것을 놓고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는 항의가 들어왔다. 게다가 함께 골프를 친 선수들중에 정치자금법 위반, 주가조작 등 범법 사실이 있는 기업인들이 들어있어 부정선수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러더니 골프비용을 내고 쳤는지 아니면 공짜로 쳤는지가 확실치 않다거나 로비의혹마저 있다는 등 항의의 강도가 갈수록 거칠어졌다. 항의에 나선 선봉장은 그들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을법한 야당국회의원들이었다. 결국 정부 대표선수는 선수자격(국무총리)를 포기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다. 제기된 부정의혹들에 대해 검찰에 고발당해 사법당국의 처분을 기다려야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골프문제가 일단락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테니스 선수가 비슷한 부정을 저질렀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테니스선수는 야당의 대표주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이었다. 서울에 폭우가 쏟아지던 작년 7월에 친것을 비롯해 청계천 복원공사의 최대 난제로 꼽혔던 노점상 철거일에도 쳤다거나 전공노 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민주노총 노조원 2만5000여명이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2004년 11월14일에도 친 것으로 드러나 여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있다. 부정선수 개입과 로비의혹 등 내용도 골프선수와 별차이가 없는데다 운동하다 사법당국에 고발됐다는 점, 그리고 모두 황제로 불리는 것 까지 두 선수가 너무나 비슷해 국민들은 무척 헷갈리고 있다. 운동하다 검찰에 고발되는 경우는 아마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일일 것이다. 한국야구대표팀이 신화를 창조하는 정부의 대표적 고위공직자인 총리와 서울시장은 부적절한 운동이 빌미가 되어 이미 한 사람은 이미 낙마를 했고, 한 사람은 앞을 예상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스포츠를 통해 신화를 창조할 수도 있지만 파국에도 이를수 있다는 사실을 특히 공직자나 정치인들은 이번 기회에 절실히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한진 레저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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