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문제와 맞물려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정치인생 기로에 서 있는 모양새다. 맥락이 어떻든 대출 탕감과 연계한 저출산 대책 발언으로 대통령실 공격을 자초한 게 시발이다. 정치인은 휘발성 있는 정책 이슈를 던지는 것에 유혹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이번 경우는 긁어 부스럼 형국이 됐다. 한마디로 'TPO(시간·장소·상황)' 측면에 대한 고민이 미약했다. 대통령실이 즉각 부정하고 나선 데다 나 전 의원도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며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맥을 잘 못 짚은 것이다.이번 갈등 양상이 정책적 간극이고
육사(육군사관학교) 이전과 관련해 지난달 김태흠 충남지사의 공개토론 제안을 받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한 달이 되도록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있는 이슈에 대해 선출직 단체장이 소통해보자는 제스처를 보낸 것인데 반응이 없는 것이다. 이런 국방부 태도는 용렬하다는 인상을 준다. 여러 가지로 장관이 토론에 응하는 것을 결심하기가 어려웠을 수는 있다. 그렇다면 전후 사정을 담아 회신을 해주면 된다. 그것은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다. 적어도 '민원'이 발생했으면 부처 수장으로서 성실하게 답변을 내놓는 게 행정의 정석이다.이
방사청(방위사업청) 대전 이전 예산이 국방위 예비심사 과정에서 뭉텅 깎였다. 액수는 총 210억 중 90억이며 120억 만 살려뒀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한 결과이고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강하게 각을 세우지는 않은 듯 보인다. 국민의힘 3선 의원의 경우 '방사청 대전 이전 논리 불충분' 발언이 예산 소위 속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예산소위 위원장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맡았음에도 민주당 주장이 먹혀 들었다는 점도 탐탁치가 않다. 핵심 대통령 공약 이행을 위해 필수적인 예산 부분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유감은
지난 5일 육사충남유치범도민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충남도가 육사 유치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고 그러면서 220만 도민 역량을 동원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평가된다. 범도민추진위는 규모와 인적 구성 면에서 매머드급이다.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을 망라한 지역인사 490여 명이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같은 날 김태흠 지사도 육사 유치에 강한 의지를 피력하며 힘을 실었다. "육사 충남 이전은 반드시 관철해야 할 소명"이라고 했으며 11월부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계획임을 예고하기도 했다.범도민추진위 가동은 여로모로 실효
세종시가 이달초 민선 4기 들어 처음 편성한 추경예산안에 KTX 세종역 신설 타당성 연구용역비 1억 8000만 원을 포함시켰다. 이 예산안은 세종시의회 심사를 거쳐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세종시의회가 맞장구를 치고 나왔다. 지난 15일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결의안까지 채택하는 기민함을 보여줬다. 게다가 이 결의안에 세종시의회 의원 20명 전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을 정도면 최대치로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용역비가 확보되면 조달청을 통해 업체 선정 절차를 밟는다. 용역 기간은 다음달부터 내년 8월까지 11개월
우주산업 클러스터 사업에 대전이 포함되는 것으로 주무부처인 과기부가 지난 22일 공식화했다. 결과만 떼어놓고 평가하면 대전의 판정승이라 할 만하다. 하마터면 경남 위성특화지구, 전남 발사체 특화지구 조합의 2축 체제로 굳어질 뻔했다. 적어도 지난달까지는 2축 체제가 원안이었다. 대전 유성 출신 조승래 의원의 국회 상임위 질의에 대한 과기부 장관의 답변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대전 포함 '우주 3축' 얘기는 일절 없었고 예의 2축 체제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정부 정책이라는 게 한번 확정·발표되고 나면 사후에 손을 쓸 수 있는 옵션
엊그제 방사청(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을 위한 국방혁신도시 범시민 추진위가 출범했다. 기구 규모도 갖춘 데다 참여 인사들도 엄선한 듯하다. 추진위 설립 취지와 정책 목표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국방혁신도시 콘셉트를 선점한 것도 눈에 띄는 포인트다. 약간 포괄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요컨대 대전이 최상의 국방 혹은 방산 친화적 입지와 인프라가 구비된 적지임을 압축한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된다.대전에 방사청이 이전해오면 국방혁신도시로서 위상과 입지는 타 시도에서 넘보지 못한다. 여러 측면에서 방사청 대전행에 대한 긍정적인
내일 민선 8기 출범(세종은 시정 4기)과 함께 충청권 4개 시도에도 새 리더십이 들어선다.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대전 이장우, 세종 최민호, 충남 김태흠, 충북 김영환 당선인이 해당 지방정부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다. 동시에 충청 4인방 시대에 시동이 걸린다는 의미도 부여된다. 이들은 앞으로 4년 동안 대통령 다음으로 선거구가 넓은 4개 시도의 수장직을 수행한다. 대단한 선출직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고 책무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무엇보다 이들 4인방 등장으로 지방권력이 전면 교체됐다. 국민의힘의 압승이고 민주당이 완패한 결과다
지난 3월 대선에 이은 두번 째 전국단위 선거인 지방선거가 끝났다. 2022년 3월·6월 두번 국민의 선택이 이렇게 막을 내렸다. 여야는 당분간 선거 휴지기를 맞는다. 다음 대결은 2024년 4월 총선에서 성사된다. 대선 두 달여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여야의 명암은 극이 극이 됐다. 멀리 갈 것 없이 지난 대선 결과만 해도 그렇다.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에 비유되는 선거에서 민주당은 고배를 마셨고 국민의힘은 신승했다. 표차의 크기와 상관없이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새정부가 국정운영을 맡았다.이번 지방선거전은 대선 연장전을 방불케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법이 5월 국회로 넘어왔다. 지난해 12월 2개 법안이 발의됐을 때만 해도 국회에서 수월하게 심의·처리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5월 국회로까지 밀려났다. 2월, 3월. 4월 처리 전망이 매 번 보기 좋게 빗나가기 일쑤였다. 특별히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법안 내용도 까다롭지 않아 여야가 의기투합만 했으면 일단락됐을 사안이었다.이 법안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냉대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큰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면 반짝 열정을 보이곤 했지만 그 후엔 관심을 꺼두는 식이었다. 이런 패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항공우주청(가칭) 신설을 포함한 기관 입지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초미의 관심사다. 두 개의 선택지인 대전과 경남(사천)중에서 한 곳이 낙점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외관상으로는 무게중심이 경남 쪽으로 기울 듯한 기미가 없지 않다. 윤 당선인이 자신의 대선 지역공약에 대해 번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면 대전이 유리하지 않은 형국임을 뜻한다.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처럼 아직 무엇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대통령직 인수위를 통해 감지되는 관련 정보가 이를 유추케 한다. 경남 쪽에 다소
20대 대선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을 대방출했으며 유권자들은 그것을 보고 자신의 한 표에 미래 희망을 얹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굳이 미덥지 않은 한가지를 꼽는다면 후보들의 지역균형발전 관련 공약 완성도라고 본다. 이 부분이 빠진 것은 물론 아니다. 비수도권 지역을 상대로 맞춤형·특화 공약이라는 이름을 붙여 이것 저것 제시한 것은 많으나 그다지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았다. 지역을 빼 버리면 다른 곳에 가서 재탕해도 특별히 어색할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균형발전 정책이 국정의 우선 과제가 돼
대선은 정책·공약의 경연장으로 규정된다. 이번 대선 경쟁 축의 본류도 다르지 않다. 이미 유력 후보들은 이곳 저곳 돌며 지역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말을 내뱉었다. 비유하면 대선 정책·공약의 창고 대방출 시즌이다. 지방 입장에서도 대선은 기회의 창이다. 대선 후보들(캠프)은 지역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이의 활용 여하에 따라 자기 지역 당면 현안을 공약으로 관철시킬 수 있어서다. 대전 ·충청권도 대선 공약을 반영하는 데 그런대로 성과를 거두는 듯했다.지난해까진 그런대로 무난했다. 그러다 올해 들어 꼬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시발
대전과 충남은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동병상련 처지에 비유된다. 따로 설명을 더하지 않아도 다 아는 공지의 사실이다. 11·12호 혁신도시로 지정받았으면 공공기관을 이전 받아야 하는데 그 기대감이 허물어졌다. 대전·충남은 힘겹게 혁신도시 지정 티켓을 손에 쥐었다. 14개월 전에 그런 일이 있었고 사실상 지역민들 힘으로 일군 성취나 마찬가지였다.그랬지만 그 혁신도시 티켓 효능이 애매해졌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없다는 정부 방침이 확정되면서다. 공공기관 이전 막차가 끊긴 것과 다름 없는 황망한 경우다. 혁신도시가 공공기관과 결합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를 위한 입법화 작업 계기가 마련됐다. 첫 시동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걸었다. 지난 7일 법적 근거를 명시한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이하 행정도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다. 대선 정국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슈 선점에 나선 것으로 비칠 소지도 없지는 않다. 이는 흔히 하는 말로 메시지를 헤아리지 않고 메신저에만 주목하다 보면 빠지기 십상인 오독이다. 법률안 개정안을 누가 발의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적 탐색으로 봐야 하는 까닭이다.정 부의장이 기발한 묘수 법안을 낸 것은 아니다. 현재
2차 공공기관 이전 추진 가능성이 가물가물하다. 극적 반전 없이는 김부겸 총리의 지난달 발언처럼 '다음 정부' 몫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무슨 폭탄 돌리기 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 처사는 유감스럽다. 가장 난처해진 곳은 대전과 충남이다. 힘겹게 지정받은 혁신도시라도 공공기관이 내려오지 않으면 '붕 뜬 혁신도시' 처지가 된다. 공공기관과 결합하지 못한 상태의 혁신도시이므로 과도한 표현이라고 볼 것도 없다. 지정·고시된 것에 만족하고 그 후부터 대전·충남에서 알아서 하라는 것인지 종잡기 어렵다.기존 10개 혁신도시 지역은 1차 이전 때
대선 경선 드라마 민주당 편이 지난 10일 종영했다. 승자는 경선 레이스 내내 누적 득표율에서 1위를 질주해온 이재명 지사다. 옆 채널에선 국민의힘 편이 한창 방영중이다. 지난 8일 2차 컷오프 결과, 4명이 생존했고 이튿날부터 본경선 지방순회 토론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종 승자는 종영예정일인 다음 달 5일 판가름 난다. 그 때 1위 후보가 본선 링에 먼저 오른 민주당 후보와 차기 대권을 겨루는 매치업을 완성한다.민주당과 국민의힘 공히 전국 시·도 권역을 일순하며 후보들이 방송 토론에서 붙고 정책·공약을 발표하는 등 외
대전과 충남이 혁신도시로 지정(고시)된 지 1년이 돼간다. 그러나 딜레마는 여전하다. 대전·충남이 혁신도시 지정을 학수고대했던 것은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기대효과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선발대로 들어오면 정주인구 증가에다 민간기업 유치가 용이해지는 등 이른바 미래형 도시로 일신하는 결정적 동력을 얻게 된다. 기존 10개 혁신도시가 그런 경로를 밟아 내실을 기하면서 외관도 번듯해져 가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대전·충남에도 모종의 변화가 일어났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한 사정은 다 아는 사실. 비유하면 혁신도시 시계가 지정 상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법제화가 연착륙 모드다. 지난 24일 국회 운영개선소위 관문을 뚫어 놓은 게 결정적이다. 후속하는 법적 경유 절차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일체의 법안에 대한 생사여탈권은 해당 상임위, 그중 법안심사를 도맡는 소위가 쥐고 있다. 그래서 귀책사유가 어디에 있든 운영소위 허들을 넘지 못하면 계류 상태에서 탈출할 길이 멀어진다. 21대 국회에서 다시 승부수를 던진 세종의사당법안도 예외가 아니었다. 선행 법안 발의일 기준으로 1년 넘게 묵혀두었을 정도다.그랬던 세종의사당법안이 운영소위를 통과하면서 휴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국회 상임위(위원장) 재배분에 합의함에 따라 국회가 리셋된다. 핵심 내용은 상임위원장 배분 비율인데 민주당 11개 국민의힘 7로 타결됐다. 의석수 비율에 따른 분배이며 누가 이기고 지고를 따지는 것은 무용하다. 정치라는 게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상생과 협치 동력을 뽑아낼 수 있다. 이번 상임위 재배분 합의가 증명한다. 이런 결과를 내기까지 1년 2개월이 소요됐지만 국회에 정상화 레일을 깔 게 된 것은 긍정적 신호다.상임위 배분 문제는 국회 원구성 때엔 일종의 화약고다. 여야가 나눠 갖긴 해도 어디서